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야기]임진왜란 최초의 승전지 팔대장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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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야기]임진왜란 최초의 승전지 팔대장림
  • 중앙신문
  • 승인 2018.01.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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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태(숲 해설가)

여주중심에는 여강 이라고도 불리는 남한강이 흐른다. 여주는 남한강을 따라 희비와 성쇠가 교차되어온 역사와 문화가 충적된 고을이다.

여주의 자랑을 나타내는 여주팔경에도 강변의 아름다움이 다수 나타나 있다. 여주팔경(驪州八景)으로 전해 내려오는 여덟 가지 정경에는 배를 타고 강상에서 보면 아름다운 배경이 확연이 들어나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띤다. 여주팔경을 하나하나 둘러보기로 하자

제1경 ‘神勒暮鍾(신륵모종)’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 신륵사에서 울려 퍼지는 은은한 종소리.

제2경 ‘馬巖漁燈(마암어등)’ 어둠이 내리면 마암 앞 강가에 고기잡이배의 등불이 강물위에 일렁이는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한다. 지금은 주변을 밝히는 조명에 더 이상 옛날의 운치를 찾아보기란 어렵다.

제3경 ‘鶴洞暮煙(학동모연)’ 저녁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강 건너 학동의 모습은 너무도 평화로운 정경이다. 아파트의 숲이 새로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제4경 ‘燕灘歸帆(연탄귀범)’ 돛을 높이올린 돛단배가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제비여울에 귀가하는 여주만의 모습이다. 여울은 사라졌지만 붉은 저녁노을이 물드는 강상에 황포돛배의 모습은 새로운 정경을 연출한다.

제5경 ‘洋島落雁(양도낙안)’ 양섬 강변에 기러기 떼가 줄지어 나르고, 내리고 앉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 지금도 양섬에서 다양한 조류의 군무를 만날 수 있다.

제6경 ‘八藪長林(팔수장림)’ 오학리 강변의 아름답고 무성한 숲이 강에 그림자를 비치는 풍성한 숲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역사속의 숲이다.

제7경 ‘二陵杜鵑(이릉두견)’ 영릉과 녕릉 숲에서 두견새의 노래 소리는 지금도 들을 수 있다.

제8경 ‘婆娑過雨(파사과우)’ 파사성에 여름철 소나기 스치는 광경을 본다면 이 또한 한 폭의 그림일 것이다. 이상은 전하여오는 여주팔경을 필자가 재해석한 것이지만 지금은 볼 수 없는 모습이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여주지역은 다른 지방과 달리 특정한 건물이나 풍광이 아니라 일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지역을 대표하는 경관으로 제시한 것은 놀랍다는 의견이 있다. 이러한 관점은 여주가 당시 교통의 주요 요충지였다는 점을 알려주는 징표이기도 하다. 지금은 육로가 발달되어있지만 나라님이 계신 한양으로 향하는 길에 여주가 뱃길의 주요 거점으로 알려져 왔다.

여주가 국토의 요지라는 반증은 임진왜란 때에도 잘 드러나 있다. 파죽지세로 밀고오던 왜군이 문경새재를 넘는다. 충주 탄금대에서 신립장군이 이끄는 결사대를 대파하고 한양으로 달려오다 여주에서 혼 줄이 난다. 남한강변 팔대 숲에 원호 장군이 이끄는 조선병사들이 길목을 막은 것이다. 왜란으로부터 백성의 생명을 지킨 최초의 승전지가 여주팔경중 하나인 팔대 숲(팔대장림)이다. 강변에 있던 그 숲의 그림자가 강물에 비치는 아름다운 풍광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실이 살아있는 호국의 숲이자 승리의 숲인 것이다.

팔대장림은 길이 4km 폭 400m에 달하였던 강변 숲으로 고지도인 광여도에 기록되어 있으며 숲의 이름이 지도에 표기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학자도 있다. 조선에서 보기 드문 특별한 숲이었다는 것이다. 필자의 우둔한 견해로는 왜적을 물리친 최초의 승전지라 각별히 표시된 것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팔대장림이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은 후손으로서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또한 조선왕조 세종실록 11권, 세종 3년 2월 27일 경신년 기록에는 ‘여흥(驪興) 팔대 숲[八代藪]에서 점심을 먹는데 술을 차리니, 효령 대군 이보·우의정 이원 등이 모시었다.’ 라는 기록이 있다. 팔대 숲은 이미 조선이전에 조성된 숲이며 세종과 대군들이 이곳을 다녀갔다는 아름다운 숲인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숲이 필요함을 새삼 역설할 필요는 없지만 팔대장림은 나라를 지킨 숲이며 여주를 지킨 숲이다. 그리고 왜군을 격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승리의 숲이다. 간악한 침략자를 최초로 격파한 팔대장림은 마땅히 복원되어 국난극복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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