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경인아라뱃길에서 한강까지 유람선 뜬다” 인천 관광 활성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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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기획] “경인아라뱃길에서 한강까지 유람선 뜬다” 인천 관광 활성화 ‘시동’
  • 이복수 기자  bslee9266@hanmail.net
  • 승인 2023.07.1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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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울항 조성’...인천 섬~서울운항 가능성 높아
여행업 측, 인천 주도 아라뱃길 관광 사업 추진 필요
“유람선 북적이는 경인아라뱃길” 지역사회 기대감 커
인천시가 경인아라뱃길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 방안 마련에 시동을 켠다.  사진은 지난 5일 유정복 인천시장이 경인 아라뱃길 아라타워에서 활성화 방안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SNS)
인천시가 경인아라뱃길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 방안 마련에 시동을 켠다. 사진은 지난 5일 유정복 인천시장이 경인 아라뱃길 아라타워에서 활성화 방안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SNS)

| 중앙신문=이복수 기자 | [편집자주] 인천시가 경인아라뱃길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 방안 마련에 시동을 켠다. 최근 서울시가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이른바 서울항 조성사업을 구상하면서 경인아라뱃길이 지나는 인천이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처다. 유정복 시장은 최근 서구 경인아라뱃길을 전격 방문한 자리에서 인천의 섬과 서울 여의도를 잇는 유람선 노선을 개발하겠다는 관광 구상을 제시했다. 인천시가 구상한 서해 섬과 서울을 잇는 경인아라뱃길 관광 활성화 방안이 서울시의 크루즈 유치와 시너지를 내면서 인천만의 관광 콘텐츠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경인아라뱃길 통과 서울항 프로젝트, 인천 들러리전락 우려

최근 서울시가 오는 2026년까지 여의도 선착장에 1천톤급 이상의 유람선이 정박할 수 있는 서울항 건립 추진을 선언하면서 서해와 한강을 잇는 경인아라뱃길 항로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는 인천항에 정박하는 대형 크루즈 승객들이 한강행 유람선을 타고 여의도에서 내려 서울을 관광하거나, 여의도에서 크루즈를 타고 서해뱃길을 지나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 정기운항에 맞춰 선박 길이가 약 66m1천톤급 이상의 유람선이 여의도 선착장에 정박할 수 있도록 현재 65m인 여의도 선착장을 95m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어 여의도 선착장에 CIQ(세관 검사, 출입국 관리, 검역) 기능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서울시의 계획이 현실화하면 그동안 주운기능을 상실한 경인아라뱃길에 유람선이 활발히 오가게 돼 뱃길 활성화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 20125월 정식 개통한 경인아라뱃길은 인천부터 경기도 김포를 거쳐 한강으로 연결되는 길이 18, 너비 80m, 수심 6.3m에 이르는 인공 수로이며 조성에만 26759억 원이 투입된 천문학적인 국가사업이다.

그러나 경인아라뱃길은 최근까지도 물류와 해운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환경부 산하 경인아라뱃길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2월 초 발표한 최종 권고문에 따르면 20125월 아라뱃길 개통 이후 홍수 조절 기능은 애초 목표를 달성하고 있지만, 항만물류 실적은 애초 계획 대비 8~20%수준에 그쳐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지역사회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지역에서는 경인아라뱃길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거 재임 시절 추진한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발전된 버전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지난해 당선 이후 사업 검토에 나섰다. 특히 여의도 선착장에 1천톤급 이상의 유람선이 정박할 수 있는 서울항 건립을 통해 제주도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크루즈 관광객을 서울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의 크루즈 유치 구상을 두고 인천 지역사회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경인아라뱃길~한강 간 유람선이 활성화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여의도 선착장에 큰 배가 정박할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해양레저측이 운영 중인 경인아라뱃길과 한강을 오가는 부정기 유람선의 경우 여의도에 배를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여의도에 도착하더라도 아라김포여객터미널로 회항해야 했다.

서울시가 대규모 선박 접안이 가능한 시설을 건립한다면 인천시가 구상하고 있는 서해 섬들과 서울을 잇는 유람선 운항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구체적으로 덕적도 자전거 항로, 인천상륙작전과 연계한 팔미도, 이작도 노선 등을 개발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서울항 터미널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청)
서울항 터미널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청)

그러나 서울시의 서울항 프로젝트가 오로지 중국인 등 크루즈 노선에 한정한다면, 경인아라뱃길은 서울로 향하는 통과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서울시가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활발해진 송도 크루즈여객터미널과 여의도를 잇는 유람선을 우선하여 추진하면, 크루즈선 입항 활성화로 이제 막 기지개를 켠 인천 관광수요를 대거 빼앗길 것으로 우려된다.

인천의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송도에 새롭게 크루즈 전용 국제여객터미널이 들어서 점점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인천을 찾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버스를 대절해 서울 인사동 등으로 향하고 있다. 정작 인천지역을 관광하는 수요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서울시가 경인아라뱃길을 경유하는 유람선 사업을 추진하면 가뜩이나 힘든 인천 관광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경인아라뱃길 방문 유 시장, 서해 도서~경인아라뱃길~여의도 잇겠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최근 경인아라뱃길을 방문해 경인아라뱃길을 활용한 인천 관광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유 시장은 아라타워 전망대에서 경인아라뱃길과 서해 도서를 연결하는 유람선 운행과 도서 지역 관광 활성화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시는 구체적으로 유람선이 지나는 아라뱃길 주변 경관사업으로 꽃길(목상교~계양대교 남북측 구간) 조성사업과 귤현나루 야간조명 설치 등을 예로 들었다.

시는 또 서울시와 협력해 서울 여의도~시천나루~아라인천여객터미널~팔미도~덕적도까지 이어지는 유람선 노선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에 서울시와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련기관과 업무협약(MOU)을 맺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는 경인아라뱃길 주변이 개발제한구역(GB)인 것을 감안해 새로운 개발 사업보다는 기존의 자원을 살려 관광 자원화하는 방향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미 조성한 서구 정서진 등 기존 자원을 최대한 활용, 인천을 알리고 인천 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유 시장은 아라뱃길과 서해 도서를 연결하는 유람선 운행을 추진하는 등 친수공간 인프라 구축으로 시민행복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유람선 북적이는 경인아라뱃길지역사회 기대감

경인아라뱃길의 중간지점인 서구 시천동에는 유람선이 정차할 수 있는 임시 선착장이 있다. 그러나 유람선 운항이 정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선착장 시설은 수년째 방치되며 사실상 무용지물에 그치고 있다.

서울항 프로젝트를 계기로 경인아라뱃길 유람선이 정기적으로 운영하면 아라뱃길이 지나는 서구와 계양구 일대에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물론 방문객 급증으로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서구 검암동에 거주하는 송모씨(40·)몇 년 전에 검암역 주변에 서해5도 회센터가 조성됐지만 잘 알려지지도 않아서 그런지 방문객이 크게 늘지 않았다검암역 유람선 기착지가 활성화되면 기존 자전거 라이더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주변 상권이 좀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계양구에 거주하는 김모씨(50)아라뱃길 주변 경관이 잘 꾸며지면 주민들의 휴식 공간이 더욱 편리하게 바뀔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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