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욕구(慾求)와 절제(節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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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욕구(慾求)와 절제(節制)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12.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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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욕구란 무엇을 얻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바라는 일이며, 유의어에 욕망(慾望: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 또는 그런 마음), 욕정(欲情:충동적으로 일어나는 욕심, 이성에 대한 육체적 욕망), 충동(衝動)이 있다. 그런데 욕구(need)와 욕망(desire)의 차이는 욕구는 무언가가 결핍되어 있는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결핍된 상태를 채워서 해결하려는 심리이고, 욕망은 자신이 스스로 의식적으로 부족을 느껴서 탐하는 것이므로 욕구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된다. (여기서 영어단어 ‘need’가 생리적 욕구의 의미 일 때 생리적 수단 필요의 의미는 ‘want’이다.) 그렇다면 요구(要求)와 욕심(慾心)은 무엇인가? 요구(demand)받아야 할 것을 필요에 의해 달라고 청하는 것으로 유의어에 간구(懇求:간절히 바람), 구청(求請), 부탁이 있고, 욕심(greed)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자 함으로 유의어에는 심욕(心慾), 야욕(野慾:자기 잇속만 채우려는 더러운 욕심), 욕기(慾氣), 탐욕(貪慾:지나치게 탐하는 욕심)이 있다. 그러므로 욕구, 욕망, 요구, 욕심은 의미가 같은 듯 서로 다른, 저마다의 의미와 쓰임새가 다르다.

미국의 인본주의(人本主義:인문주의, 휴머니즘: 가톨릭교회의 권위와 신() 중심의 세계관으로부터 인간을 회복시키고 인간의 존엄성 회복과 문화적 교양의 발전에 치중) 심리학 창설을 주도(主導)한 철학자,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인간에게는 욕구 5단계가 있다고 주장했는데, 구체적으로 첫 단계는 기아나 갈증 등의 생리적 욕구’, 두 번째 단계는 육체의 위험을 피하려는 안전욕구’, 세 번째 단계는 가까운 대인관계를 원하는 소속·애정욕구’, 네 번째 단계는 자기 존중과 사회적 인정을 원하는 존중욕구’, 마지막 단계로 일을 성취하려는 자아실현욕구를 들었다.” 그가 주장한 욕구 5단계()에서 자아실현을 최 상위 5단계에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價値)로 소개한 이후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 어찌 보면 오늘날 상황으로 보더라도 한 개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필요하며, 현실적인 주장이라고 보인다. 더불어 매슬러는 개인의 성장을 힘쓰는 인간의 핵심 부분인 진실한 자아의 애정 어린 보살핌을 주장하기도 했는데, 이 또한 누구나 절대 공감(共感)하는 주장인 것 같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욕구의 종류로, 일차욕구, 기본욕구(선천적, 생리적 욕구로 먹고, 마시고, 잠자고, 배설 등), 안전욕구(확실성, 질서, 구조, 불안과 공포로부터 해방 등에 대한 욕구로 전쟁, 범죄, 자연재해, 혁명 등과 같은 상황에서 오는 경우)가 있고, 그 외 욕구불만, 욕구좌절(목표지향적인 행동이 내적, 외적 원인에 의해 방해된 상태, 그때 경험하는 정서 상태)이 있다.

본디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기필코 어떤 것이 필요하게 되면 그 필요불가결(必要不可缺) 한 것이 발견되기 마련인데, 그런 것을 가져다주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그것을 갈구(渴求:간절히 바라며 구함)하는 그 사람 자신이다. 그 사람 자신의 욕구와 필요성이 그 사람을 그곳으로 데려간다.” 독일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헤르만 헤세가 쓴 소설 데미안에 나오는 말이다. 성경에도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마태복음).’라는 구절이 나온다.

불가(佛家)에서 쓰는 한자성어 일념통천(一念通天)한결같은 마음으로 갈구(渴求)하고 열중(熱中)하면 하늘도 감동(感動)하여 일을 성취(成就)하거나 원하는 것을 쟁취(爭取)할 수 있다는 말이다.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기도하라.’ 그런데 반드시 소리 내어 기도하라. 그것도 간곡히.’ 우주(宇宙:천지사방과 고금왕래, 만물을 포용하는 공간)는 울림, 파장(波長), 공명(共鳴)이다. 그 울림이 하늘에 닿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간절한 기도와 수반(隨伴)되어야 하는 단 한 가지는 불굴(不屈)의 노력이다. 공자님 말씀에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즐기는 자는 미치는 자를 이길 수 없다.’에서 불굴의 노력은 바로 그 일에 미쳐야 함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겠다. 중국설화에서 유래한 운칠기삼(運七技三:운이 7, 노력이나 재주가 3)이라는 말에 적용해 보면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운 좋은 자를 이길 수 없다.’라는 말로 볼 때 노력도 운이 받쳐주어야 이룰 수 있다는 말인데, 노력해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하겠다. 그런데 여기서 변함없는 진리는 ()이란 노력하는 자()에게 만 온다.’는 것이다.

자제(自制:자기의 감정이나 욕망을 절제함), 절제(self-control)정도에 넘지 아니하도록 알맞게 조절하여 제한함의 의미로 어느 정한 기준을 넘지 않고 조절해 제한하는 것으로 상대가 강제로 제한하는 것과는 다른 스스로(영어 단어에도 ’self‘로 시작)’라는 의미가 강() 한 것으로 개인이 자발적으로, 스스로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유의어에 극기(克己:자기의 감정이나 욕심 따위를 의지로 눌러 이김), 억제(抑制:감정·욕망·충동적 행동 따위를 의지로 눌러 이김), 제어(制御:감정·충동·생각 따위를 막거나 누름)가 있다. 오늘날 심리학에서는 절제를 덕(:인간으로서 도리를 행하려는 어질고 올바른 마음이나 훌륭한 인격)으로 묘사되는데 6가지 미덕(지혜, 용기, 인류애, 정의, 초월, 그리고 자제)중 하나이며 식욕, 성욕, 허영과 사치 욕, 명예욕, 분노, 충동을 억제하는 것과 관련되는 것으로, 특히 술 조절로 흔히 쓰이는, 술은 적절하고, ‘자신의 주량(酒量:견딜 수 있을 정도만큼의 술의 분량)에 맞게 자제(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말에서 주로 쓰이는 것으로 절제할 줄 아는 음주 습관은 개인적인 측면에서 사회생활에서 지켜야 할 덕목(德目)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다. 술은 단체나 조직에서 업무상, 사업상 원만한 대인관계에서 피할 수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사회생활 중 하나로, 마시긴 하되, 자신의 건강이나 실수하지 않는 범위 내의 음주자세, 습관을 말하는 절제의 미덕의 대표적 사례인 것이다. 사실 사회생활 하면서 술 한 잔도 못한다. 입에도 대지 않는다.’는 것은 핸디캡(handicap: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여건)(?)이 될 수도 있으며, 때론 술 잘 마시는 것이 성공의 모티브(motive:동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念頭)에 두어야 한다.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 중 한 사람이자 미국의 독립선언서를 초안(草案)한 벤저민 프랭크린은 절제를 심신이 둔해질 때까지 먹지 말라. 취할 때까지 마시지 말라고 했으며, 고대 로마 정치가, 작가, 웅변가 키케로는 운동과 절제는 노령(老齡:늙은 나이)에 이르기까지 젊은 시절의 힘과 건강을 어느 정도 보존해 준다.’고 말했다. 이는 독일의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의 인간에게 음식물에 있어 절제는 건강을 보증하고, 교제에 있어 절제는 정신의 안정을 보증한다.”와 괘()를 같이하는 의미로 보아야 하겠다.

성경에서는 자제와 절제를 방종(放縱:아무 거리낌 없이 자기 마음대로 행동함)에 빠지지 않고 이성으로 감정을 조절하고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것(고리도 전서, 베드로후서), 이는 정결(淨潔:매우 깨끗하고 깔끔함)하고도 경건한 생활의 한 모습이자(사도행전) 성령의 열매이기도 하다(갈라디아서).’라고 나오는데, 특히 성경에서는 술(레위기, 민수기, 잠언), 언행(디모데전서), 육신의 정욕(로마서, 고린도전서), 부부생활(고린도전서), 지식(베드로후서) 등에서 절제해야 한다고 가르침을 주신다. 그리고 역사적 명사들의 명언들에는 독일 작가, 철학자 요한 볼프강 괴테는 진정한 행복은 절제에서 솟아난다.’고 말했고, 고대 그리스 수학자, 철학자 플라톤은 자제, 절제는 최고의 승리이다.’고 말했으며,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작가(소포클래스,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 중한 사람인 에우리피데스는 자제, 절제는 신()들이 준 최고의 선물이다.’고 말했던 것으로 자제, 절제를 인간 세계에서 최고의 미덕(美德:아름답고 갸륵한 덕행)으로 극찬(極讚)했지만, 반면에 프랑스의 문학가 생드 뵈브는 젊은 시절에 너무 방종하면 마음의 질서가 없어지고, 너무 절제하면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은 젊은 시절 ()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방종은 때론 유익(有益:이롭거나 도움이 됨) 하기도 하다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는 쾌락 지향(指向), 충동(衝動)적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젊은 세대, MG세대들에서 더욱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절제는 인생에서 모든 사람,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필요한 덕목이다. 인간이 일차적, 기본적 욕구를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절제하는 것 같아도 내면의 욕구, 욕망은 누구나 다 똑같은 법이다. 그런데 인간의 일차적, 기본적 욕구에만 충족하고 살아간다면 발전은커녕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말 먹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먹고 나면 그저 그렇다. 엄청나게 갖고 싶었던 물건이 있었는데 막상 갖게 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무덤덤하다. ‘바닷물은 채울 수 있어도 인간의 욕구, 욕심은 채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간의 욕구, 욕심은 끝이 없고, 채울 수 없다는 말이다. 먹고 싶은 대로 다 먹으면 살이 쪄 건강에 적신호가 올 것이고, 놀고 싶은 대로 실컷 놀다 보면 수입이 없으니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절제라는 경계병이 있어 도()나 선()을 넘지 않도록 가로막아준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 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절제는 생활에서 필수이며, 무작정 참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자기 나름대로 ()과 기준을 두어(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 상황에 따라 적절히 절제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실천하는 삶의 지혜를 지녀야 하겠다. 연령대별 모두에게 자제와 절제는 필요하지만, 특히 노년의 삶에 있어서 절약과 절제, 그리고 마음 다스리기는 필수(必需:꼭 있거나, 하여야 함)이자 필연(必然:결과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이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욕심이나 욕망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어찌 보면 때로는 욕심이나 욕망이 크면 클수록 성취의 결과도 정비례할 수 있다. 긍정적 의미의 큰 꿈, 포부, 야망( 野望:커다란 희망이나 바람)을 말하려 하는 것이다. 문제는 허무맹랑(虛無孟浪:황당무계) 한 것이 아닌 실현가능성의 범위 이내에서 자제, 절제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분수(分數:자기 신분에 맞는 한도,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를 아는 것에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것을 어떻게, 얼마나 조절과 조정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모든 절제에 대한 답()으로 두 권의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한 권은 기(:재주)와 술(:)로 치부(恥部)되던 관상을 학문과 수양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일본의 전설적인 관상가. 사상가 미즈노 남보쿠가 쓴 절제의 성공학이고, 다른 한 권은 미국의 크리스천 심리학자, 목사 윌리암 바커스가 쓴 절제의 자유이다. 전자는 자신을 다스리는 절제가 결국 인생이라는 길을 만든다.’라는 주장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 상담속에서 키워드(keyword)를 잔잔하게 설명해 주고, 후자는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는 절제를 말하기보다는 하나님의 은혜로 함께하는 절제에 대해서 말해준다. 두 권 모두 우리말 번역본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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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선 2024-02-07 16:42:51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으라. 그러면 너희가 찾을 것이다.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문이 열릴 것이다.(마7:7) 이말씀을 가지고 유명한 목사님은 성경에 메시지라고 하면 올리면서 사업하는 사람은 이 말씀을 붙잡으면 성공한다고까지 올리셨던데요...이 말씀을 천국복음으로 산상수훈의 말씀인데 예수님께서 세상 것을 찾으라고 하셨겠어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구하고,찾고,두드리라는 것은 성령을 주십사 하는 간구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목사님들은 세상것을 얘기하더군요. 세상의 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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