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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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12.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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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중심으로
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참다운 삶(인생)이란 무엇인가? 우리에게 가장 확실하고 모범(模範)이 되는 삶의 지침[指針:생활이나 행동 따위의 올바른 방법이나 방향을 알려주는 준칙(準則)]을 주신 법정 스님의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이 글을 시작한다.

“ ‘욕구를 충족시키는 삶이 아니라 의미를 채우는 삶이어야 한다. 의미를 채우지 않으면 삶은 빈 껍질이다.’ ‘소유(所有)란 손안에 넣는 순간 흥미가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단지 바라보는 것은 아무 부담 없이 보면서 오래도록 즐길 수 있다. 소유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사랑도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말이 많은 사람은 안으로 생각하는 기능이 약하다는 증거이다. 말이 많은 사람에게 신뢰감이 가지 않는 것은 그의 내면이 허술하기 때문이고 행동보다 말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말을 아끼려면 가능한 타인의 일에 참견하지 말아야 한다. 어떤 일을 두고 아무 생각 없이 무책임하게 타인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는 것은 나쁜 버릇이고 악덕이다. 사람들은 하나 같이 얻는 것을 좋아하고 잃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나 전 생애의 과정을 통해 어떤 것이 참으로 얻는 것이고 잃는 것인지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잃지 않고는 얻을 수가 없다.’ ‘나그네 길에서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비슷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거든 차라리 혼자서 갈 것이지 어리석은 자와 길벗을 하지 마라. 사람의 허물을 보지 마라. 남이 했든 안 했든 상관하지 마라. 다만, 내 자신이 저지른 허물과 게으름을 보라. 비난받을 사람을 칭찬하고 칭찬해야 할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 그는 죄를 짓고, 그 죄 때문에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다.’ ‘눈으로 보는 것에 탐내지 마라. 속된 이야기에서 귀를 멀리 하라. 사람들이 집착하는 것은 마침내 근심이 된다. 집착할 것이 없는 사람은 근심할 거리도 없다.’ ‘날 때부터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날 때부터 귀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그 행위로 말미암아 천한 사람도 되고 귀한 사람도 되는 것이다.’ ‘사람은 그 누구를 막론하고 자기 분수에 맞는 삶을 이루어야 한다. 자기 분수를 모르고 남의 영역을 침해하면서 욕심을 부린다면 자신도 해치고 이웃에게 피해를 입히기 마련이다. 우리가 전문지식을 익히고 그 길에 한평생 종사하는 것도 그런 삶이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몫이기 때문이다.’ ”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남과 비교되거나, 비교하며 경쟁하는 상황 속에서 살아가며 끊임없이 물질만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계획했던 일이나 추진하고 있는 일들이 잘 되더라도 때론 공허감이 들기도 하고, 잘 못 돼 가는 경우는 쉽게 포기하거나 좌절해 버리기도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는 분명 돈으로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도 분명 많이 존재한다. 바로 그것은 사랑, 관심, 배려, 존중, 친절, 감사, 희생, 인내, 기다림 등 일일이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런데 이 같이 나열되어 있는 여러 단어들 이외,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단어는 소박(素朴)(꾸밈이나 거짓이 없고 수수하거나 검소함화려함)’일 것이다. 한 마디로 생활 속에 소박함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박함은 불필요한 것들을 배제(排除:물리쳐서 제외함)하고 단순하고 깨끗한 삶을 추구하는 사고방식이고, ‘간결하고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중요시하는 것이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을 추구하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자기만의 소중한 가치관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다. 비록 성공과 돈만을 추구하고 있는 마음 한 구석에는, 소박한 마음으로 사소하지만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우선순위를 정해 노력을 경주(傾注:마음이나 힘을 한 곳에만 기울임) 해 나아가면서 하루하루를 알차고 보람 있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채워나가다 보면 내가 진정으로 그리던 자리에 있게 됨을 알게 될 것이다.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실화 하나를 소개한다. 때는 2000년 캐나다 동부 도시 몬트리얼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남자가 있었는데, 그는 어려서부터 학대를 받으며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열심히 노력한 끝에 자수성가(自手成家)를 했다. 결혼을 했고 아들도 생겼으며 선망(羨望:동경: 부러워하여 바람)의 대상이자 인생의 최대 목표였던 최고급 스포츠카를 사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차고에 있는 차를 손질하러 들어가던 그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 주변을 살펴보았는데, 자신의 어린 아들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날카로운 못으로 아빠인 자신의 차에 낙서를 하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은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나머지 그만, 손에 쥐고 있던 공구(工具)로 아들의 손을 가차 없이 내려쳐 버렸고 아들은 대 수술 끝에 결국 손을 절단해야만 했다. 병원에서 수술이 끝나고 깨어난 아들은 넋을 잃고 앉아 있는 아버지에게 잘린 손으로 눈물을 흘리며 빌었다. ‘아빠! 다시는 안 그럴게요. 아빠! 용서해 주세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자식의 아버지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집에 돌아왔고, 그날 저녁, 아버지는 차고에 있는 자신의 차 안에서 권총으로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 그가 마지막 본 것은 자신의 스포츠카에 그의 아들의 낙서였다. 낙서의 내용은 아빠~ 사랑해요.’였다.” 인간은 정말로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무엇이 중요한지를 통렬(痛烈:날카롭고 매서운)하게 느끼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상 내 몸이나 내 곁에 있어주어서, 그리고 내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마치 매일 숨 쉴 수 있는 공기처럼. 주변을 한번 둘러보아라.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다면 결코 그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가장이라면 진절머리 나게 느껴지고 반복되는 출·퇴근, 가정주부라면 매일같이 하는 밥 짓고, 설거지하는 일 등, 학생이라면 매일같이 하는 등하교, 그런데 어쩌다가 중병에 걸려 병원 병실에 드러누워 있으면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가를 그제 서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조촐하지만 아내가 차려주는 따뜻한 밥상, 박봉이지만 매월 꼬박꼬박 빠짐없이 들어오는 월급, 아빠가 저녁 늦게 퇴근하시며 들고 들어오시는 과자나 빵 한 봉지, 함께 사시는 부모님이 아침 출근 할 때 얘야! 또는 애비야! 조심히 잘 다녀오너라!’라는 말씀 한 마디. ‘오늘 추운데 고생 많았죠?’라는 아내의 말 한마디. ‘오늘 집안 일 하느라 당신 고생했지?’라는 남편의 말 한마디, 학교에서 늦게까지 야자(야간 자율학습)까지 마치고 돌아오면 부모님이 우리 아들(), 수고했네, 어서 와!’라고 말씀하시며 현관에서 맞이해 주시는 부모님의 미소 띤 얼굴,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삶에서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다. 그런데 더불어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건전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고, 가족들 모두 무탈하고 각자 자기 위치에서 자기 할 일 하고 있으면 무엇이 부럽고 무엇을 더 바랄 게 있겠는가? 이 모든 것들도 또한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다.

러시아의 사상가, 소설가 레프 톨스토이가 쓴 인생이란 무엇인가에서 인간은 의식이 가장 높은 곳에 있을 때 고독하다. 그 고독은 때로는 이상하고 낯설며 괴롭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생각이 부족한 사람은 여러 가지 기분전환을 시도하며 괴로운 고독의 의식에서 도피하고자 의식의 높은 곳에서 바닥을 향해 내려가고 있다. 이에 반해 생각이 깊은 사람들은 기도를 통해 그 높은 곳에 계속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에게 기도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다. 동양철학자, 명리학자, 칼럼니스트 조용헌 교수는 개운(開運:좋은 운수가 열림) , 운명, 팔자(八字:사람의 한평생의 운수)를 바꾸는 방법으로 6가지를 말했는데 첫째는 선()을 베풀어야 하고, 둘째는 스승을 만나 자문(諮問:어떤 일과 관련된 전문가나 전문기관에 의견을 물음)을 받아야 하고, 셋째는 독서를 통해 지혜(智慧:사물의 도리나 이치를 잘 분별하는 정신 능력, 슬기)를 얻어야 하고, 넷째는 쉼과 충전이 되는 명단(明斷:명확히 판단을 내림)에 머무르고, 다섯째는 멈춰서 기도를 하고, 마지막으로 스스로의 잠재능력인 팔자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기도하는 삶의 의미는 톨스토이가 강조하는 기도하는 삶의 중요성과 그 결()을 같이 하는 것으로 종교인이라면 절대자, 신에게 의지하여 기도하는 것을 말하지만 비 종교인들에게는 기도를 대신할 수 있는 혼자만의 명상(冥想:눈을 감고 고요히 생각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나는 무신론자(無神論者)기도나 명상대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묻는 다면, 바로 그것은 기도를 대신하는 희망과 노력이다. 한 마디로 살아가는데 중요하고, 절대 필요하며, 돈으로는 결코 살 수 없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 ‘꺾이지 않는 마음, 희망과 노력을 잃지 않는 마음일 것이다.

영화 두 편의 명() 대사(臺詞)를 인용한다. 하나는 미국영화 존 윅(John Wick:킬러들의 무자비한 세계를 그린 영화) 4’, 다른 하나는 미국영화 로드 투 퍼디션[Road to Perdition(지옥에 떨어지는 벌):범죄 드라마 영화]’으로, 전자의 대사로는 '좋은 죽음은 좋은 인생 뒤에만 오는 법이다(A good death only comes after a good life.)'이고 후자의 대사로는 업보(業報:인과응보의 준말)는 절대 번지수를 잊지 않는다(Karma never loses address.)’이다. 후자의 말과 괘()를 같이 하는 성경 말씀으로는 뿌린 대로 거두리라(As one sows, so shall he reap.)’가 있고, 불가(佛家)에서는 인과응보(因果應報)는 시차(時差)는 있어도 오차(誤差)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평생을 살아가면서 남 가슴 아프게 하지 않고, () 고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내 가족들, 주변사람들 실망시키고 상처 주고 마음 아프지 않게 하는 것더욱 중요하다.

끝으로 아무리 젊어도 누구나 언제 가는 노년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노년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그 죽음을 위해 여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물음일 것이다. 독일의 시인,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죽음보다는 추한 삶을 두려워해야 한다.’라는 유명한 어록(語錄)을 남겼다. 여기서 말하는 추한 삶은 아마도 양심을 저버린 삶일 것이다. 다시 말해 살아생전 양심에 입각한 삶나아가 자신의 본분(本分:사람이 저마다 가지는 본디의 신분, 마땅히 지켜야 할 직분)을 다 하는 삶일 것이다. 노년이 되면 대개는 자신의 신세(身世:한 사람의 처지나 형편, 대체로 가련하거나 외롭고 가난한 경우) 한탄(恨歎:한숨 쉬며 탄식함)을 하게 된다. 그러나 사람을 호박과 비교한다는 것은 부적절할지 모르지만, ‘자연의 이치로 한번 따져보자.

호박이 노랗게 꽃이 필 때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심지어는 호박꽃도 꽃이냐라고 비아냥거리지만, 누렇게 익으면 사람들이 너도 나도 좋아하게 된다. 늙어서 사랑받게 되는 늙은 호박처럼,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인생이라는 생각을 갖고 남은 인생 살아가는 것이 말년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왜냐하면 노년의 삶은 천지자연의 이치에 맡겨 아등바등 살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노년의 삶의 가장 핵심(point)마음 다스리기일 것이다. 그래야만 남은 생애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명예, 권력, 돈보다 단연코 우위이고, 노년에 건강보다 더 우선이 마음 다스리기(추스리기, 달래기)’일 것이다.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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