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효도(孝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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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효도(孝道)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07.21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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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효도란 부모를 잘 섬기는 도리(道理: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바른 길)’부모를 정성껏 잘 섬김의 의미로 유의어에 효친(孝親), 반포(反哺), 순효(順孝), 동온하청(冬溫夏凊: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부모를 잘 섬기어 효도함)이 있고, 효제(孝悌)부모에 대한 효도와 형제애에 대한 우애를 통틀어 한 말이다. 한자(漢字)에 반의지희(班衣之戱)란 중국 초나라 때 효자(孝子)인 노래자(老萊子)가 일흔 살에 늙은 부모님을 위로하려고 색동저고리를 입고 어린이처럼 기어 다녀 보였다는 데서 유래(由來)한 것으로 늙어서 효도함을 의미한다.

표의문자(表意文字)인 한자 ()는 아들이 노인을 업고 있는 모양의 글자이다. 효라는 개념은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행동양식 중 대표적인 것이다. 동물들 중 부모가 죽을 때 까지 자식이 부모를 봉양(奉養:부모나 조부모를 받들어 모심)하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唯一:오직 하나 뿐임))하다고 한다. 다만 민간전승(民間傳承)에 의하면 까마귀가 대표적인 효의 아이콘(icon:어떤 분야를 대표하거나 그 분야의 최고를 말함)이라고 하는데, 유교전승에 따르면 까마귀 부모 새가 늙으면 자식 새가 벌레를 물어다가 부모에게 먹인다.’는 유래에서 오조사정(烏鳥私情)’이라는 사자성어가 탄생되어 자식이 부모에게 은혜를 갚는다.’는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조상 대대로 효()사상이 굳건한 나라로 가정마다 그 가르침을 많이 받아 왔다. 특히 동양철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사상에서 유래한 효에 관한 사자성어(四字成語:교훈이나 유래를 담고 있는 한자 네 자로 이루어진 성어)들에는, 사친이효[事親以孝:화랑의 세속요계(世俗五戒:신라 화랑의 다섯 가지 계율중 하나로 효도로써 어버이를 섬김’), 원걸종양(願乞終養:부모가 돌아가실 때 까지 봉양하기를 원한다는 부모에 대한 지극한 효심’), 반포지효(反哺之孝:자식이 자라 부모를 봉양함), 혼정신성(昏定晨省:해가 저물면 잠자리를 봐 드리고 아침에는 문안을 드려 살핀다는 의미로 조석으로 부모의 안부를 물어 살피는 것’)와 비슷한 의미의 조석정성(朝夕精省))이 있고, 노래지희(老萊之戱:자식이 나이가 들어도 부모의 자식에 대한 마음은 변함이 없다는 의미로 변함없이 자식도 효도를 해야 함’) 등이 있다. 그런데 가장 부모님 살아생전 효도를 다 하지 못한 자식들의 마음을 저미게(칼로 도려내듯이 아프고 쓰라린) 하는 것은 풍수지탄(風樹之嘆:바람과 나무의 탄식이란 의미로 부모님 돌아가신 후에 생전의 효도하지 못함을 뉘우치고 한탄함’)이고, 하나 더 중국 한()나라 때 한영이 쓴 한시외전에서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멈추지 않고, 자식이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라는 것으로, 부모 살아생전 효도하지 않고 돌아가신 후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부모님 살아생전 효도할 것에 대한 마음을 다짐하게 하는 성어(成語)의 글귀이다.

다음으로 동·서양의 철학자, 명사(名士)들의 효에 대한 명언들은 무엇이 있는가? ‘어버이께 효도하면 자식이 또한 효도하고, 이 몸이 이미 효도하지 못했으면 자식이 어찌 효도 하리오.’ 중국 주()나라 정치가 강태공의 말이고, ‘부모에게 잘못이 있을 때는 공손히 간()하라. 설사 간하는 말을 받아들이시지 않아도 공경해야 한다. 속으로 애태우더라도 부모를 원망해서는 안 된다.’‘5(五刑:죄인을 다스리는 형벌)3천 가지이지만, 그 죄가 불효보다 큰 것은 없다.’는 공자님의 말씀이며,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두 분 아니시면 이 몸이 살았을까? 하늘같은 은덕을 어디다가 갚사오리.’ 조선시대 문신이자 문인 송강(松江) 정철선생님의 말씀이다. 그리고 내 자식들이 해 주기를 바라는 것과 똑같이 네 부모에게 행하라.’부모를 섬길 줄 모르는 사람과 벗하지 마라. 왜냐하면 그는 인간의 첫걸음을 벗어났기 때문이다.’는 소크라테스의 말이고, ‘어버이를 공경함은 으뜸가는 자연의 법칙이다.’ 로마의 황제 발레리우스의 말이며, ‘저울의 한 복판에 세계를 싫어 놓고 다른 한쪽 편에 나의 어머니를 실어 놓는 다면, 세계의 편이 훨씬 가벼울 것이다.’ 랑구랄의 말이다. 특히 자식이 부친을 존경하지 않는 것은 경우에 따라 용서될 수 있는 것이지만, 모친에게도 그렇다면 그 자식은 세상에 살아 있을 가치가 없는 못된 괴물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장자크 루소의 말이다.

유불(儒彿)사상에서의 효에 대한 가르침은, ‘어린 자식의 똥과 오줌 같은 더러운 것도 그대의 마음에 거리낌이 없고, 늙은 어버이의 눈물과 침이 떨어지면 도리어 미워하고 싫어하는 뜻이 있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어버이를 공경하여 모셔라. 젊었을 때 그대를 위하여 힘줄과 뼈가 닳도록 애쓰셨노라.’ 명심보감에 있는 말이며, 불경(佛經)자식은 부모를 받들어 봉양함에 모자람이 없게 하고, 자기 할 일을 먼저 부모에게 여쭈며, 부모가 하시는 일에 순종하여 어기지 말며, 부모의 바른 말씀을 어기지 말며, 부모가 하시는 바른 일을 끊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는 가족과 이웃 간의 생활윤리의 가르침인 선생경(善生經)’에 있으며, ‘슬프도다! 부모님은 나를 낳았기 때문에 평생 고생만 하셨다.’ 유고의 경전중 하나인 시경(詩經)에 있는 말이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하고, 시공(時空)을 초월해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자연의 이치이다. 가정과 가족을 잘 돌보는 것, 그 중에서도 으뜸인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하늘과 조상님들의 은덕(恩德:은혜와 덕)을 입을 수 있는 제일의 보상(報償)이자 답례(答禮))인 것이다. 독일 속담에 부모는 10자식을 거느릴 수 있어도, 10자식이 한 부모 모시기는 어렵다는 말이 있다. 요즘 세태(世態:세상의 상태나 형편)를 극명(克明:매우 분명하게 밝힘)하게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구순(九旬:90)의 부모가 외출하는 칠순(七旬:70)의 자식에게 얘야! (아범아! 어멈아! 애비야! 애미야!) 차 조심해라!’ 이것이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인 것이다. 오늘날은 100세 시대이니 젊은이나 중년들만이 아닌 노년에 노부모님을 모시고 효도해야 하는 경우도 더러는 있는 것이다.

사실 딸자식은 대개 그렇지 않아도, 아들자식은 이성을 알게 되면 부모와는 멀어지는 법이며, 특히 오늘날은 결혼하고 나면 내 부모님보다는 내 자식, 아내, 처가에 비중(比重;중요성의 정도)을 둔다. 며느리 눈치 보느라 찾아오거나 안부라도 묻는 전화는 특별한 행사 아니면 없다. 매달 용돈을 보내주는 자식도 그렇게 흔치는 않는 듯싶다. 양대 고유 명절이나 어버이날, 생일날만이라도 챙겨 주면 고마운 일이다. 저희들 먹고 살기도 빠듯한 세상이다. 고물가에 교육비, 남 하고 다니는 만큼은 하고 다녀야 하는 것이 요즘 젊은이들의 사고방식이고 생활상()이다. ‘내가 저희들 키울 때 어떻게 했는데?’하며 노()하거나 서러워 마라. 나도 어려서, 젊어서 내 부모도 나에게 그렇게 해 주셨다. 오히려 나는 내 자식에게 바라는 만큼 내 부모에게 했는가?’ 반문(反問)해 보아라. 그러면 마음도 편안하고 십분(十分:아주 충분히, 족히) 이해도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식은 울타리이다. 노년에 자식들에게 바라지도 말고, 기대려하지도 말며, 내 인생 말년 행복은 내가 만들어야 한다. 마음 하나 잘 먹으면 되는 것이다. 아들 며느리, 딸 사위, 손주들 무탈하고, 각자 제 위치에서 자기 할 일 하고 있으면 감사해 하라.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노년에 내게 와서 손 안 벌리고, 귀찮게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효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진정한 효도란 무엇인가? 거창한 것 아니다. 간단하다. 제 몸 건강하고, 제 식구들 끼리 화목(和睦)하며, 자신의 성공을 위해 노력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본인 잘 되는 것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다.

끝으로 연로(年老:나이가 많음)하신 부모님이 생전(生前)에 계신 이 글을 읽는 모든 자식들에게 불경(佛經)의 가정윤리 중 효()에 관한 경전(經典)인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에 나오는 글을 인용(引用)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고자 한다.

늙어 기력이 약해지면 의지할 사람은 자식과 며느리 밖에 없다. 아침저녁으로 부드러운 말로 위로하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식과 잠자리를 마련해 드리고, 즐겁게 말 상대를 해 드림으로써 노년의 쓸쓸함을 덜어 드리도록 하여라.’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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