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수년째 방치 영흥 에코랜드 부지, 새 동력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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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기획] 수년째 방치 영흥 에코랜드 부지, 새 동력 찾을까?
  • 남용우 선임기자  nyw18@naver.com
  • 승인 2024.03.2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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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자체 매립지 대상지서 애물단지로 전락
유정복 시장, “시민들 필요한 시설 건립” 약속
수년째 방치 새로운 활용방안 찾을지 ‘주목’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19일 인천수산자원연구소에서 영흥매입부지 활용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19일 인천수산자원연구소에서 영흥매입부지 활용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 [편집자주] 인천시의 대표적인 정책 혼선사례로 꼽히는 옹진군 영흥면 에코랜드가 새로운 활용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남춘 전 인천시장의 인천 자체 매립지부지로 조성하려던 에코랜드는 지난 20227월 박 전 시장 대신 유정복 현 인천시장이 당선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유 시장이 자체 매립지 조성 대신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와 함께하는 4자 합의에 따른 대체 매립지 조성으로 정책을 180도 바꾸면서, 수백억 원을 들여 매입한 에코랜드 부지는 사용처를 잃은 것. 정책 혼선 여파로 사용 목적을 잃고 애물단지로 전락한 에코랜드 부지는 2년 넘게 방치되면서 주민들의 혼란은 컸다. 특히 박 전 시장이 에코랜드 부지 조성 조건으로 제2 영흥대교 건설을 약속, 이를 수용한 영흥면 주민들은 부지 방치 외에도 도로 확장 계획 백지화 수순에 혼란과 불만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유정복 시장이 영흥면을 방문, 에코랜드 부지 활용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에서도 에코랜드 부지 활용 방안이 쟁점이 되면서 수년째 방치된 에코랜드 부지가 새로운 활용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인천 자체 매립지무산, 에코랜드 부지 수년째 방치

인천 옹진군 영흥면 에코랜드 부지는 현재 인천의 대표적 정책 혼선의 사례로 꼽힐만하다. 박남춘 전 인천시장은 지난 2020년 수도권매립지의 2025년 사용 종료를 선언하면서 그동안 환경부와 서울시, 인천시 등 수도권 4자 협의체를 통해 운영되던 폐기물 정책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인천시의 정면 돌파는 자체 매립지 조성이다. 인천 서구 백석동에 운영 중인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고 서울시와 경기도 각자 알아서 매립지를 마련하라는 것. 이를 주장하기 위해 인천시는 지난 2021년 영흥면 외리 2481 일원 89486의 부지를 671억원에 매입했다. 사업비 대부분은 수도권매립지와 관련해 인천시로 이관된 특별회계 비용을 썼다.

영흥면 주민들의 반발은 컸다. 영흥지역과 상관없는 인천 도심의 쓰레기를 수용하는 대규모 매립장 조성 과정에 영흥면 주민들과의 협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 경기도를 거쳐 영흥으로 진입하는 특성상 도로가 지나는 경기도 안산시와 대부도 지역 주민들 역시 반발했다.

당시 인천시는 영흥면 주민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제2 영흥대교 건설을 약속하는 등 실무협의체를 꾸려 주민들과의 입장 차를 좁히는 과정에 있었다이러한 에코랜드 계획은 20226월 지방선거에서 박 전 시장을 꺾고 유정복 시장이 당선되면서 정면으로 뒤집혔다. 유 시장은 취임 이후 인천시의 자체 매립지 조성계획을 백지화하고 기존처럼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와의 4자 협의에 논의를 통해 공동 사용 매립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처럼 시장 교체로 정책이 180도 바뀌면서 영흥면 주민들만 혼란에 빠졌다. 인천시가 수백억 원을 들여 사들인 부지는 2년째 공터로 방치되고 있으며, 당시 인천시가 약속했던 제2 영흥대교 조성을 포함해 영흥면 발전계획도 모두 없던 일이 된 것이다.

영흥면 주민 A씨는 쓰레기매립장이라는 혐오시설이지만, 2영흥대교를 건설하겠다는 그 당시 인천시의 약속을 믿은 주민들도 있다불과 몇 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에코랜드가 아닌 다른 시설을 조성한다고 하니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외리 인천 '애코랜드' 부지 전경. (사진제공=인천시청)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외리 인천 '애코랜드' 부지 전경. (사진제공=인천시청)

# 수산업 경제단지? 실효 거둘까

현재까지 영흥 에코랜드 부지 활용 방안은 옹진군청이 추진하는 수산물 관련 경제단지 조성이 유일하다.

실제로 문경복 옹진군수는 지난달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에코랜드 부지에 친환경 양식시설과 수산물 요통 및 물류 관련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옹진군은 해당부지에 사업비 약 400억원을 들여 친환경 양식 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관련 용역을 추진 중이다. 올 상반기 중으로 관련 용역을 마무리하고 상반기에 있을 해양수산부 공모사업에 지원한다는 계획수산물의 가공과 유통, 물류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복합 경제단지 조성으로 영흥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 일자리 창출이라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게 옹진군의 구상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현재 군이 진행 중인 수산업 경제단지 조성 용역이 4월 말 만료될 예정이라며 용역이 완료되면 결과를 검토해 인천시에 부지 사용 건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인천시의 의지다. 앞서 언급했든 수도권매립지 특별회계를 사용해 인천시 명의로 사들인 부지다 보니 땅 주인은 옹진군이 아닌 인천시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뚜렷한 에코랜드 부지 활용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인천시가 옹진군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실제로 인천시 산하 인천연구원은 최근 기획과제로 영흥 공공사업 추진 부지 활용 방안 연구를 실시한 바 있다.

연구에서 영흥면 주민 1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 주민 대다수가 1~3년 이내의 단기적 계획수립을 원했다는 점, 그리고 복지시설이 30.6%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는 것이 주목된다. 인천시가 옹진군의 계획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옹진군이 추진하는 수산업 경제단지 조성계획이 인천시 정책에 맞는지 검토가 필요하다인천시도 별도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영흥면 찾은 유정복 시장, “주민 필요 시설 건립하겠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유정복 시장이 영흥면을 방문한 자리에서 에코랜드 부지를 언급하며 주민들이 필요한 시설을 건립하겠다고 밝혀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유정복 시장은 최근 영흥면을 방문해 영흥 석탄 화력발전소 무탄소 전환 현황을 점검했으며, 지난달 발생한 선재대교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주민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에코랜드 부지와 관련, “주민들이 필요한 시설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유 시장은 인천의 성장은 내륙과 도서 지역의 균형발전, 그리고 각 지역이 가진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영흥이 가진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도서 지역 인프라 구축과 주민 건강증진시설 및 복지시설 건립 등 영흥의 현안을 해결할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유 시장의 영흥 방문으로 주민들은 2년 넘게 방치된 에코랜드 부지 활용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주민 B씨는 인천시의 오락가락 행정에 분통이 터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인천시장이 직접 약속한 만큼 이번에는 믿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에코랜드 활용은 410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의 주요 이슈이기도 하다. 영흥을 지역구로 하는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선거구에는 배준영 국민의힘 후보, 조택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식 등록했다. 여야 양 후보 모두 에코랜드 부지 활용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만큼 선거 이후 인천 정치권이 부지 활용에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남용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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