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안주[settle, satisfaction, content(ment)]의 사전적 정의는 ‘한 곳에 자리 잡고 편안히 삶’이나 ‘현재의 상황이나 처지에 만족함’이다. 유의어에는 안접(安接:평안히 머물러 삶), 안착(安着:어떤 곳에 편안히 자리를 잡음), 자족(自足:스스로 만족함)이 있고, 도전(challenge)이란 ‘정면으로 맞서 싸움을 걺’이나 ‘어려운 사업이나 기록경신 따위에 맞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며, 유의어에 기도(冀圖:바라는 것을 이루려고 꾀함), 도출(挑出:시비를 일으키거나 싸움을 걺), 시도(試圖)가 있고, 모험(adventure, venture, hazard)이란 ‘위험을 무릅쓰고 어떠한 일을 함, 또는 그 일’이며 유의어에 도박(賭博:요행수를 바라고 위험한 일이나 가능성 없는 일에 손을 댐), 섭위(涉危:위험을 무릅씀), 섭험(涉險:위험을 무릅씀)이 있다.
그렇다면 도전과 모험의 차이란? 우선 영어 risk라는 단어의 의미를 보자. 명사(名詞)로는 ‘위험, 우려, 위험의 원인’, 동사(動詞)로는 ‘위태롭게 하다, ~을 각오해야 할 짓을 하다, 가치 있는 것을 잃을 수 있는 위험에 내맡기다, 피해를 받을 각오로 행하다’이다. 여기서 도전에 없는 모험에는 신체나 생명 따위가 위태롭고 안전하지 못할 수도 있고, 잘못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일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도전은 위험하지는 않고, 심지어는 죽을 위험은 없기 때문에 도전자들은 실패하더라도 포기만 않는다면 계속 몇 번이고 도전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도전에는 risk가 없지만, 모험에는 risk가 따른다.’고 하겠다. 비근(卑近:주위에서 보고 들을 만큼 가장 쉽고 실생활에 가까움)한 예(例)로 우주비행사들의 우주탐사는 ‘도전이 아니라 모험’인 것이다.
현실(現實) 안주 형(形)이란?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환경을 좋아하며,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모험은 더욱 겁을 내며, 현재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는 것이다. 변화를 받아들이기도 힘들어하며, 적응하기에도 어렵거나 설사 적응하려 한다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다. 그래서 이런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보수적이며 융통성이 없는 사람으로 평(評)을 받기도 하며, 그렇게 각인(刻印:마음이나 기억 속에 뚜렷하게 새겨짐)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 ‘호기심도 도전정신이나 모험심도 없는 사람으로 위험을 감수하면서 더 발전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현재 상태에 만족하며 더 이상 나아가려 하지 않는 사람’인 것이다. 안주에도 특혜와 특권이 있다. 자신의 익숙함을 느낄 안정적인 ‘버팀목’이 있으니까 안주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생활인이라면 그저 먹고살 수 있을 만큼의 수입이 보장될 때 가능한 법이다. 나나 내가 부양하고 있는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쪼들리거나, 도저히 생활이 되지 않을 경우는 상황이 달라지는 법이다. 그때야 말로 아무리 안주 형이라 해도, 새로운 도전이나 모험을 단행하기도 하는 법이다. 당연히 유전자나 성장배경에 의해, 특히 성격적인 면이 주(主)된 요인이기도 하지만, ‘사람은 환경이 그 사람을 만든다.’고 해도 과언(過言:정도에 지나친 말)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도 있다. 세상은 참 공평무사(公平無私)한 법이다. 장점과 단점이 공존(共存)한다는 말이다. 변화 없이 게으름에 매몰(埋沒)되어 아무 생각 없이 살 수 있다는 것은 편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익숙하다 보면 지루하고 지겨울 수도 있다. 나를 바꾸어 보려 하고, 나의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다른 현실을 꿈꾸다 보니, 지금의 편안한 안주가 마냥 좋을 수만은 없는 법이다. 미국의 기업인, 컨설턴트, 저술가 스티브 코비는 '가장 큰 위험은 위험 없는 삶이다(The greatest risk is the risk of riskless living.)'라는 명언을 남겼다.
나이 55세 때 중견 건설업체의 임원으로 일하던 시절, 주위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업가의 길을 선택한 우리나라 안경테 사업의 선두주자 ‘서전’ 육동찬 회장님은 ‘남은 인생을 안주할 것이냐, 아니면 도전해 새 길을 갈 것이냐’의 두 갈래의 갈림길에서 ‘가보지 않았던 길을 용기하나로 선택하였다’고 말씀하셨다 한다. 요새 기준으로 조기은퇴도 할 나이에 인생의 새로운 장(章)을 열어 성공신화를 낳은 이런 경우가 바로 도전과 모험에 대한 ‘삶의 묘미(妙味:미묘한 재미나 흥취)’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인간의 도전 정신은 성장과 발전, 나아가 성공에 도달하기 위한 필수(必須:꼭 필요함)이면서 필연(必然:그리되어야 하고 다른 도리가 없음)적 요소이다.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때로는 위험이 따르는 모험도 해야 한다. 안주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도전과 모험하는 사람을 의아(疑訝:의심스럽고 이상함)하게 생각하며, 머리를 갸우뚱하며 바보 아닌가? 왜 그런 짓을 하지? 하며 반문(反問)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사람마다의 차이이고, 훗날에야 뒤늦게 인정하며, 아! 그래서 그때 그랬구먼! 그런 큰 뜻이 있었구먼! 하고 말한다. 도전이란 어려움과 불편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노력과 인내 그리고 초지일관(初志一貫;처음 먹은 마음 끝까지 밀고 나감)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지만, 그 속에는 반드시 성장과 발전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공이 숨어 기다리고 있으며, 설령 실패한다 해도 ‘경험이라는 무형(無形)의 소중한 자산’을 갖게 되는 법이다.
그렇다면 도전에 필요한 준비작업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첫째는 ‘주도면밀(周到綿密)한 계획’을 세워야 하고, 둘째는 ‘실력과 필요한 경우 걸맞은 자격이나 학력’을 갖추어야 하고, 셋째는 도전하는 일에 대한 다각도의 정보를 수집해야 하고, 넷째는 도전에 대한 각오, 마음가짐, 무엇보다도 끈기와 자신감을 가져야 하며,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도전을 통해 성장, 발전, 성공을 이룬 후에도 계속 노력, 도전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왜냐하면 성공은 결코 한 번의 도전으로 이룩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도전에 노력과 끈기에 의해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공을 이룩한 후에도 자만(自慢) 하지 않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을 이어나가야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성공의 열쇠는 끊임없는 도전’에 있고, ‘끊임없는 변화(變化)야 말로 혁신(革新)의 열쇠’이며,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은 다소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일지라도, 변화되고 발전하고 있으며, 목표한 것, 성공에 다가서고 있다.’고 여겨야 할 것이고, 인간은 도전을 통해 삶이 ‘흥미롭고’, 그런 도전을 극복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 있는 삶’이라고 여겨야 할 것이다.
미국의 세계적 IT기업가. 애플 사(社)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열정의 아이콘(icon:어떤 분야를 대표하거나 최고인 사람, 우상)이며, 열정이 빚어낸 도전정신과 도전명언들은 우리들에게 귀감(龜鑑:거울로 삼아 본받을 만한 모범)이 된다. 그의 명언 다섯 개를 인용하고 부연(敷衍) 설명해 보자. 첫째, ‘여정(旅程:여행의 과정이나 일정)은 목적지로 가는 과정이지만, 그 자체로 보상(報償)이다.’는 말은 내 인생의 하루하루는 내게 주어진 ‘기회’이며, 그 기회 속에 ‘숨어있는 보물을 찾는다.’는 말로 들린다. 즉(卽:곧) 어떤 이에게 하루라는 것은 행복이라는 보물을, 다른 이에게는 깨우침이라는 보물을, 또 다른 이에게는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인내와 기다림’이라는 보물을 만나게 된다는 말인 것 같다. 둘째, ‘우리가 이룬 것만큼, 이루지 못한 것도 자랑스럽다.’라는 말은 당연히 이룬 것은 자랑스럽지만, 이루지 못한 것도 자랑스러워할 줄 아는 마음, 다시 말해 ‘이루지 못한 것에 낙심(落心:바라던 일을 이루지 못하여 마음이 상함) 하지 않고 주변사람들에게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 같다. 셋째,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아직 찾지 못했는가? 그렇다면 계속 찾아라. 안주하면 안 된다. 찾는 순간 가슴으로 알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가면 점점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발견하지 못했다면 계속 찾아라. 머무르지 마라.’라는 말은 현실에 안주하고 싶고, 평범함에 가치를 두는 우리 범인(凡人:보통 사람)들에게 계속 찾으라는 메시지로 ‘도전하고 도전하는 스티브 자신의 태도를 배우고 자극을 받으라.’는 말인 것 같다. 넷째, ‘우리는 이 거대한 우주에 조그마한 변화를 주려고 존재한다. 그렇다면 존재의 이유가 없다.’라는 말은 꼭 성공을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크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라 ‘나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크고, 작은 영향을 주게 된다.’는 말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당장 위험한 것 같지만, 그것은 언제나 좋은 징조(徵兆:미리 보이는 낌새)이다. 당신이 그것들을 다른 측면에서 꿰뚫어 보면 큰 성공을 이루어 낼 것이다.’라는 말은 실패와 위험은 때론 우리를 좌절이나 포기하게 만들지만, 실패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게 되어, 다음에는 그것을 보완(補完)하게 하여 ‘성공이라는 보상을 주게 된다.’는 격려(激勵)의 말인 것 같다.
그렇다면 다른 명사(名士)들은 도전에 대해 어떤 명언(名言)들을 남겼는가? 미국의 문필가, 자선사업가, 세 개의 장애(시각, 청각, 언어)를 지녔던 헬렌 켈러여사는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나는 것보다 더 비극적인 일은 앞은 볼 수 있으나, 비전(vision:장래성,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와 ‘길게 보면 완전히 노출하는 것보다 안전하지도 않다. 겁내는 자도 대담한자만큼 붙잡히기도 한다.’는 말을 했고, 영국의 소설가 ‘오렌지만이 과일이 아니다’를 쓴 재닛 윈터슨은 ‘당신이 어떤 위험을 감수하느냐를 보면, 당신이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를 알 수 있다.’는 말을 했으며, 2차 세계대전의 전쟁영웅 미국 육군 장군 조지 S. 패튼은 ‘도전을 받아들여라. 그러면 승리의 쾌감을 맛볼지도 모른다.’라는 명언을 남겼는데, 무엇보다도 패튼장군의 말에 공감(共感)이 간다, 한 사람의 ‘행복 중 으뜸을 차지하는 것’은 자신이 어떤 일을 계획하고 도전해서, 성장과 발전을 통해 목표한 것에 성공을 하게 되면 느끼게 되는 ‘성취감’인 것이다.
우리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바로 ‘행복하고, 인간답게 사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그것은 먼저 만족과 감사하는 마음, 그리고 바로 성공(돈도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 명성도 얻고, 크건, 작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하는 것이다. 만족하는 마음으로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보지만, 그러나 ‘도전하는 삶’이야말로 내 삶에 충실하고 삶의 부피를 넓히며 살아가는 ‘참된 삶’이 아닐까? 생각하며, 그것이 곧 ‘올바른 삶’이라는 결론을 내려 본다. 그런데 여기서 모순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안주도 필요할 때가 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안주와 도전이나 모험을, 때(시절이나 시기)에 따라 적절하게 취사선택(取捨選擇)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분명 도전과 모험은 어려움, 고난의 길이고, 실패를 동반하기도 하는데, 특히 모험은 아차! 하면 삶이 나락(奈落:절망적 상황)으로 빠져버릴 개연성(蓋然性)도 있다. 그러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다.’는 미국의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 말과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고속도로이다.’ 영국의 천재시인 존 키츠의 말, 그리고 ‘실패는 사람에게 더 현명하게 다시 시작할 기회를 제공해 준다.’라는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의 말처럼 결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는 더 나은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삼아야만이 진정한 성공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 모험하는 삶은 아니더라도 ‘도전하는 삶’으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