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총선 앞두고 시작된 철도노선 신설 경쟁의 실효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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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기획] 총선 앞두고 시작된 철도노선 신설 경쟁의 실효성은
  • 남용우 선임기자  nyw18@naver.com
  • 승인 2023.06.2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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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검단과 남동구 운연동을 잇는 인천지하철 2호선을 주안~연수구~송도국제도시로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노선도. (사진제공=박찬대 국회의원실 제공)
인천 서구 검단과 남동구 운연동을 잇는 인천지하철 2호선을 주안~연수구~송도국제도시로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노선도. (사진제공=박찬대 국회의원실 제공)

|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 [편집자주] 인천 서구 검단과 남동구 운연동을 잇는 인천지하철 2호선을 주안~연수구~송도국제도시로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지역에 놓인 다양한 철도노선이 상대적으로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신도심 위주로 조성, 도시 조성이 오래된 구도심 지역 주민들의 소외감과 지역 발전에 저해요인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구도심과 신도심을 잇는 철도노선을 신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구도심 지역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연수갑허종식(동구미추홀구갑) 국회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구도심 지역 철도노선을 현재 인천시가 추진 중인 제2차 인천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용역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해당 노선이 완성되면 인천 전역을 순환하는 철도망이 완성되는 것은 물론 인천 구도심 발전의 새로운 구조와 틀을 제공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역 국회의원의 철도망 구축 제안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인천 곳곳에서 철도망 구축 등 내년 총선 표심을 의식한 선심성 제안이 쏟아질 경우 정작 필요한 교통 인프라 구축이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 주장의 실현 가능성 등을 짚어본다.

# “인천2호선 주안~연수 연장, 인천 최대 철도 환승망 구축

더불어민주당 박찬대·허종식 국회의원은 최근 인천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천지하철 2호선 미추홀구 주안~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연장노선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인천2호선 시민공원역에서 연수구를 거쳐 송도국제도시까지 약 9의 철도노선을 신설하는 방안이다. 현재 운영 중인 수인분당선과 제2경인선(사업 구상 중) 환승이 가능한 청학역을 신설하는 게 핵심이다.

두 의원은 위와 같은 인천2호선 연장안은 경인전철 인천역과 인천2호선 시민공원역, 미추홀구와 연수구, 중구 등 인천 구도심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조성하는 인천 최초 철도 순환망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철도노선 신설을 위한 최우선 과제인 사업비는 절반이 좀 넘는 60% 국비 확보안을 제시했다. 주안~연수 연장 사업비는 모두 18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후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으면 60% 수준의 국비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연장노선이 지나는 곳에 주안7·8 일원 재개발, 송도테마파크 사업 등 대형 사업이 추진 중인데다 정부가 논의 중인 1기신도시 특별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청학사거리 일원 노후 아파트 재개발 등 역세권 개발이 가능해 국비 확보가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허종식 의원은 원도심은 낙후된 지역이 아닌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이 큰 지역이란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이번 제안 노선은 인천 원도심 발전의 새로운 구조와 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의원은 수인분당선 송도역과 연수역 사이에 인천2호선 청학역을 신설하면, 이곳에서 출발해 인천발 KTX(송도역 출발)와 경강선을 이용해 부산은 물론 목포, 강릉까지 연결된다인천 원도심이 서울과 전국을 잇는 허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종식·박찬대 의원의 노선 제안에 대해 인천시는 일단 검토해 본다는 입장이다. 인천시가 앞서 제1차 인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용역에서 제안 노선에 대해 검토해본 적이 있는데, 그 당시와 지금의 개발 여건이 많이 달라진 만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시는 지난 4월 착수한 제2차 인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 수립 용역에 정치권에서 제안한 인천2호선 주안~연수 연장선 타당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인천2호선 주안~연수 연장선의 타당성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용역을 통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불붙은 철도노선 신설 경쟁, 인천시민 피로감만 가중

허종식·박찬대 의원의 이번 철도노선 제안을 두고 내년 총선 공약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재외동포청 유치, 바이오 분야 대기업 진출, SSG 랜더스 돔구장과 스타필드 청라 등 최근 인천지역 개발 관련 뉴스의 대부분은 신도심이라 할 수 있는 경제자유구역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지역 내 대규모 기업투자도 전무한데다, 주민들의 생활 여건도 좋지 않은 구도심에서 지역사회 발전을 외칠 수 있는 철도노선 유치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특히나 구도심지역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철도노선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다는 것. 결국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구도심은 구도심대로, 대기업과 대형 쇼핑몰 유치가 확정된 신도심은 신도심대로 철도를 새로 놓겠다는 신설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앞서 정치권에서 제안한 인천2호선 주안~송도 노선에 대해 인천시가 검토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용역은 2025년이 되어야 끝난다. 4년 임기의 국회의원을 선출하고도 1년이 지나서야 검토 결과가 나온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인천시 검토를 거쳐 국토부와 기재부 등 정부의 타당성 검토가 끝나고 노선 착공이 결정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 보니 내년에 시민들에게 약속하는 철도노선 신설 공약은 애초부터 임기 내에 지킬 수 없는 공약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예산이다. 철도 전문가들의 추산에 따르면 인천2호선 주안~송도 연장사업 예상 사업비는 1800억 원으로, 이를 환산하면 11200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다. 이 때문에 단기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천문학적인 철도보다는 버스 등 육상교통 확충이 더 효과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인천2호선은 현재 양 기점을 중심으로 강화연장, 검단~고양 연장, 경기 광명 연장 등 다양한 지역에서 논의되는데, 보다 많은 시민에게 필요한, 시급한 노선을 정해 연장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남동구에 거주하는 이모씨(45·)인천에서 KTX를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천의 지하철을 광명역으로 연장하는 게 급선무라며 시민들에게 필요한 지하철 노선을 신설하는 것이 우선되야 한다고 말했다.

서구 검단에 거주하는 강모씨(41)인천지하철을 일산 킨텍스로 연장해 GTX A노선을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뉴스를 접했다말만 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노선을 빨리 결정해서 시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구도심 지역의 철도교통망 접근성 개선 문제는 생활 여건과 직결, 지역 인구수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선거철에 공약으로 제시하기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며 상황이 된다면 기존 철도노선 연장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지만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 만큼 철도 접근성 개선을 위한 대체 교통수단 확충 등 다양한 방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용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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