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인천의 발전 이끌 10대 과제는...⑤한국 이민의 아픈 역사를 계승, 재외동포청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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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인천의 발전 이끌 10대 과제는...⑤한국 이민의 아픈 역사를 계승, 재외동포청 유치
  • 남용우 선임기자  nyw18@naver.com
  • 승인 2023.02.1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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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12월 20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이민 120주년 기념 사진전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12월 20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이민 120주년 기념 사진전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가고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2022년은 선거를 통해 중앙과 지방의 권력이 바뀌었으며, 코로나19 여파를 이기지 못하며 경제가 침체를 면치 못했다. 10.29참사 등 사회 곳곳에서 대형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시대의 큰 과제를 안겨주기도 했다. 이제 아쉬움이 컸던 1년을 보내고 새로운 희망을 품을 2023년을 맞이했다. 인천지역은 민선6기에 이어 민선8기 인천시정을 이끌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의 집권 2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지역 발전의 속도를 올려야 할 시기가 됐다. 유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원도심 활성화와 제물포 르네상스, 재외동포청 유치 등 지역발전의 마중물이 될 굵직한 사업과 앵커시설 유치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올해는 구체적인 성과를 거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본보는 새해를 맞아 인천의 발전을 이끌어갈 10대 과제를 선정해 최근까지의 진행사항을 점검하고 올 한해 이뤄내야 할 과제 등을 총 10회에 걸쳐 제시하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침체된 원도심에 활력을...제물포 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 수도권 대표 안보 관광지 강화를 가깝게’...계양~강화 고속도로 건설 인천지역 내 군부대 이전, 도시개발 가속화 인천의 경제 동력을 더 넓게, 경제자유구역(IFEZ) 추가지정 한국 이민의 아픈 역사를 계승, 재외동포청 유치 행정 효율과 지역발전 동력, 인천 행정구역 개편 끝내 멈춘 부평2공장...인천 경제성장 엔진재가동 가능할까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 2년 앞둔 인천시, 올해 준비할 것은 한국 철도 발상지 인천, 신철도시대 연다 지역 인구 증가와 인천 선거구 개편 등이다. 이번엔 다섯 번째 순서로 한국 이민의 아픈 역사를 계승, 재외동포청 유치 편이다.

# 한국 이민사의 현장 인천에 재외동포청 유치를

대한민국 최초의 이민은 1902년에 이뤄졌다. 배경은 극심한 가난이었다. 강준만 교수의 저서 한국 근대사 산책에 따르면 1901년 극심한 가뭄이 1902년까지 이어지며 흉년으로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했다. 이런 사회적 배경 속에 사탕수수와 파인애플 플랜테이션이 본격화해 노동력이 필요한 미국 하와이의 상황과 맞물리면서 드디어 19021222100여 명의 우리나라 최초 한인 이민단이 인천항을 출발하게 됐다.

이들은 하와이에서 일요일만 빼고 매일 새벽 6시부터 오후 430분까지 10시간 이상 노동에 시달렸다고 한다. 작업복 가슴에는 죄수와 같이 번호판을 달고, 이름 대신 번호로만 불리는 천대를 받았다. 쇠사슬만 달지 않았지 마치 노예와 같은 생활이었다고 기록됐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본 고국의 풍경인 인천이 얼마나 그리웠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이민사박물관 등에 따르면 제물포에서 호놀룰루 항에 도착한 첫 이민자 102명 중 89(87%)도 제물포를 비롯한 인천지역 출신이다. 이후 같은 해 6월까지 하와이로 옮겨간 초기 이민자 515명 중 193(37%)이 제물포·강화·부평·송도 등 인천지역 출신으로 확인된다.

김상열 한국이민사박물관 관장은 인천에서 이민의 역사가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근대시대 첫 항구도시라 새로운 문화와 물건들을 누구보다 빠르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환경 탓이라는 분석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취임한 유정복 인천시장은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를 위해 누구보다 빠른 행보에 나섰다. 지난해 싱가포르, 호주, 미국 하와이 등 연달아 해외 출장길에 올라 현지 재외동포 단체와 만나고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에 지지한다는 답변을 이끌어낸 바 있다. 유 시장은 특히 미주 한인의 날 120주년이던 지난 113일 자신의 SNS우리나라 이민의 출발지이자 다양성과 포용의 도시 인천은 해외의 우리 동포들과 대한민국을 더욱 가까이 잇기 위해 재외동포청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게시글을 올리며 해외동포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 2023년 무엇을 시작하나

정부는 지난해부터 재외동포청 유치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0월 재외동포청 신설을 비롯해 여성가족부 폐지, 국가보훈부 승격 등을 담은 정부조직개편안을 확정한 바 있다. 당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외교부의 재외동포 정책기능과 재외동포재단의 사업기능을 통합, 외교부 장관 소속의 재외동포청을 신설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의 검찰 수사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탄핵 소추안 국회 본회의 의결 등 여야 강대강 대치 속에 2월 임시국회 정상화를 장담할 수 없어 정확한 신설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여야 대치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이견을 보이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타협을 이룰 수 있을지가 이번 2월 임시국회의 최대 현안이다.

여야는 재외동포청 신설을 비롯, 보훈부 승격에는 모두 찬성하고 있다. 다만 여가부 폐지 문제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재외동포청 신설 개정안 통과 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김태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외동포청 설립은 750만 재외동포의 숙원인데다 여야가 공감하는 사안인 만큼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에는(2월 임시국회) 통과시킨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며 국회에 상정된 개정안에는 재외동포청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와 내용까지는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행정적인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정부조직법이 하루빨리 통과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12월 22일 미국 하와이 국립 태평양 기념묘지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12월 22일 미국 하와이 국립 태평양 기념묘지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 주요 지자체 유치전 가세...경쟁 과열될까

214일 기준으로 국회에서는 아직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가 이뤄지지 않았다.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개정안 통과가 이뤄지면 후속으로 재외동포청 신설에 대한 절차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인천의 경우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영종도 한상드림아일랜드 일대를 유력한 재외동포청 신설 대상지로 보고 있다. 해외 상인들이 오가는 곳이자 인천국제공항에서 가까운 최적의 입지로 개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한상드림아일랜드 일대는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가는 길목에 위치, 고국을 방문한 교민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인천 이외에 대전과 제주 등 타 지자체 역시 재외동포청 유치를 희망하고 각자 유치전을 벌이고 있어 지역 내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전의 경우 정부의 행정청 단위 기관은 대전에 둔다는 원칙을 밀어붙이며 유치를 자신하고 있다. 또한 재외동포재단이 위치한 제주 역시 재외동포청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외에도 행정기관이 밀집한 세종이나 서울도 대상지로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항공우주청, 새만금개발청 등 행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으로 행정청이 신설될 사례가 있는 만큼 인천국제공항이 인접한 최적의 여건을 활용한다면 인천 유치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분석이다.

# 재외동포 안착 위한 시민 공감대 형성 필요

지역 정치권에서도 재외동포청 유치에 신경을 쓰는 눈치다. 영종도를 지역구로 둔 배준영 국회의원(국민의힘, 중구·동구·강화군)은 최근 도미니카공화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도미니카 교민들에게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에 대한 지지 의사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재외동포청의 영종국제도시 유치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뿐 아니라 재외동포청 설립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 등에도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행정청의 지역 유치에 긍정 여론도 높다. 영종하늘도시에 거주하는 김모씨(40)그동안 미단시티 카지노 등 영종도에 들어서기로 한 각종 인프라 시설들이 줄줄이 지연되는 모습만 보아왔다재외동포청 유치로 공항과 인접한 영종의 특성을 살려 지역 개발이 가속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시민들 대부분은 행정청 단위인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효과가 딱히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종지역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지역 정치인의 재외동포청 유치 관련 게시글에는 인천e음카드 혜택이나 원래대로 돌려놔달라는 냉소적인 댓글이 게시되는 등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인천시가 발행하는 월간 소식지인 굿모닝 인천’ 2월호에도 재외동포청 유치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소식도 싣지 않는 등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재외동포청 유치라는 거창한 구호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시민들을 대상으로 재외동포청 신설의 의미와 인천의 아픈 이민의 역사, 재외동포청 유치로 기대되는 지역 발전 효과 등을 자세하게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유정복 시장은 해외의 우리 동포들과 대한민국을 더욱 가까이 잇기 위해 재외동포청 유치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남용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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