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반성(反省)과 후회(後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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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반성(反省)과 후회(後悔)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10.1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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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반성(self-reflection)이란 자신의 언행(言行)에 대하여 잘못이나 부족함이 없었는지 돌이켜봄의 의미이며 유의어에는 각성(覺醒:자기 잘못을 깨달음), 뉘우침, 성찰(省察:자기 마음을 반성하고 살핌)이 있다. 후회(regret)이전의 잘못을 깨우치고 뉘우침의 의미이며 유의어에는 감회(憾悔:한탄하고 뉘우침), 회한(悔恨:뉘우치고 한탄함), 뉘우침이 있다. 그런데 후회와 미련(未練:깨끗이 잊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 있는 마음)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같은 점은 살아가다가 되돌아보는 순간이다.’ 그러나 다른 점은 후회는 아직 기회가 남아있기도 하여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나아갈 수 있는 상태이지만, ‘미련은 과거에 남아 머물러 있기 때문에 마음을 가다듬을 의지도 앞으로 나아갈 의지도 없이 그저 과거의 어느 시점에 머문 채 모든 것을 멈추고 가슴 아파할 뿐이다.

그렇다면 반성과 후회는 같은 것도 같고, 다른 것도 같은데 차이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보통 반성은 하더라도 후회는 하지 말자라고 종종 말한다.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반성은 해도 후회는 해서는 안 되는, 내 인생에서는 후회는 없어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어찌 보면 맞는 말이다. 여기서 법륜스님의 말씀이 그 ()’을 주시는 것 같다. “후회란 미련을 갖는 것으로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이면 후회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후회한다는 것은 내 잘못을 용서 못한다는 것으로 나는 잘못을 할 수 없는데 잘못했구나 하며 자책(自責)하며 자신의 오만(傲慢)한 마음가짐이지만, 반면 반성은 잘못을 뉘우치며 ! 내가 그랬지. 다음에는 그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 해야지하고 마음속에서 훌훌 털어버리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가 한 지난 일들은 무심코 하든 의도적이든 결과가 좋다면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면 내가 한 일이니 결과에 만족하고 감수(甘受:책망이나 고통 따위를 달게 받음)해야지하는 마음으로 다음에는 과거의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야 하겠다.’는 마음가짐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그러니 반성도, 후회도 좋고, 나쁘고를 따지지 말자는 것으로, 두 경우 다 미래 지향(指向)적이면 된다.’는 것이다.

인간이 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반성이나 후회를 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런데 더러는 후회는 해도 반성은 결코 하지 않는, 심하게 말하면 반성은 결코 용납(容納)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이 한 일이나 판단은 모두 옳고,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합리화(合理化)에 급급(岌岌)하는 이도 있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런 사람을 배우자로 만나게 되면 평생 속 터지고, 마음고생하고 살아야 한다. 절대 벗어나지 못한다. 이럴 때 우리는 명사(名士)들의 명언(名言)들이 훌륭한 가르침으로 다가오게 된다. 명사들의 명언들은 안락함에서 벗어나 성장하도록 동기부여를 하기도 하며, 우리가 불행과 어려움을 겪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상기시켜 주며, 우리에게 삶의 지혜와 영감을 주어 지침으로 삼아 보다 더 풍요로운 삶의 여정을 만들게 해 준다. 특히 우리의 일상에서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떠나 반성과 후회의 명언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더더욱 그러하다. 그러니 우리 모두의 좌우지명(座右之銘:자리오른쪽의 새김이라는 의미로, 늘 옆에 갖추어 놓고 반성의 재료로 삼는 격으로, 보통은 좌우명이라고 한다.)으로 삼아야 하겠다.

먼저 반성의 명언으로는 반성하는 자가 서있는 땅은 가장 훌륭한 성자(聖者)가 서 있는 땅보다 거룩하다.’ 유대인의 생활규범인 탈무드에 나오는 말이고,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말이며, ‘가장 큰 잘못은 아무 잘못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본다.’ 영국의 비평가, 역사가 토마스 칼라일의 말이다. 그리고 어진 사람을 보면 그와 같이 되기를 생각하고, 어질지 않은 사람을 보면 속으로 스스로 반성하라.’ 공자님의 말씀이고, 이와 비슷한 당신이 훌륭한 사람을 만났을 때는 그 훌륭한 덕()을 자기 자신도 가지고 있는가 생각해 보라. 그리고 나쁜 사람을 만났을 때는 그 나쁜 사람의 죄가 자기에게도 있지 않은지 돌아보라.’는 풍자와 해학의 작가 스페인의 미겔 데 세르반데스의 말이다. 그리고 우리 속담에 재를 털어내야 숯불이 더 빛난다.’라는 말은 자기를 반성하고 자기의 약점과 허물을 없애버려야 자신을 더 빛낼 수 있다는 말이다. 새겨 들어야 할 명언이다.

다음으로 후회의 명언으로는 이미 끝나버린 것을 후회하기보다는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라.’ 탈무드에 나오는 말이고, ‘후회를 지혜롭게 이용하라. 깊이 후회한다는 것은 새로운 삶을 산다는 것이다.’ 미국의 사상가, 시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이며, ‘과거에 했던 일에 대한 후회는 시간이 지나면 잊힐 수 있다. 하지만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는 위안받을 길이 없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시드니 J. 해리스의 말이다. 그런데 후회의 명언에는 절대로 후회하지 마라. 인생은 오늘의 나안에 있고 내일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미국 작가 L. 론허바드의 말이고, ‘절대 후회하지 마라.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 미국의 저술가, 저널리스트 캐롤 터킹턴의 말이며, ‘내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면 당신의 과거는 쫓아버려라.’ 현대의학의 아버지로 캐나다 의사 윌리엄 오슬러의 말도 있다.

마지막으로 나라마다의 속담을 보자. 영어속담에 '후회는 나중에 오는 법이다.(Regret comes later.)'엎질러진 우유() 울어봤자 소용없다.(There is no use crying spilt milk.)’는 이탈리아의 속담 배가 가라앉은 다음에야 배를 구할 방법을 알게 된다.’와 유럽의 목축(牧畜) 문화권에서는 말 잃고 마구간을 고친다.’양 잃고 우리를 고친다.’로 농경(農耕) 문화인 우리나라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로, 모두 후회하기 전에 미리 예방하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조금 말을 비틀어 말할 때 소는 잃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잘못된 일이 벌어졌다고 방치(放置:그대로 내버려 둠)하면 반복될 수 있다.’는 역설(逆說:모순되고 불합리하여 진리에 반대하고 있는 듯 하나 실질적으로는 진리인 말)적 의미이다. 그 밖에 흔히 쓰이는 말로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죽은 뒤에 약방문(오늘날의 처방전에 해당)]이 있고, 좀 자극적인 말로는 영국속담에 '죽은 자식 눈 열어보기(Opening the eyes of dead children.)'는 우리말의 죽은 자식 OO 만지기에 해당되며, 프랑스속담에 계단참에서 생긴(떠오른) 생각(레스프리 드 레스칼리에)’이라는 관용구는 상대의 집에서 떠들고 나온 후 계단을 내려가다가 할 말이 생각났다.’는 표현으로 오늘날 일을 저지르고 나서 드는 대안(代案)이나 후회 등을 뜻하는 말로 우리도 생활 속에서 이런 경우를 종종 경험할 것이다.

그런데 평생을 살아가면서 정말 후회해도 소용없는, 결코 돌이킬 수 없는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가 학창 시절 공부 좀 열심히 할걸’, 두 번째가 부모님 살아생전 효도 좀 할걸’, 마지막으로 결혼 후 배우자선택 좀 더 신중할 걸’, 또는 부모 형제 반대하는 결혼하지 말 걸인데, 다른 무엇보다도 이 세 가지 경우만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지혜모든 이들에게 절실(切實)하다.’ 한 인간의 평생행복 중 가장 으뜸은 가정의 화목(和睦:서로 뜻이 맞고 정다움), 특히 노년은 부부간 화합(和合), 금슬(琴瑟) 좋은 것이 삶의 전부(全部)라고 해도 과언(過言)이 아니다. '한때 자신을 미소 짓게 만들었던 것에 절대 후회하지 마라.(Never regret something that once made you smile.)' 미국작가 엠버 데커스의 말이다. 지난날을 잘 돌이켜 생각해 보아라. 지금이야 부부간 불화로 보기 싫어 죽겠어도 그 옛날 사랑하던 시절 보고 싶어 죽겠을 때가 있지 않았던가? 서로 사랑을 주고받았을 당시는 만나면 즐겁고 행복하지 않았던가? 오랜만에 만날 날을 기다릴 때는 만날 생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지 않았던가? 기반을 잡기 전 어려운 살림에도 어린 자식들과 함께 행복한 시절, 웃음꽃 피던 시절이 있지 않았던가? 그때를 회상하며 파국으로 몰아가서는 결코 안 된다. 특히 자식들이 어리거나 장성(長成)하게 되어도 부부의 불화로 말미암은 문제는 직접 자식들에게 피해가 가게 되는 것은 자명(自明) 한 일이다. 지난날의 아름답고 행복했던 추억을 벗 삼아 견뎌라. 후회하지 마라. , 한 가지만 생각하라. ‘나 하나만 참으면 우리 가족 모두 다 행복하다.’ 아들, , 며느리, 사위, 그리고 금쪽같은 손주들. 이 얼마나 가성비(價性比) 있는 일일 뿐만 아니라, 그 어느 것과도 견줄만한 것은 없지 않은가?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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