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지혜(智慧)와 지식(知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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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지혜(智慧)와 지식(知識)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4.01.1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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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르고 후회 없는 삶의 핵심 ‘지혜’를 중심으로
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지혜(wisdom)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의 이치(理致)를 빨리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으로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의 속성 가운데 하나로 히브리 사상에서는 지혜의 특성을 근면, 정직, 절제, 순결, 좋은 평판에 대한 관심과 같은 덕행(德行:어질고 너그러운 행실)’이라고 보며, ‘불교에서는 제법(諸法:모든 법, 우주에 있는 모든 사물)에 환하여 잃고 얻음과 옳고 그름을 가려내는 마음의 작용으로서, 미혹(迷惑: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함)을 소멸(消滅:사라져 없어짐)하고 보제[(菩提:불교 최고의 이상인 불타(佛陀:부처) 정각(正覺:올바른 깨달음)의 지혜]를 성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의어는 셈, 슬기(사리를 바르게 판단하고 일을 잘 처리해 내는 재능), 예지(叡智:사물의 이치를 꿰뚫어 보는 뛰어난 지혜), 기지(奇智:기발하고 특출한 지혜), 알음(지식이나 지혜가 있음), 지략(智略;슬기로운 계략), 지모(智謀:슬기로운 계책), 지성(知性:지적 능력), 현명(賢明:어질고 사리에 밝음)이 있고, 그리고 이지(理智)이성과 지혜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나, ‘본능이나 감정에 지배되지 않고 지식과 윤리에 따라 사물을 분별하고 깨닫는 능력을 말하며, 성인(聖人)이란 지혜와 덕이 뛰어나 길이(오랜 세월 지나도록) 우러러 본받을 만한 사람을 말한다.

지혜에 대한 보다 구체적 의미는 사람, 사물, 사건이나 상황 등을 깊게 이해하고 깨달아서 자신의 행동과 인식, 판단을 이에 맞출 수 있는 것을 의미하며, 때로는 자신의 감정적인 반응을 통제하여 이성과 지식이 행동을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통찰력(洞察力: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나 안목[眼目:사물을 보고 분별하는 견식(見識:견문과 학식, 식견)], 선견지명(先見之明: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앞을 내다보고 아는 지혜)이라는 단어와 의미가 가깝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형이상학에서 지혜의 정의를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지혜란 두뇌와 직결된 단어로 지능(知能:지적 능력)과는 의미가 다르고, 지식과는 상호보완적(相互補完的:서로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는) 관계이다. 지혜에 대한 동·서양의 근원적 해석의 차이가 있는데, 선불교[禪佛敎:선종(禪宗)]와 도교(道敎:중국의 다신적 종교)에서 지혜란 오랜 명상과 수행을 통해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것과 관련되어 있어, 삶의 적절한 체념과 절도를 포함하는 것이 동양적 해석이라면, ‘정확한 정보와 인식을 바탕으로 먼저 많은 양의 지식을 얻고 그것을 정리하여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힘이라는 것은 서양적 해석이다. 그런데 여기서 공통적인 해석은 지혜와 지식은 밀접한 관계는 있지만 지식이 많다고 지혜롭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학문명이 발달되지 않았고 이렇다 할(자랑하거나 내세울만한) 교육을 받지 못한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는 오늘날 놀랍고, 감탄할 때도 있지만, 오늘날 우리들이 모두 다 지혜롭다고 말할 수는 없듯이, 한마디로 지혜롭다고 지식이 많은 것은 아니고, 지식이 많다고 다 지혜로울 수는 없지만, 지식이 많으면 더 지혜로울 수는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결론적으로 지혜란 단순히 연령(年齡:살아온 햇수)의 변화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지적능력, 개방성, 사고의 유형, 창의성, 사회적 지능, 삶의 경험, 도덕적 추론 능력, 교육 수준, 무엇보다도 유전자(DNA)나 성장배경도 은연(隱然) , 알게 모르게 지혜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 같다.

속담, 격언, 명사들의 명언을 통해 지혜의 해석에 대한 의미를 살펴보자. 우리나라 속담에는 사람이 오래면 지혜요, 물건이 오래면 귀신이다.’술이 들어가면 지혜는 달아난다.’가 있고 이집트 속담에 지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속담으로 현자(賢者), 지혜로운 자()의 집에는 고양이가 있다,’가 있는데, 유럽 사람들은 고양이와 함께하는 삶에서 배우는 지혜를 고양이의 특성인 예리한 직감, 균형감각, 우아함, 자유로움, 안락한 휴식, 편안함과 안정감으로 인간으로 하여금 풍요로운 인생을 즐길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영어속담으로 세월이 지혜를 가져다준다(Years bring wisdom.)’지혜는 때로 어리석음에서 나온다(Wisdom at times is found in folly.)’가 있다. ‘지혜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평생 노력해서 얻는 것이다.’ 독일의 이론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이고, ‘지혜란 개인의 견해가 바닥난 후에 남는 것이다.’ 미국 작가 컬린 하이타워의 말이며,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누구인가? 모두에게서 배우는 사람이다.’ 미국의 정치가, 건국의 아버지 중 한 사람인 벤자민 플랭크린의 말이다. 그리고 성경에서는 지혜와 지식의 근본(根本:근원, 근저)은 하느님이라고 보는데, ‘지혜는 하느님 권능(權能:권세와 능력)의 숨결이고 전능하신 분의 영광의 순전한 발산(發散)이어서 어떠한 오점(汚點:흠이나 결점)도 그 안에서 기어들지 못한다. 지혜는 영원한 빛의 광채이고 하느님께서 하시는 활동의 티 없는 거울이며, 하느님 선()하심의 모상(模相:그대로 본떠서 나타낸 것)이다.’는 가톨릭 성경 구약 7권 중 지혜서에 있는 말씀이다.

지식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대상에 대하여 배우거나 실천을 통하여 알게 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 그리고 알고 있는 내용이나 사물을 의미한다. 유의어에 견문(見聞), 견식(見識), 식견(識見)이고 반의어는 무식(無識:지식이나 판단력이 부족함)과 무지(無知:아는 것이 없음, 하는 짓이 미련하고 우악스러움)이다. 영어단어로 세분화하면 knowledge, understanding, (formal) acquaintance는 일반적 총칭(總稱:총괄하여 일컬음) 격인 지식의 의미이고, know-how실용적 지식이며, learning은 학습을 통한 지식인 학식(學識)’의 의미이다. 그리고 전문적 지식expertise, expert knowledge, specialized knowledge이고, 반의어 무지, 무식은 ignorance이다. 지식과 무지가 회자(膾炙:사람의 입에 오르내림)되어지고 있는 속담, 격언에는 지식은 광명(光明:밝고 환함)이고, 무식은 암흑(暗黑;암담하고 비참함)이다.’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고, ‘무식은 멸망(滅亡:망하여 없어짐)이다.’는 무식한 것은 자기 자신을 망칠 뿐만 아니라 국가와 민족에도 해()를 미친다.’는 의미이며, ‘무식한 도깨비가 부적(符籍:잡신을 쫓고 재앙을 물리치기 위한 붉은색 글씨나 그림)을 모른다.’무식한 사람이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몰라 크게 실수하게 된다.’는 말이다. 미국의 석유재벌 기업가 록펠러가 세운 미국의 사학 시카고대학의 모토(motto:건학이념)지식이 자라게 하여, 삶이 풍요로워지도록(Let knowledge grow, let life be enriched.)’이다. 그리고 오늘날 세계적 정보의 홍수와 공유시대에 정보와 지식은 어디서든지 다운로드할 수 있지만, 진실과 지혜는 아무 데서도 다운로드할 수 없다.’라는 말은 지식과 정보보다 진실과 지혜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인 것 같다.

지식에 대한 사자성어로 개권유득(開卷有得)책을 읽으면 유익함을 얻게 된다.’이고, 지행합일(知行合一)지식과 행동이 서로 맞아야 함이며, 조익모습(朝益暮習)아침에 가르침을 받아 지식을 더하고 저녁에 그것을 익히는 것처럼, 학문 연마(硏磨:갈고닦음)에 열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명사들의 명언을 통해 지식의 해석, 의미를 살펴보자.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곧 앎이다.’ 논어 위정 편에 있는 말은 나 자신의 무식을 아는 것이 지식으로서 첫걸음이다.’라는 영국 낭만파 시인 조지고든 바이런의 말과 결()이 같은 의미이다. ‘엉터리로 배운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보다 더 어리석다.’ 미국의 정치가 벤저민 플랭크린의 말이고, ‘지식은 사랑이자, 빛이자, 통찰력이다.’ 미국의 문필가, 자선사업가 헬렌 켈러여사의 말이며, ‘모든 지식은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말이다. 또한 조직적인 지식의 도움이 없이는 선천적인 재능은 무력하다.’ 영국의 철학자 허버트 스펜서의 말이고, ‘지식은 우리가 하늘을 나는 날개이다.’ 영국의 세계적 대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말이며, ‘지식은 말하지만 지혜는 듣는 것이다.’ 미국 음악가 지미 헨드릭스의 말이다. 영어속담으로는 '아는 것이 힘이다(Knowledge is power.)''지식이 늘수록 슬픔도 는다(He who increases knowledge increases sorrow.')가 있다.

지혜와 지식의 관계를 잘 설명해 주고 있는 백과사전에 의하면 인간의 지적활동에서, 지식이 인간적인 사상까지도 포함한 대상에 관한 지()를 의미하는 것임에 대하여, 지혜는 인간존재의 목적 그 자체에 관계되는지()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지식과 지혜와는 무관한 것이 아니라, 특히 인간적 사상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이는 참다운 지혜가 있을 수 없고, 또한 그 반대로 지혜에 의하여 표시되는 구극(究極:궁극)의 목적에 대해서 수단으로써의 위치가 주어지지 않는 지식은 위험한 것이며, 참된 지식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지혜란 모든 지식을 통할(統轄:모두 거느려서 다스림)하고, 살아있는 것으로 만들며, 구애(拘礙:거리끼거나 얽매임) 받지 않는 뛰어난 의미로서의 감각이다. 그러므로 결코 일정한 지식내용으로 고정되거나 전달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지식은 습득하는 것이고 지혜는 터득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지혜를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고, 중세 그리스도교 대표적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가 지혜를 모든 덕목의 아버지로 꼽은 것처럼,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덕목(德目) 세 가지에 성실과 정직 그리고 지혜로운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런데도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보면서 지혜로운 언행, 선택을 했다고 자부(自負:자신과 관련된 것에 대하여 스스로 그 가치나 능력을 믿고 마음을 당당히 가짐)했던 일이, 나중에 시간이 지나 지혜롭지 못했다는 후회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은 해도, 지혜는 그렇게 쉽게 잡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끝으로 삶의 지혜서()로 네 권의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1600년대 스페인의 신부, 교육자, 저술가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쓴 400여 년 동안의 인생의 고전(古典) ‘아주 세속적인 지혜로 인간에 대한 정확한 통찰과 지침을 제공하며 결국 행복은 스스로 생각을 바꾸고 현명한 방식으로 사람을 대할 때 얻을 수 있다.’는 지혜를 일깨워줄 것이다. 두 번째는 지혜의 왕인 솔로몬이 쓴 지혜의 책’, ‘인생살이의 책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성경 구약 잠언으로 어떤 행동들이 이롭고 지혜로운 것인지, ‘어떤 일이 해()를 주는 것인지를 비() 그리스도들에게도 지혜를 줄 것이다. 세 번째는 유대인의 정신적 지주역할이자 생활규범으로 유대인들의 정신적·문화적 자산이 들어있는 경전(經典:변하지 않는 법식과 도리)이자 잠언(箴言:교훈이 되고 경계가 되는 말) , ‘탈무드로 생활의 지혜는 물론이고 처세술도 알려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일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가 쓴 인생수업[삶의 지혜를 위한 경구(警句:진리나 삶에 대한 느낌이나 사상을 간결하고 날카롭게 표현한 말)]’으로 행복의 본질삶의 비밀을 알려주는 대() 철학자의 통찰(洞察)이 담겨 있다. 이 책 들은 남녀노소(男女老少) 모두 읽기를 권장하며,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이나 사회 초년생 젊은이들에게 차례대로 읽을 것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성경은 말할 것도 없고, 나머지 셋도 한글 번역본으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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