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반항(反抗)과 순응(順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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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반항(反抗)과 순응(順應)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07.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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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을 중심으로
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반항이란 다른 사람이나 대상에 맞서 대들거나 반대함의 의미이며, 유의어에 거역(拒逆), ()거리(상대편에 맞서 대듦), 대항(對抗), 항거(抗拒), 저항(抵抗), 반발(反撥)이 있으며, ()이 조금 다른 혁명(革命:종래의 권위나 방식을 단번에 뒤집어엎는 일)도 있다. 반항의 반대어인 순응이란 변화에 적응하여 익숙해지거나 체계, 명령 따위에 적응하며 따름이나 환경의 변화에 따라 유기체의 형태, 구조 기능이 환경조건에 가장 알맞은 상태로 변화하는 현상의 의미로도 쓰이며, 유의어로는 동화(同化), 적응(適應), 순종(順從), 복종(服從), 권복(勸服:마음으로 따름), 승순(承順:웃어른의 말을 잘 쫓음)이 있고, 결이 조금 다른 조정(調整:기준이나 실정에 알맞게 정돈함)과 조절(調節:균형을 잡아 어울리게 바로잡음, 적당하게 맞추어 나감)이 있다.

반항이라고 해서 무조건 부정적인 말은 결코 아니다. 정의롭고 깨어 있는 사람들도 기존체제에 문제의식을 갖고 시위나 집회를 갖고 반항을 표출(表出:겉으로 나타냄)하기도 한다. ()로 말도 안 되는, 비상식적인 명령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반항은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전혀 문제 삼지 않고 오히려 칭송(稱頌))하는 법이다. 그런 맥락(脈絡)에서 때로는 혁명도 민중(民衆:국가나 사회를 구성하는 일반 국민)의 지지(支持:찬동하여 뒷받침 함)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특히 조직 사회에서의 반항은 상황을 잘 봐가면서 해야 하지, 반항할 상황도 아닌데 반항을 했다가는 상급자들에 의해 평생 괘씸죄로 낙인(烙印:다시 씻기 어려운 불명예스러운 판정이나 평가)찍혀 앞으로의 조직생활이 힘들어 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때론 무지(無知)하다고 욕먹고 불이익을 감수(甘受:책망이나 고통 따위를 달게 받아들임)할 각오가 되어있어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반항하면 떠오르는 것은 아이의 반항청소년의 반항이라는 단어이다. 대체로 반항은 2~6세 사이와 청소년기에 정상적으로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단계에서 아이 또는 청소년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고 이를 주장하고 싶어 하는데서 일어나거나, 환경변화로 인해 어려움을 느낄 때 일어나기도 한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아이의 고통이 반항으로 해석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경우는 아이를 이해 해 주고, 그의 말에 귀 기울이고, 사랑으로 감싸주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항을 통제하기위한 적당한 단호함을 갖고 행동을 교정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의 지혜가 절대 필요하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반항은 정상적으로 여겨지므로 반항의 단계는 어떤 의미에서는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 아이가 성격, 정체성(正體性:변하지 않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성질, 또는 그 성질을 가진 독립적 존재), 개성을 형성하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혹자(或者:어떤 사람)‘10()의 문제아란 없다. 그저 성장 통()을 앓는 이치(理致)이다.’고 말한다. 그러나 청소년의 반항은 한 가정에서나 사회적으로 수수방관(袖手傍觀:팔짱을 끼고 보고만 있음)할 수만은 없다. 한마디로 슬기롭게 잘 넘어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가정이나 사회적으로, 무엇보다도 본인에게 있어 더러는 황폐(荒廢:정신이나 생활 따위가 거칠어지고 메말라 감)하게 되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통계 자료에 의하면 대부분의 청소년은 사춘기를 큰 문제없이 넘기지만, 100명중 5~10명은 심각한 사춘기를 겪는다.’고 하며, 소아청소년정신건강학과 김붕연교수는 반항적인 태도·공격성과 같은 심각한 사춘기 증상은 청소년 우울증 증상과 일치하며, 조상대상자 4명당 1명은 실제 우울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반항장애인데 불순종적 이며 도전적인 행동을 보이고, 고집이 세고 거친 행동을 보이며, 특히 권위적인 사람을 거부하고 적대적인 행동을 보이며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병적 증상으로 전문가의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 (적대적인)반항성 장애는 사회적이고 본인의 학업성취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같은 또래(나이 수준이 비슷한 무리)들 보다 문제행동의 빈도가 더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반항을 순화(純化:불순한 것을 버리고 순수하게 함)해서 우리는 보통 사춘기(思春期:보통 여학생은 12, 남학생은 14세부터-신조어(新造語)2이라고도 함)”라고 명명(命名)한다. 사춘기라 하면 떠오르는 것은? ‘짜증’, ‘반항’, ‘친구’, ‘다툼’, ‘성장이라는 단어와 몸과 마음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다. 무엇보다도 이 시기는 본인은 물론이고 부모의 각별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때이다. 성경에서는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격노(激怒:격렬하게 화를 냄)케 말찌니 낙심(落心:바라던 일이 이루지 못해 마음이 상함)할까 함이라(골로새서).’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에베소서)’로 그리스도인들에게 가르침을 주신다. 심리상담전문가들도 올바른 자녀교육은 질타(叱咤:큰 소리로 꾸짖음)가 아니라 격려를 해주는 것이다. 언성(言聲:말소리)을 높이는 것은 결코 안 된다. 격려를 통해 아이들과 가까이 지내게 되는데, 무엇보다도 부모로서 자녀가 잘못했을 때 바로 잡아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부모 된 도리다.’고 말한다.

1950년대 십대들 전체를 대변했던 자신이 출연한 영화명 이기도한 이유 없는 반항의 주연배우인 미국의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있다. 오늘날 젊은이들이야 생소하겠지만 60~70년대 학창시절을 보냈던 기성세대들은 영화 관람은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어렴풋이나마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 당시 딘은 실제로도 반항아였고, 당시 청춘스타들에게 요구되었던 단정하고 전형적인 규준(規準:본보기가 되는 표준)에 따르지 않았으며, 평소 얼굴표정과 목소리도 고독과 회의(懷疑:의심을 품음)의 그림자가 녹아 있었으며, 눈을 찌푸리는 표정이 고독한 반항을 짙게 했는데, ‘젊음, 스포츠카, 청바지, 반항적 표정과 행동하면 사람들이 바로 그를 떠올릴 정도의 당대 영화계, 그리고 유명한 붉은 잠바를 입고 10대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재현(再現:나타냄)하여 청춘을 상징하는 불멸의 아이콘(icon:어떤 분야를 대표하거나 그 분야에서 최고의 사람이나 사물) 중 한사람이며, 소위 쿨함(cool:꾸물거리거나 답답하지 않고 시원시원함)영원한 상징으로 전후세대이후 오늘날까지도 반항의 아이콘을 불리 운다. 그러나 그는 안타깝게도 24세에 교통사고로 요절(夭折:젊은 나이에 죽음)하고 말았다.

끝으로 우리나라와 외국작가의 작품을 통해 반항에 대한 견해를 인용하고자 한다. 먼저 우리나라의 수필가이자 시인인 이승훈님이 쓴 반항해야 성공 한다고정관념에서 반항적으로 탈피하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도 이로운 영향을 끼치게 된다. 고정관념이라는 마인드는 우리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제한하고, 진정한 성공과 개인적인 마인드에 도달하는 데 방해가 된다. 고정관념이라는 족쇄를 풀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문화를 탐색하고, 타인의 의견과 경험에도 개방적이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우리는 편견을 깨고 새로운 시각을 개발하고 해결책을 발견해야하는데, 이것이 곧 성공으로 가는 길이다.’고 말한다.

다음으로 프랑스의 작가이자 철학가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알베르 카뮈의 반항하는 이들에게 주는 메시지를 보기로 하자.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한 투쟁으로 카뮈의 대표작에 시지프 신화’, ‘페스트’, ‘이방인에서 세 가지의 코드는 부조리, 반항, 그리고 사랑이다. 그의 작품 속에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부조리 속에서 좌절하지 않는 성실성이다. ‘이왕 살아가기로 한 인생을 내손에 쥐고 내 것으로 삼으라고. 그것은 삶이라는 바위를 굴리는 성실함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 한다. 최종적으로 그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세상이 부조리하지만 그렇다고 세상과 인생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부조리를 응시하며 부조리한 세계에 반항해야한다.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진정한 반항은 처절한 사고(思考:생각하고 궁리함)의 결과이다. 조용하지만 강력하다. 교언영색(巧言令色:아첨하는 말과 알랑거리는 태도)과는 정 반대이다. 반항인은 사회를 지배하는 가치에 의문을 던지고, 결국에는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꾸기도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유 있는 반항, 합리적인 반항은 변화와 발전, 그리고 개혁을 도모(圖謀)할 수 있지만, 무턱대고 순응, 순종하는 것은 정체(停滯)나 퇴보(退步)만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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