[나무 이야기]평생 청춘을 누리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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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야기]평생 청춘을 누리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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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0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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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태(숲해설가)

| 중앙신문=중앙신문 | 청춘(YOUTH) -사무엘 울만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진 못하지
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을 잃는 것은
우리 기백을 죽이고 마음을 시들게 하네
그대가 젊어 있는 한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가슴속에는
어린애처럼 경이에 이끌리는 동경심
미지의 세계를 알려는 끝없는 호기심
인생에서 기쁨을 얻고자 하는 열정이 있는 법

그대와 나의 가슴속에는 이심전심의 안테나가 있어
사람과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언제까지나 청춘이라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雪]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어 버리지만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네.

나는 시 ‘청춘’을 좋아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에 와 닿는다. 내 가슴속에는 평생 청춘으로 살아가야할 욕망을 용솟음치게 한다.

나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이 시를 즐겨 읽는다. 그리고 나의 청춘을 떠 올려본다. 60~70년대의 혹독한 시절을 생각해본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 때가 청춘이였다. 꽃봉오리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교복이 입고 싶었지만 나의 청춘은 그런 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농사일을 배우고 4킬로미터가 넘는 보금산으로 지게지고 나무하러가는 일과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야만 하루 먹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쌀밥은 고사하고 한 끼를 거르지 않고 때운다는 것이 우리시대의 호사였다.

지금은 보릿고개의 전설이 사라져가고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심심치 않게 이웃 마을에 떠돌던 거지가 우리 마을 곳집에 자리를 잡고 동냥을 다녔다.

구걸하는 거지인들 그냥 보내지 않는 것이 당시 인심이라 아침에 찾아온 거지에게 밥상까지 차려서 먹이는 어머니가 의아해 보인적도 있었다.

마을에 떠도는 소문 중에 간밤에 누구네 가 굻어 죽었다는 흉흉한 소문이 나의 등을 오싹하게 만든 터라 거지에게 밥을 빼앗겼다고 생각한 당시의 굶주림은 죽음과도 같은 공포였다.

그때 꿈이라는 것이 하얀 쌀밥 한 그릇 배불리 먹어보면 좋겠다는 단순한 것이었다. 지금 이 시대에는 관심조차 없는 꿈일 수 도 있다. 지금은 그것도 꿈이냐 며 코웃음을 칠 것이다.

세계최고와 세계 제일을 향하여 달려가는 한국의 꿈은 이제 그 차원을 달리 한다. 그러나 그 꿈을 꾸고 이루기까지는 기필코 해내겠다는 피눈물 나는 선조들의 노력이 있었음을 모르는 체 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후손에게 가난과 절망을 물려줄 수 없다는 필사적 각오와 처절한 몸부림이 그 토대를 만들었다.

안일함과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가, 끊임없이 떠오르는 영감을 실현해 증명 하겠다는 기개가,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주춧돌이었다.

청춘처럼 위대함을 향한 호기심과 동경심 그리고 해내야 한다는 간절함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청춘인자여, 청춘이 아닌 자여, 비탄에 잠기지마라, 냉소하지마라, 영감을 잃지 마라,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우리는 오늘도 청춘으로 살아야한다. 당신의 빛나는 도전이 있었기에 오늘의 번영이 있다. 그리고 비록 오늘 실패하였다 해도 그 실패가 성공의 발판이 된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지방선거도 막을 내렸다. 러시아 월드컵의 열기가 한 참이지만 16강 진출을 기대했던 한국 팀은 일찍 귀국하고 말았다.

그러나 나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월드컵 랭킹 1위 독일, 결코 넘을 수 없는 장벽이라고, 불가능이라고 여기던 그 독일과 싸워 2대 0이라는 통쾌한 승리를 장식했다. 한국축구의 역사를 다시 쓰게 한 선수들의 투혼이 자랑스럽다. 이젠 16강이 아니라 세계1등도 꿈꿀 수 있다. 선거나 경기나 인생의 승부는 단판으로 끊나 는 것 같지만 길게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승리에 도취된 자만심이 무참한 패배를 가져온다.

패배의 고통을 아는 자만이 철지부심 내일을 향한 승리를 위해 달린다. 청춘의 마음가짐으로 인생의 위대함과 기쁨을 얻으려는 노력이 그대를 젊게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할 뿐이다. 도전하라! 또 도전하라! 도전하고 꿈꾸는 자는 평생 청춘을 누릴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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