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비감(悲感)과 우울(憂鬱)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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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비감(悲感)과 우울(憂鬱)감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09.0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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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비감(:슬플 비 :느낄 감)의 사전적 의미는 처량하고 슬픈 느낌’, ‘그런 느낌이 있음으로 유의어에는 비애(悲哀:슬픔과 설움), 슬픔, 애감(哀感), 추연(惆然:처량하고 슬픔)이 있다. 동사(動詞:사물의 동작이나 작용을 나타내는 품사)비감하다뭉클하다, 서럽다, 슬프다이다. 우울 감(:근심할 우, :막힐, 우거질 울, :느낄 감)마음이 답답하거나 근심스러워 활기(活氣:활발한 기운)가 없는 감정으로, 반의어가 명랑(明朗:밝고 환함)이다. 심리학에서 우울은 반성과 공상이 따르는 가벼운 슬픔으로 유의어에는 그림자, 울결(鬱結:가슴이 답답하게 막힘)이 있다. 특히 병적증상인 우울장애(憂鬱障碍)에는 지속되는 우울 감, 죄책감, 절망감, 무기력 감, 무가치 감, 흥미나 쾌락의 현저한 저하, 수면 및 식욕이상 따위를 특징으로 하는 일종의 정신적 장애로 오늘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올 수 있고 나을 수 있지만, 나아도 언제든지 재발(再發:다시 생겨나거나 발생함)할 수도 있는 마치 감기와 같지만, 심한 경우는 매우 위험하고 때로는 치명적(致命的)일 수도 있는 병()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즐겁고, 기쁘고, 행복한 일만 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은 슬프고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어찌 보면 이것이 우리네 삶이고 불가항력(不可抗力: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음)적일 수도 있다. 단지 슬프다라는 표현보다 좀 더 성숙된 표현으로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에는, 애수(哀愁:가슴에 스며드는 슬픈 근심), 애상(哀想:슬픈 생각), 비애(悲哀:슬픔과 설움), 그리고 비감이다. 상황별로 보면 애수는 마음을 서글프게 만드는 슬픈 시름(마음에 걸려 풀리지 않고 항상 남아 있는 근심과 걱정)으로 노래나 문학작품(, 애수의 소야곡)에서 주로 발견되고, 애상은 죽은 사람을 떠올리며 슬퍼하거나, 슬퍼하고 가슴 아파함으로 시간과 연관(누군가를 잃었을 때 마음이 아픈 것은 대상과 함께 보낸 즐겁고 행복한 시간과 연관되기 때문)되는 경우가 많고, 비애는 주로 작품에 숨겨진 뜻을 설명(영화인 나운규의 아리랑은 일제 강점기의 항일정신과 비애를 형상화한 작품)할 때 쓰인다. 그리고 비감은 바로 슬픈 느낌[그는 아내의 무덤 앞에 과거 아내와의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비감에 젖어비통(悲慟:슬퍼하여 울부짖음)해 했다.]이다.

비감에 젖기에 충분한 노래의 대표 격이 한명희 작사, 장일남 작곡 가곡 비목(碑木)’이다. 특히 노년에 홀로 살면서 밤 시간에 이 노래를 들으면 가사(歌詞)도 가사이지만 곡(), 멜로디만으로도 자신의 처지(處地:처하여 있는 사정이나 형편)와 맞물려 비감(쓸쓸하고 처량하며 서글픈 마음)이 들어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게 된다. 그리고 가사의 고난(苦難)스런 배경이나 단조(短調:단음계로 된 곡조)에서 느껴지는 고독·우수(憂愁:근심, 걱정) 등의 감정이 공감을 일으켜, 꼭 자신의 이야기인 양 들려온다. 그런데 노년에는 비감이 드는 횟수가 잦으면 우울 감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그리고 천명(天命:타고난 수명)이 다해 죽음을 맞기 이전 몇 년 전부터 비감이 드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우울증, 즉 우울장애는 의욕(意慾: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마음이나 욕망) 저하와 우울 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認知:어떤 사실을 인정해서 앎) 및 정신적·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병적 증상이다. 우울증은 감정이나 생각, 그리고 신체 상태나 행동 등에 변화를 일으키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중병(重病:심각한,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병)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이는 한 개인의 삶에 영향을 주며, 일시적인 우울감은 사람마다 가끔씩 느낄 수도 있지만, 그것이 매일, 장기간 느끼게 된다면, 단순히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어서 자신의 의지로 없앨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러므로 전문가를 찾아 상담 및 치료를 받아야만 호전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서구권에서는 평생 유병률(有病率)10.1%~16.6%로 높은 수준을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나 비서구권 나라에서는 5%~6.7% 비교적 낮은 수준의 유병률을 보인다고 한다.

우울증에 대한 원인은 무엇인가? 우울증은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악() 영향을 미치는 상태로, 의학전문가들에 의하면 우울증은 첫째가 생물학적 원인(갑상선 호르몬 등 신경전달 물질 이상), 둘째 신체적 원인(갑상선 질환, 내분비 질환), 셋째 심리적 원인(낮은 자존감, 의존적이나 소심한 성격, 완벽주의자) 넷째 일부 유전적 원인(가족력), 마지막으로 정신적 충격 원인(이혼, 사별 등)이나 사회적 원인(부정적인 사건, 사고) 등이다. 더러는 젊은 시기, 특히 사춘기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개는 노년기에 나타나며, 통계에 의하면 고령자 6명 중에서 1명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특히 노인 우울증은 빈곤이나 소득감소, 배우자의 죽음으로 상실감, 만성질환의 악화, 점진적인 독립심 상실, 그리고 사회적 고립으로 말미암은 고독감이 원인이다.

우울증의 증상은 어떠한가? 정상적인 사람들도 가끔은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경우가 있다. 특히 사춘기시절은 누구나가 느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비 오는 날에는 우산도 쓰지 않은 채 비를 흠뻑 맞으며 하염없이 길을 걸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 우울 끝에서 카타르시스[catharsis:마음의 정화(淨化)]를 느끼기도 한다. 이런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병적 우울증의 특징은 의학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자면, 첫째 우울증이 2주 이상 오래간다. 둘째 식욕과 수면 그리고 체중문제(너무 많거나 적음)가 심각하다. 셋째 스스로 우울증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초조하고 불안함)과 신체적 이상(피곤하거나 에너지 감소)이 일어난다. 넷째 사회적, 직업적 역할 수행에 심각한 지장이 있다.(학생이 공부를 할 수 없을 정도, 가정주부가 살림을 전혀 못할 경우, 관심 및 흥미가 없음, 집중력저하, 우유부단함) 다섯째 드물게는 정신병적 증상인 환각[幻覺:감각기관을 자극하는 외부 자극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지각함: 환시(), 환청(), 환후(), 환미()]이나 망상(妄想:이치에 어그러진 생각)이 동반된다. 마지막으로 중증인 경우 반복적인 극단적 선택(자살) 시도 등이 있다.

우울증의 치료책은 무엇인가? 당연히 전문 의사와 상담으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심리요법)가 있다. 특히 주된 치료는 약물치료인데 항우울제는 대부분 비슷한 효능을 보여 약물 투여 2~3주 후에 효과를 보이기 시작하며, 대개 4~6주가 지나면 충분한 효과가 보여 전체 환자의 2/3가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리고 6개월 정도 약물 치료를 계속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경험자로 말하고자 한다. 우울증 치료약은 종류가 수 없이 많다고 한다. 환자 본인에게 잘 맞아 치료가 잘 되는 경우가 있지만 문제는 치료약이 맞지 않아 심각한 부작용을 겪는 경우가 더러는 있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약을 끊어야 한다. 병원 처방약을 복용해도 더 심해져 가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대체로 우울증의 사이클(cycle:주기)은 처음은 불면으로 시작해 중간단계에 이르면 거식증(拒食症:먹는 것을 거부하거나 두려워하는 병적 증상)이 오고, 심하면 음식물을 보면 구역질이 나오기까지 하며, 안절부절 한자리에 있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거나 주변을 배회해야 조금은 편하게 되며,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기까지 하게 된다. 사실 발단의 시작은 잠을 자지 못한 데서부터이다. 수면유도제부터 항 우울증 약들 모두 버려버리고 버티어 나가야 한다. 사람은 잠을 자지 않고 버티면 언젠가는 잠이 오게 되어 있다. 길게 잡고 2주 동안만 버텨보아라. 서서히 잠이 오기 시작하고 우울증도 서서히 차도(差度:병이 점점 나아가져 가는 정도)를 보이게 될 것이다. 굳은 의지 그리고 독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단 한 가지 병행할 것은 영양섭취는 충분히,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특히 충분한 수분 섭취는 필수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야만 체내의 약성분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끝으로 우울증의 예방법은 무엇인가? 사실 의학 전문가들도 입증된 예방법은 없다고 한다. ‘스트레스 조절’, ‘위기의 순간에 가족들이나 친구들과의 돈독(敦篤:서로의 사랑이 깊고 성실함)한 관계’, ‘취미활동이나 운동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밥 잘 먹고, 물 잘 마셔야 하듯 마음을 잘 먹어야 하는 생활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오늘날 남녀노소(男女老少) 모두에게 필요하지만 특히 노년의 삶은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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