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김완수 국제사이버대 교수(前 ) 여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 농사는 생각보다 위험이 따른다. 씨앗을 심고 자라나는 작물을 때에 따라 가꿀 때에는 다치는 경우가 드물지만 파종 전과 수학 전후로는 가능성이 커진다. 농기계를 사용해 논밭을 경운하고 수확한 작물을 옮겨 갈무리하는 과정에는 늘 예기치 않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크든 작든 농기계는 위급시에 사람의 힘으로는 제어하기가 어려워 신체의 끼임, 절단, 골절, 전복, 추락 등의 각종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낫이나 쇠스랑 등 작지만 날카로운 농기구도 작업 시에 베이거나 찔림 등의 사례가 드물지 않다.
그래서 농업 관련 기관에서는 편리한 만큼 위험한 농기계를 다루며 농사를 하는 과정이나 혹은 시골 살이 전반을 통해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거나 최대한 줄이기 위해 귀농귀촌 과정교육이나 청년 창업농 또는 후계농교육 그리고 농업일자리 체험(탐색) 교육과정에서 농작업 재해 안전관리과목을 필수과목으로 교육을 하는 이유다.
필자도 농촌지도직 공무원으로 농업기술센터소장 출신으로 이런 사례들을 많이 목격하고 교육을 진행하였기에 퇴직 후에도 각종 농업 관련 교육에서 농작업 안전관리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교육 시에는 안전한 농기계사용요령 위주로 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에 농한기 농기계 보관 관리 요령에 대하여 보충하고자 한다.
농한기인 겨울철에는 농기계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으므로 철저한 보관과 관리가 중요하다.
여러분도 보셨겠지만 농촌을 다니다 보면 농번기 때 사용했던 고가의 농기계를 겨울철 내내 노상에 방치하는 농가들을 볼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최소 몇 백만 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농기계를 농번기에 사용을 끝나고 농한기에 방치하는 모습을 보면 ‘저게 얼마짜리 농기계인데...’ 하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농기계 관리에 소홀하면 농기계 수명도 짧아지고 고장이 잦아진다. 농촌진흥청을 비롯해 각급 농촌지도기관에서며 내년 농사를 위해 농한기 농기계 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당부하는 이유다.
◯ 농기계의 일반적인 겨울철 관리 요령에 대해 알아보자.
농기계의 성능을 충분히 유지하면서 오래 사용하려면 미리 농기계를 깨끗이 닦고, 회전이나 절단 부위, 벨트, 체인 등을 점검 후 철저히 정비해야 한다. 볼트나 너트가 잘 잠겨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클러치, 레버, 벨트는 풀어서 보관하며, 녹슬기 쉬운 부분은 오일이나 그리스를 발라둔다.
경유를 쓰는 농기계는 연료통에 습기나 녹을 막기 위해 연료를 가득 채워 두는 것이 좋다. 휘발유를 쓰는 농기계는 가스가 생길 수 있으므로 연료통을 완전히 비워 두어야 한다. 그리고 엔진이 얼지 않도록 라디에이터에 부동액을 섞은 물을 규정량에 맞게 채워 두어야 한다. 냉각수를 뺄 때는 라디에이터에 물이 없다는 내용을 적어 붙여 놓는 것이 좋다.
타이어는 표준 공기압보다 조금 더 넣어주어야 한다. 주차브레이크를 건 상태에서 바퀴 앞뒤로 고임목을 놓아 땅에 닿지 않게 하고, 가능하면 창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 기종별 보관 시 유의사항에 대해 알아보자.
트랙터는 클러치를 밟아 고정하고, 부착된 작업기는 떼어놓거나 바닥에 내려 두어야 한다. 이앙기는 이앙암 스프링이 풀린 상태로 두고, 육묘상자는 깨끗이 씻어 30단 내로 쌓아둔다. 콤바인은 회전 부위, 베는 날, 벨트, 체인 등에 감겨있는 지푸라기와 잡초 등을 빼내고 녹슬지 않도록 날에 그리스를 발라 둔다.
방제기는 약제가 남아 있지 않도록 맑은 물로 씻어내고, 호스 안쪽의 물을 완전히 빼놓는 것이 좋다. 각종 작업기, 공구, 부품은 기름을 묻힌 걸레로 닦아 정돈하고, 배터리는 누전되지 않도록 마이너스(-) 단자를 떼어 놓는 것이 좋다.
농기계 관리와 정비요령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농촌진흥청 농업기술포털 ‘농사로 (http://www.nongsaro.go.kr) 농자재→ 농기계→ 농기계관리’에서 볼 수 있다. 지금이라도 우리집 주변을 돌아보며 방치해 놓고 있는 농기계는 없는지 살펴보고 만약 방치된 농기계가 있다면 전용보관 창고로 이동하여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여 안전하게 보관하자. 못자리판을 비롯해 각종 농자재도 함께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