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신념(信念)과 집념(執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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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신념(信念)과 집념(執念)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10.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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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신념(belief, faith)이란 굳게 믿는 마음으로 유의어에 소신(所信), 믿음, 신심(信心;옳다고 믿는 마음, 종교를 믿는 마음)이고, 신념과 관계가 있는 말에는 절개(節槪)신념, 신의(信義:믿음과 의리) 따위를 굽히지 아니하고 굳게 지키는 꿋꿋한 태도지조(志操:꿋꿋한 의지)와 정조(貞操:여자의 순결)를 깨끗하게 지키는 여자의 품성이며, 도그마(dogma)독단적인 신념이나 학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비판과 증명되지 않는 교리가 있다. 집념(tenacity)이란 한 가지 일에 매달려 마음을 쏟음’, 또는 그 마음이나 생각이며 유의어에 의지, 열중, 고집이 있다. 오늘날 자랑스러운 세계적 삼성의 창업주이신 이병철 회장님은 사람은 능력 하나만으로는 성공하는 게 아니다. ‘운을 잘 만나야 하고, 때를 잘 만나야 하고,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하지만 운을 놓치지 않고 운을 잘 타고 나가려면 운을 기다리는 둔한 맛이 있어야 하고, 운이 트일 때까지 버티어 나가는 끈기, 굳은 신념이 있어야 한다. 둔함이 따르지 않을 때는 좋은 운이라도 놓치고 만다.”기업인뿐만 아니라 학자, 경영자 모두가 ‘1위를 하려는 집념을 가져야 한다. 4,5위를 하겠다는 목표로 임()하면 낙후(落後:수준이 뒤떨어짐)될 뿐이다.”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신념은 인간세계, 특히 한 개인에게는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신념이란 그 사람의 삶의 목표와 방향을 결정하며, 신념이 없다면 우유부단(優柔不斷:결단성이 없음)하고 때론 모순(矛盾:앞뒤가 서로 맞지 않음)적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신념이란 한 인간이 무언가를 결정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신념이 없는 사람은 그날그날의 욕구대로만 살며,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판단할 만한 근거를 찾지 못해 되는대로 즉흥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신념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도 중요하게 여겨야 하며, 혹여 자신의 신념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줄도 알아야 한다. 이런 자세가 없다면 자칫 신념은 신념이 아닌 아집이 될 수 있으며, 자칫 극단적인 사고방식과 결합되면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우려(憂慮)한 독일 철학자 프리니히 니체는 신념이 가장 무섭다. 신념을 가진 사람은 진실을 알 생각이 없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런데 신념과 자신감(自信感:self-confidence)은 그 결()이 다르다. 자신감은 스스로를 믿는 마음다른 말로 용기라고도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자신감은 어떤 결과를 이루는 데에 요구되는 행위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확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감이 많은 사람은 어떤 일에도 대범(大汎:사소한 것에 얽매이지 않고 너그러움)하게 뛰어들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어 결과의 도출이 빠르며, 설사 결과가 좋지 않아도 금세(바로, 금방) 긍정적으로 생각도 하게 되는 것으로, 자신감이 높으면 인생을 살아가는데 손해볼일은 없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상대방을 향한 배려나 예절을 지키지 않는다면 자만심이 되고 자신감을 뒷받침할 만한 행동이나 현실적인 근거가 없다면 근자감(根自感:근거 없는 자신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당신은 자신감을 가지고 스스로 할 수가 있을 때,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 로마의 철학자 마르쿠스 툴라우스 키케로의 말이고, ‘나는 미술사에 한 획을 긋겠다. 그림으로 억만장자가 되어 갑부로 살다가 죽겠다.’ 스페인 출생 파블로 피카소의 말이다. 반면에 네델란드 출신 화가 빈 센트 반 고흐는 나는 평생 비참하게 살다가 죽겠다. 틀림없이 나는 돈과 인연이 없는 사람이고, 불행은 내게서 떠나나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로 자신을 비관(悲觀:슬프고 절망스럽게 여김)하고, 동생의 도움으로 겨우 먹고사는 처지가 되었다. 둘 다 유럽의 세계적 대표 화가이지만 극명(克明:매우 분명함)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자신감은 그만큼 내 인생을 결정짓게 되는 매우 중요한 마음가짐인 것이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한국영화 1001’ 집념이라는 영화는 조선시대의 명의 (名醫)이자 한의학의 기초라는 동의보감를 쓴 허준의 일대기(一代記)를 그린 것으로 서자(庶子)로 태어난 허준의 집념, 그의 인간적인 행적(行蹟:평생 한 일이나 업적)을 그린 이 영화는 사극(史劇)에서는 드물게 의학(醫學)을 소재(素材)로 한 점이 주목을 받는 작품이다. 이와 비슷한 유형인 외국서적으로 여행서의 바이블(Bible)이라고 불리 우는 죽기 전에 가 봐야 할 1000(미국의 여성 여행 칼럼니스트 패트리샤 슐츠)’죽기 전에 먹어야 할 세계음식 재료 1001(영국의 여성 음식 칼럼니스트 프랜시스 케이스)’가 있는데 우리말 번역본도 나와 있다. 그런데 여기서 슐츠나 케이스 같은 경우도 세계를 직접 다니며 수많은 지역, 나라들을 답사(踏査:현장에 가서 보고, 듣고 조사함)해 여행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핵심적이고 유용한 정보들을 소개한 슐츠나 세계적 음식재료의 방대(尨大)한 양()을 집대성(集大成:여러 가지를 모아 하나로 완성)한 케이스의 책은 집념이 낳은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집념집착을 혼동하기도 한다. 집념이란 집요하고도 명확한 의지가 필요하며 그리고 은근과 끈기, 지속인 열정(熱情:열렬한 애정을 갖고 열중하는 마음)과 열성(熱誠:열렬한 정성)이 있어야만 한다. 먼저 목표를 세우고 몰입해 추진하며, 원인부터 결과까지 입체적으로 접근, 분석하여 뜻을 펴는 것, 무엇보다도 자기 생각이라는 뿌리는 지키되 타인의 생각과 말에 열린 자세를 갖고 타인의 말이 일리(一理:옳은 데가 있어 받아들일 만한 이치)가 있으면 바꿀 수 있는 유연(柔軟)함을 갖고 있는 것, 바로 그것이 집념이고, 대상이 있는 경우 상대는 안중(眼中)에도 없는, 자신의 입장과 자기만족, 이익중심으로 결과만을 쫓게 되거나, 타인의 의견에는 귀를 닫고 자기 생각에만 집중하는 것, 특히 객관적 시각(視覺)이 결여(缺如: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 빠짐)되어있는 것, 그것이 바로 집착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 말하기를 집념은 한지(韓紙)에 스며든 먹물처럼 골수(骨髓)에 스민 의지(意志:어떤 일을 이루려는 마음)이고, 집착은 지저분하게 얼룩진 화장(化粧)’이라고 한다. ‘집념의 집(:잡을 집)집착의 집()과 동일하다. 두 단어 모두에 (:글자 자)에는 행복의 다행 행()’이 들어 있다. 한 마디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집념으로 자신이 목표한 것을 이루어 성공해 행복한 삶을 사느냐’, 아니면 집착이 되어 자신과 때로는 상대방까지도 불행하게 사느냐가 결정되는 것이다. 특히 가끔 있는 연인이나 부부간, 그리고 부모의 자식에 대한 과도(過度)한 사랑, 집착이 위험하다. 특히 부부간은 이로 말미암아 파경(破鏡:헤어지는 일)에 이르기도 하고, 자식은 예상 밖의 잘 못된 방향으로 삐뚤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한 편으로 집념과 집착을 완전히 내려놓거나, 포기하면 무념(無念:아무런 생각이나 감정이 없음)이나 체념(諦念:단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바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그러려면 돈도 많이 벌고, 성공도 해야 하고, 출세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개인이 갖추어야 할 덕목(德目)’이 바로 신념과 집념인데, 이 둘은 또 다른 수반(隨伴:붙 쫓아서 따름)되어야 할 것들이 있다. 그것들에는 첫째는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성실함, 둘째는 중단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기다림의 인내심, 셋째는 노력이 따르는 야망(野望:커다란 희망이나 바람), 넷째는 열정(熱情;일에 열중)과 열성(熱誠;열렬한 정성), 다섯째는 자기 통제력이라고 하는 자제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낙관(樂觀:앞날을 밝고 희망적으로 봄), 긍정적, 열린 마인드이다.

끝으로 한 권의 책을 추천한다. ‘집념-이창동 장편소설(박인천 금호아시아나 회장님 일대기)’로 서평(書評)을 빌리자면 하늘이 내려주신 비범한 인재로 수많은 좌절과 시련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의 소신, 신념과 집념, 그리고 열정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 20세기 이후 한국이 낳은 최고의 위인(偉人:뛰어나고 훌륭한 사람)이며 또한 오늘과 같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큰 귀감(龜鑑:거울로 삼아 본받을 만한 모범)이 되고 있는 우리 민족의 본보기이시다.’고 한다. 읽어나가다 보면 묵직한 분위기와 표현들에 감동과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고 전()한다. 그리고 ‘CEO열전 집념의 기업인 금호 박인천이라는 제목으로 만화로도 나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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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진 2023-10-14 17:58:11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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