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야기]4월 초파일에 피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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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야기]4월 초파일에 피는 꽃
  • 중앙신문
  • 승인 2018.05.1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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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태(숲 해설가)

오월은 꽃이 지천이다. 형형색색의 다양한꽃들이 저마다의 모습을 뽐낸다. 수많은 아름다운 꽃이 있어도 ‘꽃 중에 어느 꽃이 가장 아름다우냐?’고 질문하면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다. 꽃마다 간직한 사연은 얼마나 많이 있던가. 그중 의미 있고 좋아하는 이유가 국민적 일치를 보이는 꽃이 국화(國花)로 선정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꽃에 깊은 의미를 부여하면 특정영역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는 상징화가 불교는 연꽃, 유교는 매화, 기독교는 백합 등이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사랑하는 청춘남녀에게 장미 한 송이는 설명이 필요 없는 의사표시가 될 수도 있고, 5월의 카네이션은 은혜에 대한 감사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 꽃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은 현시대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조선시대 국모의 간택자리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꽃 화중화(花中花)가 어느 것 이냐는 질문이 있었다고 한다. 이 질문에 현명한 답을 제시한 후보가 왕비에 간택되는 이야기도 전하여 온다.

조선 영조시대의 이야기다. 정순왕후가 영조의 계비로 간택되는 과정에서 영조는 여러 후보자를 모아놓고 고심 끝에 직접면접을 실시한다. 여러 문제 중 ‘꽃 중에서 어느 꽃이 좋으냐?’ 를 질문하고 후보들로부터 그 답을 들었다고 한다.

다른 후보들은 복숭아꽃의 아름다움을, 모란꽃의 화려함을, 해당화의 향기를 이야기하는데 정순왕후는 목화가 최고의 꽃이라 답했다. 정조도 꽃으로 보기에는 목화 꽃이 아니라는 생각 이였던지 목화가 왜 아름다운지를 다시 물었다. 정순왕후는 이렇게 설명했다.

다른 꽃은 일시적으로는 아름다운데 목화는 꽃도 피워내지만 열매를 맺은 후 하얀 꽃을 다시피우며 목화만은 의복을 만드는 재료로 쓰여 모든 백성을 따뜻하게 해주는 공이 있다. 화중화(花中花)라고 답한다. 결국 지혜와 효성을 간직한 정순왕후가 간택 되였다는 일화는 꽃을 대하는 방법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낳게 한다.

꽃은 처한 환경에 따라 모양도 다르고 사람마다 생각하는 내용도 다르다. 신통하게도 부처님 머리모양의 꽃을 부처님이 오신 날에 피운다고 하여 불두화라 불리는 꽃이 있다. 불두화는 사찰에는 단골로 심겨있는 나무 중 하나다. 사찰에서 스님들이 꼭 챙기는 이 나무는 어떤 나무인가?

불두화는 인동과에 속하는 낙엽이지는 넓은 잎 작은 키 나무로 음력 4월 8일을 전후하여 하얀 뭉게구름처럼 꽃이 피어난다. 꽃의 크기가 밥을 담는 밥사발만 하다고하여 사발 꽃 이라고도 불린다. 작은 꽃 수십 개가 모여 꽃 덩어리를 이룬다.

나뭇가지가 축 늘어지도록 큰 꽃이 핀다. 처음 꽃이 필 때는 연한 초록색이다. 완전히 피었을 때는 눈이 부시게 하얗다. 꽃이 질 무렵이면 연보랏빛으로 변한다. 꽃이 크고 탐스럽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향기가 없다. 벌과 나비도 찾아오지 않는다.

벌과 나비가 오지 않으니 이 꽃의 또 하나의 특징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는 것이다. 꽃이 피는 이유는 열매를 맺기 위함인데 예외가 있는 것이다. 불두화의 조상은 백당나무라고 불린다. 산야의 계곡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나무다.

식물학자들은 백당나무돌연변이로 불두화가 생긴 것으로 이야기한다. 씨가 없음으로 꺾꽂이를 하거나 포기나누기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증식이 가능하다.

불두화와 비슷한 꽃으로 수국이 있다. 수국은 꽃피는 시기가 불두화가 지고 난 6월경에 핀다. 수국과 불두화는 잎 모양이 다른데 수국의 잎은 들깨 잎 비슷하다. 불두화는 잎이 세 갈래다. 수국은 강산성토양에서는 청색을, 알칼리 토양에서는 붉은 색을 띠는 생리적 변화가 일어난다. 화훼전문가들은 이러한 생리를 상품화에 활용하기도 한다.

궁금증이 많은 필자는 불두화가 부처님머리와 어떻게 닮았나하고 법당의 곱슬머리 불상과 불두화를 유심히 살펴본 적이 있다.

부처님이 오신 날에 피어나고 꽃이 탐스럽게 피지만 열매는 맺지 않는다.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향기도 발하지 않는다. 꽃의 모양은 부처님의 머리모습이다.

아마도 이러한 모습이 잡념을 떨치고 오직정진 수행하는 스님들이 불두화를 사랑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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