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감사(感謝)와 배은망덕(背恩忘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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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감사(感謝)와 배은망덕(背恩忘德)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12.0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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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감사(thanks, gratitude, thankfulness)고마움을 나타내는 인사(, 감사 편지)’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 감사의 뜻을 표하다)’으로 유의어에 감격(感激:몹시 고맙게 느낌), 치사(致謝:고맙다는 뜻을 나타냄), 고마움, 백배사례(百拜謝禮:거듭 절하며 고마움의 뜻을 나타냄)가 있다. 우리는 감사의 표시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국립국어원에서는 고맙습니다.’를 권장하고 있다. 고마운 감정표현으로 감사는 한자어이고 순수한국어 표현은 고맙습니다.’가 적절하다는 것이다. ‘고맙다는 표현은 친근하게 들리고 감사하다는 조금은 경직되고 격식을 차리는 것처럼 들린다. 타인이 베푼 호의(好意)나 도움으로 마음이 흐뭇하고 즐거움에 친근한 표현으로 고마워!’라는 표현은 적절하지만, 대체로 손아랫사람과 손윗사람을 구분해서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늘날 감사가 격식을 차린 단어이지만 인터넷에서는 ㄱㅅ으로 줄여 쓰기도 한다. 인터넷이 발달된 요즈음의 추세이며 영어에서도 공적문서가 아닌 경우 easyEZI owe youIOU로 쓴다. 그런데 영어에서 도와주셔 감사하다(고맙다.)’라는 표현으로 1) Thank (you) for your help. 2) I appreciate your help. 3) I am obliged to you for your help. 4) Thanks a lot (so much.) 5) I owe you. ->IOU로 쓰는데, 여기서 조심할 것은 Thank는 동사이고 Thanks는 명사로, Thank 다음은 사람이 나오지만, appreciate 다음은 반드시 사물이나 행위가 나와야 한다. 특히 Thanks 다음은 사람이나 사물, 행위를 쓸 수 없으며 4)번 표현은 우리말의 고마워, 감사해요정도로 구어체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고, 2)번은 격식을 따지는 경어(敬語), 1) 3)번은 공식서류 작성 시, 5)번은 인터넷상 쓰이지만 비 격식으로 정중한 표현은 아니다. 영어표현을 거론(擧論)한 것은 오늘날의 국제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함이다.

무엇보다도 모든 말 중에서도 감사라는 표현은 인류역사와 함께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을 거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해 볼 때, 명사(名士)들의 명언(名言)들도 많이 있다. 대표할 만한 몇 가지에는 다음과 같다. 먼저 성경구절을 인용하면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로니가 전서).’감사는 선()을 높이고 악()을 낮춘다(이사야서).’가 있다. 여기서 구원이 주제인 이사야서의 말씀은 감사하는 마음은 인간의 성품을 좋은 방향으로 이끈다.’는 말인 것 같다. 다음으로 명사들의 명언들로는 감사는 영혼의 기쁨을 키워주는 비료다.’ 영국의 대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말로 감사는 영혼까지도 기쁨을 전달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과, ‘감사하는 사람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큰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감사는 가장 큰 기쁨이요, 가장 높은 지혜다.’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 라 로슈코프의 말로 감사하는 마음이 삶에 영향을 끼친다.’는 말이다. 그 외에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좋은 스승, 좋은 친구, 좋은 사람을 많이 갖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관계의 포인트(point:핵심)정직과 감사.’는 일본의 도쿄대학교수 지구물리학자 다게우치 히토시의 말이며, ‘풍족함은 좋은 일이지만 감사할 줄 모르게 하고, 부족함은 나쁜 것이지만 감사하게 만든다.’ 스페인의 풍자와 해학의 작가인 미겔 데 세르반데스의 말이며, ‘감사와 사랑을 많이 뿌려라. 그러면 많은 것들이 돌아올 것이다.’ 미국의 최고경영자, 베스트셀러 작가, 자기 계발 강연자인 마이클 하이엇의 말이다. 한마디로 달콤한 행복’, 성취감을 불러일으키는 성공의 비밀은 바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는 한마디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심리나 의학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감사하는 마음은 사람들에게 놀라울 만큼의 건강함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무언 가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정서적 행복을 키우고, 스트레스를 조절해 줄 뿐만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특히 경험한 모든 것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삶에는 균형이 찾아오고 내면의 평화가 깃들 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 이때까지 내가 걸어왔던 길을 포용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한다. 감사란 너도 좋고 나도 좋은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 속에서 감사하는 마음, 아낌없는 감사의 표시는 모두에게 바람직한 것으로 결코 인색(吝嗇)해서는 안 된다.

배은망덕(ingratitude, thanklessness, ungratefulness)이란 남에게 입은 은덕(恩德:은혜와 덕)을 저버리고 배신하는 태도가 있음으로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을 말하기도 하는데, 악행 중의 하나로 보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남을 위한 노력과 희생을 결과적으로 의미 없는 시간 낭비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때로는 아이러니(irony:역설에 상응하여 전하려는 생각의 반대되는 말을 써서 효과를 보는 수사법)하게도 은혜를 갚으려 했더니 오히려 배은망덕한 놈으로 몰아세우는 경우도 있다. 한자어 효경(梟獍)이라는 말은 어미 새를 잡아먹는다는 올빼미와 아비를 잡아먹는다는 짐승이라는 의미배은망덕하고 흉악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우리네 속담으로는 개도 주인을 알아본다.’개도 제 주인을 보면 꼬리 친다.’가 있고, 특히 명산 잡아 쓰지 말고 배은망덕하지 마라.’명당(明堂) 자리 잡아 조상의 묘()를 써 조상 덕() 받을 생각 말고, 남의 베풂에 배은망덕하지 않는 것이 복() 받는 길이라는 삶의 가르침이다. 그리고 영어 표현으로는 'Bite the hand that feeds you.(밥 주는 사람을 물다.)'가 있다. 유의어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이고, 반대어는 결초보은(結草報恩: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는 말로, 죽어 혼령이 되어도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음)이다.

사실 누군가의 도움이나 은혜를 받았음에도 감사할 줄 모르거나 보답할 줄 모르는, 배은망덕하다.’는 윤리(倫理), 도덕(道德)적으로 인간이 해서는 결코 안 되는 일이다. ‘누군가에게 받은 작은 도움이라도 잊지 않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나 예()를 갖추고, 보답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이 성어(成語:옛사람들이 만든 말)가 주는 메시지이다. 배은망덕, 감사할 줄 모르는 것이야 말로 비 도적이며 사회생활에서도 신뢰를 잃는 결정적 요인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배은망덕은 배신이나 배반의 의미와 그 결()이 비슷하다. 사실 배신과 배반의 의미차이는 조금 있다. 간략해서 배신(背信:신의를 저버림)과 배반(背叛:믿음과 의리를 저버리고 돌아 섬)당연히 지켜야 할 믿음이나 의리 등을 저버리는 것인데 여기서 믿음은 사실이나 사람을 믿는 마음을 말하고, 의리는 사람과 사람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인데, 배신은 그 행위의 결과가 드러나기도 하고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배반은 완전히 돌아서버린 것으로, 신의(信義:믿음과 의리)를 저버리는 나쁜 행위를 보다 실천적,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배반이다. 결국 배은망덕도 배신이나 배반으로 귀결(歸結)된다.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살다 보면 감사할 줄 모르고 배은망덕하는 사례들이 종종 일어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나 자신이 지금 당하고 있고, 당해본 적도 있을 것이다. 나 자신으로 볼 때 가장 분()하고 울화(鬱火:속이 답답하여 나는 화)가 치밀기도 하고, 한편으로 서글프기까지 하는 경우는 사회생활에서 친구나 선후배사이, 직장이나 단체의 윗사람, 아랫사람에게서는 그러려니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경우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형제자매에게, 특히 부부간에서 일어날 때이다. 그것도 노년에 당하게 되면 삶의 의미를 상실(喪失:없어지거나 사라짐)하고 실의(失意:뜻이나 의욕을 잃음)에 빠질 수도 있어 명() 줄에도 영향을 주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자식이 부모가 훈육하고, 가르치고, 결혼시켜 살림기반을 다 마련해 주어 어엿하고(행동이 거리낌 없이 당당하고 떳떳하게), 버젓이(남의 축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번듯하게)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부모에게 감사하지 않고, 나도 내 자식 우리 부모가 나에게 해준 것 같이 그렇게 하고 있고, 그것이 부모가 자식에게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하고 당연시 여기는 경우, 시골에서 형은 배우지 않았으면서도 농사지어, 또는 누님이나 언니가 박봉(薄俸;적은 봉급)에 시달리면서도 쪼개서, 아니면 직접 생활전선에서 일해 동생() 가르쳐 의사도 되고, 법조인도 되고, 고위공직자도 되며,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성공의 근간(根幹:바탕이나 중심, 뿌리와 줄기)이 되었는데도 그걸 모르고 본인 잘나 모든 것이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특히 젊어서 추우나 더우나 일 년 내내 가족들 위해 잘 잠 안 자고, 끼니 제때 못 챙기고, 남 놀러 다닐 때 놀지 않고, 뼈 빠지게 일해 남부럽지 않게 살아온 남편의 공()은 인정하지 않고 네가 한 게 뭐가 있냐? 내가 다 살림 이루어 놓지 않았냐?’라고 반문(反問)하며 모든 공()을 자신의 것으로 돌리고, ‘그러면 가족들 위해 그 정도는 해야지!’라고 당연시하는 뻔뻔하고 파렴치한 아내의 경우이다. 이 얼마나 당하는 당사자는 억장(億丈:분하거나 슬픈 일 따위로 가슴이 아프고 괴로움)이 무너지는 일이겠는가?

이 글을 읽고 자식은 부모에 대해서, 동생은 부모처럼 보살펴준 형님, 오빠, 누님이나 언니에 대해서, 그리고 특히 아내는 남편의 지난날의 노고(勞苦:수고하고 애씀)를 감사히 여기고 공()을 인정해 주며 마음속으로는 감사해하고,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은 부모님 덕입니다.’ ‘형님 덕이요’, ‘오라버님(오빠) 덕이요’, ‘누님 덕이요’, ‘언니 덕이요’, 그리고 당신 덕이요라는 말 한마디라도 할 수 있는 계기(契機)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사람 된 도리(道理:사람이 해야 할 마땅한 길)이고, 무엇보다도 사람이 금수(禽獸:모든 짐승)와 다른 점이다. 속물(俗物) 인간의 대표적 성향(性向)은 상대의 작게는 도움과 호의(好意), 크게는 은혜(恩惠)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을 할 줄 모르고, 안 하는 사람이고, 할 생각조차 전혀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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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진 2023-12-20 08:47:20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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