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노년의 고독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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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노년의 고독과 행복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07.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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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고독의 역발상, 행복한 노년의 선택
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고독(孤獨)이란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이나 부모 없는 어린아이나 자식 없는 늙은이의 의미로도 쓰이고, 행복(幸福)이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런 상태이며. ‘복된 운수(運數)’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역발상이란? 어떤 현상이나 개념에 대한 반대로 생각하는 것, 이로 인해 추가로 새로운 발견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단순히 무언가를 반대로 생각하는 것 자체를 가리키기 보다는, 이전까지 남들이 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 같은 것을 뜻하는 말, 그 대표적 사례가 대규모 사과 농장에 큰 태풍이 불어 사과의 90%가 낙과(落果)해 버려 사과재배 농가들이 농사를 망쳐 우울해 하고, 실제로 농민들이 예년에 비해 큰 손실과 적자가 났지만, 한 농민은 생각을 뒤집어 남은 10%의 사과를 안 떨어지는 사과라고 명명(命名:이름을 지어 붙임)하여 수험생이 있는 학부모들에게 팔아, 예년보다도 훨씬 뛰어넘는 흑자를 낸 일본의 혼슈 아오모리현(靑森縣)에서 파는 합격사과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언제나 크고 작은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선택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결과가 존재한다. 그래서 인간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선택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우리네 인생은 B(Birth:출생)D(Death:죽음)사이의 C(Choice:선택)이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철학자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장폴 사르트르의 말이다. 무엇을 먹을 것 인지, 어느 학교로 진학할 것인지, 전공과 직업은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 그리고 배우자는 누구로 할 것 인지 등 평생 동안 결정해야하는 크고 작은 모든 것들을 자유의지로 직접 선택해야 한다. 인생 말년, 노년에 외롭고 고독하다는 비참한 마음으로 불행한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외로움과 고독을 받아 들여 즐기고 누리며 행복한 삶을 살 것인지, 그 선택권은 본인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일평생동안 내려 왔던 수많은 선택들 중 노년에 내리게 되는 이 선택이야 말로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것들 중 으뜸이 될 것이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자신이 선택한 대로 사는 것뿐이다.” 법륜스님의 말씀이다.

남녀 모두 노년에 필수불가결(必須不可缺:없어서는 안 될)한 것은 건강, 경제력, 친구, 일이나 취미 그리고 배우자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선순위로 따질 때, 남자는 아내가. 여자는 경제력, 돈이 첫 번째이다. 그래서 남자는 배우자와 금슬(琴瑟)이 좋다면 가장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노년의 삶이지만, 대체로 흔치 않은 일인 것 같다. 젊은 시절이야 어쨌든 간에 노년에는 아내가 어질어야[마음이 너그럽고 착하며 슬기롭고 덕()이 높은]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지난날을 반추(反芻:소나 양의 되새김질)하며 잘잘못만을 따지고 덤비면, 늙어 힘없는 남자의 노년은 최악의 불행이다. 그런데 젊은 날 내 과오라면 그나마 수용하겠지만 공 다툼, 공치사, 덮어씌우기, 생트집으로 일관한다면 아무리 건강하고 경제력이 뒷받침이 되어도 생지옥이다. 무엇보다도 주변사람들 심지어 자식들에게까지 내 험담(險談)(특히 없었던 일도 지어냄, 요샛말로 소설을 씀)과 매도(罵倒:욕하거나 나무람)를 해댄다면, 그 메아리 소리가 어떻게 들리고, 듣는 그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그래서 요즘 흔한 말로 황혼이혼, 졸 혼, 별거, 좀 더 심각한 상황이 되는 경우는 가정폭력 내지는 사고가 발생하여 매스컴을 타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경우는 혼자의 외로움, 고독이 둘이 있어 불편함과 불안함 그리고 고통스러움 보다 훨씬 더 나은 것이다. 누군가 말 하지 않았던가? 부부는 잘 만나면 축복이고, 잘 못 만나면 평생 원수이자 재앙이라고! ‘모든 병중에서 마음의 병만큼 나쁜 것은 없다. 이 세상 모든 악() 중에서 악처만큼 나쁜 것은 없다.’ 유대인의 생활규범인 탈무드에 있는 말이다. 혼자 있어 외로움과 고독이, 오히려 행복한 노년의 첫 번째 경우이다.

다음은 지공(65세 이상 지하철 공짜 탑승)도사들의 이야기이다. 이 경우는 주로 수도권 지하철역권에 살고 있는 봉급생활자들의 퇴임이후의 생활상이다. 대체로 젊은 시절 맞벌이 이든, 외벌이든 남편보다 아내가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살림을 잘 지속적으로 지탱할 확률이 훨씬 높다. 아무래도 아내가 더 알뜰하고 저축성도 강하며, 투자에 있어서도 정보나 분석 그리고 세밀(細密)하고 과감(過感)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이점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문제는 늙으면 그런 아내가 남편에게 용돈을 넉넉하게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통적인 이유는 남자는 수중(手中)에 돈이 넉넉하게 있으면 헛짓거리(?)하고 다니기 때문이다.’고 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리(一理:옳은 데가 있어 받아들일 만한 이치)가 있는 말이기도 하다. 보통 봉급생활자들의 퇴직연금은 월()300~500만원 내외이다. 그러면 월() 용돈으로 50만원 내외에서 대개 부부간 협상(?)이 된다. 사실 턱없이 부족하다. 심한경우는 지하철 공짜이니 지하철 타고 다니고, 외출할 때 세종대왕님 만()원 권 한 장주면서 점심 값 하라한다. 저녁밥은 집에 와서 먹고. 집밖에 나가면서 서럽기도 하고 외로움, 고독감이 밀려오기도 하며, 현직에 있을 때 노년을 대비해 따로 저축해 두지 못한 것이 한 없이 후회스럽기도 한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어라. 퇴직했으니 업무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아내가 알아서 살림도 다 해주며 든든한 아내가 곁에 있으니 외롭지 않고, 내 노년은 이 얼마나 편안하고 행복한가? 내가 할일은 내 건강만 잘 지키면 된다. 무엇보다도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가고, 만나고 싶은 친구들 언제든지 찾아가거나 만나자고 하면 된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정당하고 합리적인 사유를 대고 필요한 만큼 더 달라고 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부부간 사별(死別)로 혼자 남은, 문자 그대로 독거노인이 된 경우의 이야기이다. 혼자이다 보니 자식들, 손주들 발길도 뜸하다. 딸자식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낫다. 아들자식은 며느리 눈치 보느라 찾아오기는커녕, 특별한 일 아니면 안부전화도 없다. 외로움, 고독감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지 마라. 자식도 품안에 있을 때다. 그저 제 할일 잘하고 무탈하면 만족하고 행복하게 생각하라. 사사건건 참견하고, 일 다 봐주다 보면 늙는 줄 모르게 더 늙어버린다. 혼자서 지난날도 회상하고 인생을 정리도 하며 하고 싶은 취미생활과 일을 해라.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 평생 처음이 아닌가? 고독하니까 행복하다. 왜냐하면 근심, 걱정거리가 없으니 고독이 느껴지는 것이다.

노년의 삶에 비친 고독, 시인 문정희 교수의 시() ‘(고향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일흔 여덟 어머니에게 드리는) 편지를 인용한다. “하나만 사랑하시고 모두 버리세요. 그 하나 생()이 아니라 약속이에요. 모두가 혼자 가지만 한 곳으로 갑니다. 그것은 즐거운 약속입니다. 조금 먼저 오신 어머니는 조금 먼저 그곳에 가시고, 조금 나중 온 우리는 조금 나중 그곳에 갑니다. 약속도 없이 태어난 우리, 약속하나 지키며 가는 것. 그것은 참으로 외롭지 않은 일입니다.”

혹자(或者)노년의 외로움, 고독은 다단계 사기보다도 더 무섭다.’라고 말한다. 노년은 외로움, 고독을 채우는 그릇이 중요하다. 바로 그것은 마음먹기, 생각하기 나름이다. ‘한 알의 모래에서 세상을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그대의 손바닥에 무한을 쥐고, 순간 속에서 영원을 보라.’ 영국의 시인 윌리엄 브레이크의 시() ‘순수의 전조에 있는 구절이다. 우리 인간들은 남남인 부부가 만나 자식 양육과 교육 그리고 짝지어주기(결혼)까지, 무엇보다도 생활전선에서 모진 풍파와 역경을 딛고, 잘 버텨 오늘날 여기까지 왔다. 돌이켜 지난날을 생각해 보니 후회도 미련도 없다. 내가 생각해 봐도 내 자신이 대견스럽기 까지 하다(흐뭇하고 자랑스러운 데가 있다).’ 그런 나는 노년의 외로움, 고독도 얼마든지 행복으로 바꿀 수 있다. 왜냐하면 바로 이것이 내 노년의 자존감이자 향기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혼자 있을 때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스스로 외로움을 즐기는 사람은 뛰어난 정신을 가진 사람이다. 이들은 고독으로부터 두 가지 장점을 취한다. 하나는 타인과 함께 하지 않는 다는 장점이 있고, 다른 하나는 자신과 함께한다는 이점이 있다. 고독한 사람은 인간관계에 연연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것에 정신과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 독일의 대표적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말로 고독을 벗 삼는 사람들은 높은 이상의 소유자로 고독이 오히려 강점이 된다.’는 말이다.

끝으로 한권의 책을 추천한다. 뇌 교육의 창시자 국제 뇌 교육협회 이승헌회장님이 쓰신 인생후반, 나를 완성하는 삶의 기술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이 책은 생업(生業)에서 은퇴 후 짧게는 20, 길게는 50년 이상에 이르는 시간을 우리는 무엇을 하며 어떻게 보낼까? 노년을 준비하거나 노년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선도(先導:앞장서서 이끌거나 안내함)의 목적으로, 진정한 인간의 길을 어떻게 걸어가며 자신의 삶을 완성할지? ‘인생의 후반기가 쇠퇴와 퇴보의 시기가 아닌, 놀랍도록 희망차고 충만한 황금기가 될 수 있다.’는 저자의 확신처럼 인생의 어느 시기에 있든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가지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고자하는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며, 이 글의 제하(題下:제목 아래) ‘노년의 고독과 행복의 내용, 특히 본질적 외로움, 고독이 밀려올 때 극복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여타(餘他:그 밖의 다른 것, 또는 그 나머지)노년의 삶의 지혜를 갖게 해 줄 것이다. 특히 젊은이들, 그리고 중년들에게도 먼 장래, 아니면 가까운 장래에 닥쳐올 자신의 노년에 대한 사전설계나 이정표(里程標:어느 곳까지의 거리 및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 어떤 일이나 목적의 기준)를 세우는데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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