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중앙신문 | 우리나라 이민 역사는 인천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02년 인천항을 통해 우리나라 최초 한인 102명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역사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102명 중 87%인 89명이 제물포를 비롯한 인천지역 한인들이었다. 이후 같은 해 6월까지 515명이 인천에서 하와이로 이민을 떠났다. 역시 이들 중 인천지역 출신이 193명이나 된다.
이런 특별한 의미를 내세운 인천시의 재외동포청 유치 행보가 최근 지지부진하다. 재외동포청 신설은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대선공약 중 하나다. 현재 정부는 재외동포청 설립을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아직 재외동포기본법 제정안 등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때문에 정부의 구체적 설립 계획도 진전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개청 시기와 조직구성만 남았을 뿐 재외동포청 설치는 기정사실로 보여진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재외동포청 인천유치를 위해 지난해부터 분주히 중앙을 오가고 있다. 해외 출장에서도 재외동포청 인천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동포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시장은 미주 한인의 날 120주년이던 지난 1월13일 자신의 SNS에 “우리나라 이민의 출발지이자 다양성과 포용의 도시 인천은 해외의 우리 동포들과 대한민국을 더욱 가까이 잇기 위해 재외동포청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게시글을 올리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중앙정부 설득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해 9월26일 서울청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난 것을 비롯해 정치권과도 댜양하게 접촉 중이다. 그러면서 750만 재외동포들이 편리하게 방문 가능한 최적지가 인천이고, 우리나라 최초의 이민자가 인천에서 출발한 역사를 설명하며 재외동포청 유치 당위성을 강조해 오고 있다.
유정복 시장이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역사적 의미뿐만이 아니다. 인천이 해외 상인들이 오가는 곳이자 인천국제공항에서 가까운 최적의 입지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곳에 재외동포청이 설치되면 현재영종도에 조성 중인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 UN 산하의 국제금융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과 같은 인천 내 15개 국제기구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시장의 판단처럼 재외동포청의 인천 유치는 역사성으로 보나, 접근성으로 보나 극히 당연한 일이다. 아울러 재외동포청 설치 선점을 위한 유정복 시장의 발빠른 행보에도 응원을 보낸다. 다소 무관심해 보이는 시민 공감대를 더욱 확산시켜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라는 큰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