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부모(父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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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부모(父母)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08.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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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부모란 아버지와 어머니를 아울러 이르는 말, ‘양친(兩親), 어버이라고도 한다. 우리말 음()은 같지만 한자가 다른 양친(養親)은 길러준 부모나 양자(養子)로 간 집의 부모, 그리고 부모를 봉양(奉養)함의 의미로도 쓰인다. 부모의 부(:아비 부)로서 아버지를, 모는 (어미 모)로서 어머니를 뜻하고, 법률에서는 친권자(親權者)라고 하며 후견인(後見人)과 함께 법정대리인의 구성원을 이룬다. 그런데 생물학에서는 세포분열 등 무성생식을 통해 자식을 번식하는 경우에는 부모를 구별할 수 없거나 부모가 하나인 경우도 있다. ‘부모란 것은 상당히 중요한 직업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이 직업을 위한 적성검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아일랜드 출신 영국의 문학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이다. 부모가 자식을 기르는 것은 적성(適性:성질이나 성격이 그 일에 알맞음)을 따질 수 없는 누구나 하고, 할 수 있으며, 해야 하는 것으로 운명(運命: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보다는 숙명(宿命:피할 수 없는 운명)인 셈이다.

부모와 자식 간(:, 사이) 사자성어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본은 부자자효(父慈子孝:‘부모는 자애롭고 자식은 효도한다.’는 의미로, ‘어버이는 자녀에게 자애로운 사랑을 베풀고 자녀는 어버이에게 효성스러워야 한다.’는 의미)이고, 부모가 자식 사랑에 대한 것은 취공비집공휴(吹恐飛執恐虧:‘불면 날아갈까 쥐면 터질까 걱정한다.’는 의미로, ‘부모가 자식을 애지중지함을 이르는 말)이며, 자식이 부모에게 해야 할 바는 정성온청(定省溫淸:‘아침저녁으로 부모의 이부자리를 보살펴 안부를 묻고, 서늘하고 따뜻하게 한다.’는 의미로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도리를 이르는 말)이다.

부모가 명심(銘心)해야 할 명언들은 다음과 같다. ‘자식을 불행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언제나 무엇이든지 손에 넣게 해주는 일이다.’ 스위스 출신 프랑스의 계몽주의 철학자 장 자크 루소의 말이고 이제까지 관찰한바 체벌(體罰)의 효과는 그저 아이들을 겁쟁이로 만들거나 고집불통으로 만드는 것 뿐, 나는 그 이외의 효과를 본적이 없다.’ 프랑스 사상가 모럴리스트 몽테뉴의 말이며 아이에게 무언가를 약속하고 지키지 않는 것은 거짓말을 가르치는 것이다.’ 유대인의 생활 규범인 탈무드에 있는 말이다. 그렇다. 우리말에도 고기를 잡아다 주지 말고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부모 성질에 못 이겨 윽박지르거나 소리치고 때리는 것보다 이치에 맞게 하나하나 잘잘못을 따져 훗날 똑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훈계(訓戒:타일러 잘못이 없도록 주의를 줌)해야 한다. 모든 인간사에 부모자식간이건 대인관계이건 모든 것이 약속이다. 그리고 약속도 습관이다. 또한 자녀교육의 핵심은 지식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자존감(自尊感: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을 높이는데 있다.’ 러시아 사상가, 소설가 톨스토이의 말이고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에 절대 귀 기울이는 법이 없지만, 반드시 그들을 모방한다.’ 미국의 소설가, 수필가 제임스 볼드윈의 말이며 남보다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남들과 다른 사람이 될 것을 가르쳐라.’ 유대인들의 자녀교육법이다. 자존감은 자신감과 연결되기도 한다. 사회에 나와 모든 일에 있어 자신감을 갖고 하는 것은 결국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부모는 본(:본보기)이 되어야한다. 부모의 정제(精製)된 언어, 올바른 행동, 규칙적인 습관보다 더 좋은 자녀교육은 없는 것이다. 부모들은 내 자식이 다재다능(多才多能)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전문화 시대에는 한 가지만 뛰어나면 성공할 수 있다. 가능한 일찍 내자녀의 재능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그 길을 열어주고 인도(引導)해 주어야 한다.

유대인들은 전 세계에 1500만 명 정도가 분포되어 있는데 미국에는 인구의 1.5%밖에 되지 않지만 그들이 경제, 학문, 문화, 예술, 언론, 스포츠 등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오늘날 거대미국을 이끌어 가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過言)은 아니다. 그들은 자녀교육에 있어 성경과 탈무드를 기본 핵심서로 사용하고 그 가르침대로 자녀교육을 하는 것이다. 특히 유대인 부모들은 남보다 뛰어나려 하지 말고 남과 다르게 되라.’고 가르친다. 그들의 관심사는 아이의 지능이 아닌 개성(個性:고유의 특성)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타고난 재능이 있다. 아이의 재능과 개성을 발견하고 그것이 잘 성장되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역할인 것이다. 한마디로 유대인들은 자녀들을 다른 사람보다 똑똑하고 더 많이 배우고, 더 성공시키기 위해서 가르치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타고난 재능, 장기)대로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특별하게 살라고 가르친다.’는 것이다. () 받을만한 자녀교육법이다.

미국격언에 아버지가 되는 일은 쉬어도 아버지답게 되는 일은 어렵다.(Any man can be a father but it takes someone special to be a dad.)’는 말이 있고, 어느 광고 카피에 '어디에도 완벽한 아버지는 없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랑은 완벽하다.'는 말이 있다. 아버지는 우리 집 가장(家長:한 가정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다.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하고 크고 작은 일들을 결정해야하며 어려움이 있으면 해결도 해야 한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덥거나 추워도 생활전선 밖에 나가 아무리 힘들어도 불평불만 한마디도 하지 않고 묵묵하게 가족들을 위해 일한다. 때로는 별을 보고 나가 별을 보고 집에 들어오기도 한다. 그래도 가족들을 위해 집에 들어오면 환한 웃음으로 식구들 챙기고 안위(安危:안전하고 위태함)를 묻는다. 그런데 어떤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역할에 낙제점수인 아버지도 더러는 있다. 생활비도 주지 않거나 외유내강(外柔內剛)의 본래 의미와는 다르게 밖에서는 돈도 잘 쓰지만 집안에서는 콩나물 값도 일일이 따지는가 하면, 더 심한 경우는 술독에 빠져있고, 때로는 폭력을 휘두르기도, 도박에 빠지기도, 첩실(妾室)을 두고 딴 살림 차리는 경우도 있다. 한 마디로 우리들의 아버지는 두 부류(部類)로 가정에 충실한 아버지와 충실하지 못한, 직무유기(職務遺棄)상태인 경우가 있다. 그러나 두 부류의 아버지 중 가정에 불충실한 아버지도 결국은 내 아버지 이다. 부모 자식 간은 천륜(天倫)이다. 잘 해줬다고 아버지이고, 잘 못해줬다고 아버지가 아닌 것이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어머니는 어떠한가? 내 어머니는 맥가이버(만능 인간)이다. 집안에 모든 일들, 손이 가는 곳이라면 모두 해결하는 해결사이다. 특히 우리에게는 선생님. 의사, 간호사, 요리사, 수리공 등이 되기도 한다. 특히 무엇보다도 우리의 멘토와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어떤 이가 말 했던가? ‘이 세상에서 믿을 사람은 어머니 밖에 없다고.’ 맞는 말인 것 같다. 세상을 살아온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어머니의 말들이 틀림없이 거의 맞아 떨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시인이자 국문학자, 영문학자 무애(无涯) ()양주동님 작사(作詞), 한국 작곡가회장 작곡가 ()이흥렬님 작곡(作曲) ‘어머님의 마음의 노랫말 가사 1~3절 전체를 인용한다. ‘(1)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 하시네/ 하늘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2) 어려선 안고 업고 얼러 주시고/ 자라선 문 기대어 기다리는 맘/ 앓을 사 그릇 될 사 자식 생각에/ 고우시던 이마위에 주름이 가득/ 땅위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어머님의 정성은 그지 없어라. (3) 사람의 마음속엔 온 가지 소원/ 어머님의 마음속엔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을 위하여/ 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 그 무엇이 거룩하리오/ 어머님의 사랑은 그지 없어라.’ 4분의 3박자로 된 이 곡은 잔잔하고 평범하게 흐르다가 강력하게 말하는 호소력을 지녀,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 이의 마음을 뜨겁게 감동시키기에 결코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 이 노래는 자식을 기르기 위해 희생하는 어머님의 마음을 잘 묘사한 시()에 감미로운 멜로디가 어우러져 어린이로부터 장년에 이르기 까지 누구나 애창(愛唱)되어 왔던 곡()이었지만 오늘날은 예전처럼 잘 불리지는 않으며, 기억에서도 희미해져 가고 있지만, 어머니의 모든 의미가 담겨있고 대변(代辯)할 수 있는 이 글을 기회로 노랫말 가사 한 구절 한 구절 읽어가며 생전에 계시거나, 특히 작고(作故)하신 어머님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마음속에 감사함을 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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