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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야기]다이아몬드와 돼지 밥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 중앙신문
  • 승인 2017.12.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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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태(숲 해설가)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무더운 날에 수고한 농부들이 알곡을 거두어들이는 계절이다. 그런가하면 청춘의 남녀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를 치루는 결혼의 계절이기도 하다. 결혼의 계절이 다가오면 다이아몬드 열풍이 인다. 이 계절이 되면 캐럿이라는 단위가 세간의 관심사가 되기도 한다. 캐럿 앞에 붙는 숫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단위가 클수록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모금의 물은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지만 생명을 유지하는데 아무런 쓸모가 없는 다이아몬드가 열광적인 사랑을 받는 것이다.

영원한 사랑의 징표라는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은 ‘정복할 수 없다’ 는 뜻의 그리스어인 ‘아다마스(adamas)’에서 그 유래를 찾는다. 그리스 전설에 따르면 다이아몬드는 신의 눈물이라 생각해 왔으며, 로마인들은 하늘에서 떨어진 별 조각이라고 애지중지했다. 오랜 세월 고대인들에게 다이아몬드는 영험한 부적으로 애용되었다고 한다.

처음 보석으로 사용된 다이아몬드는 연마되지 않은 상태로 헝가리 여왕의 왕관에 부착됐다고 역사가들은 이야기 한다. 세계를 주무르던 프랑스와 영국의 왕실이 1400년대부터 보석으로 사용할 다이아몬드를 구하러 다니기 시작한 이후 ‘황제의 보석’으로 변신한다. 이후 사랑의 징표인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는 귀족들과 상류사회에 널리 전파되기 시작했다. 권력의 상징으로, 부의 과시로, 다이아몬드는 현대에도 ‘영원한사랑’을 표방하며 선남선녀의 소중한 결혼예물로 자리하고 있다.

이 귀하고 소중한 다이아몬드가 나무의 열매와 관련이 있다면 의외일까? 다이아몬드와 나무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나무 중에도 아주 독특한 모습을 한 나무들이 많이 있다. 날카롭고 위협적으로 생긴 큼지막한 가시가 나무줄기를 에워싸듯이 붙어 있는 쥐엄나무도 그런 나무 중 하나다. 줄기나 가지에 가시가 있는 나무들은 나름대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적 생리적 특성을 지닌 방책이며, 나무들 마다 가시가 붙어 있는 위치나 모양이 서로 다르다. 주엽나무는 열매가 익으면 열매 속에 끈적끈적한 잼 같은 달콤한 물질이 들어 있다. 이것을 ‘주엽’이라 해서 주엽나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한다. 주엽나무는 20~30년 되어야 열매가 달리기 시작한다. 보호할 씨앗이 없어서일까 어렸을 때는 나무에 가시가 없거나 있어도 위협적이지 않다가 열매가 본격적으로 달리면 굵은 줄기에 큼지막한 가시가 생겨 철옹성처럼 열매를 보호한다. 주엽나무의 열매는 일정한 크기로 여물며 신비하게도 열매의 무게가 동일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종교 식물원의 쥐엄나무.

쥐엄나무 씨앗1개의 무게가 0.2gm 이 무게단위를 캐럿 이라고 부른다. 다이아몬드의 중량을 다루는 단위이다. carat 은 캐럽(Carob)에서 유래된 말로 여자들은 이 단어를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케럿트라고 불리기도 하며 그 앞에 붙는 숫자에 비례해 입이 벌어진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중동의 carob tree는 쥐엄나무로도 불리고 주엽나무라고도 불린다. 다이아몬드의 무게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0.2gm씩 정확하게 나가는 쥐엄나무의 씨앗이 필요했으며 캐럿 이라는 다이아몬드중량 단위는 쥐엄나무에서 탄생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성서 속에도 등장하는 쥐엄나무 열매는 당시에는 돼지의 먹이였다. 짐승들의 사료가 캐럿인 것이다. 탕자는 돼지가 먹는 쥐엄나무열매라도 먹으며 연명하고자 했다. 천하디. 천한 빈자가 먹던 그 열매에서 부의상징이자 권력의 상징, 변하지 않는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다이아몬드의 캐럿 용어가 탄생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사람은 천하다고 항상 천한 것도 아니고 귀하다고 항상 귀한 것만은 아니다. 형편이 좋을 때 겸손하고 최악의 바닥에서도 박차고 일어나는 희망만은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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