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노년에 해야 할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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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노년에 해야 할 일들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11.0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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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중심으로
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우리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사랑의 보살핌과 훈육(訓育:품성이나 도덕 등을 가르치고 기름)을 받고, 학창 시절에는 열심히 공부하여 입시경쟁도 무난히 치렀으며, 결혼 적령기가 되어 부모님 슬하(膝下:부모님 곁)를 떠나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젊은 날 직업전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헤치고 생활 기반도 다지며, 자녀들 양육과 교육부터 결혼시켜 가정을 꾸려주기까지 힘겨운 삶의 여정을 보내고, 어느덧 나이가 차 정년(停年)이 되어 현업(現業)에서 물러나 은퇴하고 젊은 날 느껴보지 못한 편안하고 여유로운 노년의 삶을 보내게 된다.

노년의 삶은 젊은 날 못한 것에 대한 한() 풀이로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도 있지만, 대체로 인생의 휴식기이자, 인생을 정리, 마무리하는 시기이다. 그런데 이 노년의 삶은 오늘날과 같은 백세시대에는 결코 짧지 않은 3~40년의 긴 세월이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사전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도 있지만, 대책 없이 맞이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년의 삶을 행복과 즐거움 그리고 보람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들이 필요하고 지키며 해야 할 것들이 있는가?

첫째는 경제력과 건강이다. 그런데 이것은 반드시 젊은 날부터 근검절약과 저축 그리고 절제력이 밑받침되어야 한다. 노년이 되면 어느 정도의 위급한 상황을 대비해 목돈이 있어야 하고 최소한의 생활을 할 연금과 같은 매월 고정 수입이 있어야 한다. 건강은 젊은 시절부터 잘 관리하고 지켜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데, 노년이 되어도 역시 자신의 건강에 맞는 관리는 필수이다.

둘째는 사랑과 우정이다. 노년의 사랑은 봄날의 따스한 햇볕이고 꽃밭 향기로 사랑이 주는 정()은 따스함과 안락함 그리고 행복감으로 가장 중요하며, 우정은 노년의 삶을 즐겁게 공유할 수 있으며 허심탄회(虛心坦懷:마음에 거리낌이 없고 솔직함)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동반자이다. 그러므로 사랑과 우정도 젊은 날부터 잘 관리해야 한다. 부부사이에는 금이 가지 않도록 평소 말 한마디라도 조심해야 하고, 챙겨주어야 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 주어야 한다. 친구사이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친하다 해도 서로 예의와 예절을 지키고, 자주 만나고, 돈도 써주며, 좋은 일이나 나쁜 일에도 함께 즐거워하기도, 때로는 슬퍼하기도 하는 사이가 되어야 한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셋째는 섬김이나 신앙(信仰)이다. 조상님을 잘 섬기고 선영(先塋:선산)을 잘 돌보는(관리하는)것도 노년의 삶에는 큰 마음의 위안과 평온을 가져다준다. 또한 종교적 신앙을 갖는 것은 부부가 함께라면 더욱 바람직하고 본인 정신건강과 부부간 유대에도 유익하다. 그런데 이 또한 젊어서부터 습관화, 생활화가 되어야 한다. 젊어서는 전혀 관심도 없다가 노년에 관심을 가져 보려 하면 뭔가 모르게 어색하고, 의심이 가고, 금세 회의적 이기도하여 우왕좌왕하다가 포기하거나 단념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넷째는 봉사와 베풂이다. 봉사는 무대가(無代價) , 기부성 자원봉사를 말하는 것으로, 크게 노력봉사나 재능기부봉사를 말하는 것이다. 봉사활동의 가장 중요한 동기는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봉사자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으며, 사회 활동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데, 무엇보다도 삶의 다른 영역에서는 느끼기 힘든 보람과 유대감을 느끼고 얻을 수 있다. 베풂은 남에게 물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만 생각하지만 배려와 용서도 포함이 된다. 유교의 기본경전인 사서삼경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부윤옥(富潤屋) 덕윤신(德潤身)’이라는 말은 부윤옥은 돈을 많이 벌면 집안을 윤택하게 하고, 덕윤신이란 덕을 많이 베풀면 인생을 윤택하게 한다는 말이다. 어찌 보면 삶을 윤택하게 한다는 면에서 봉사와 베풂은 맥락이 같다고 볼 수 있다. 명리학자 조용헌 교수는 팔자(八字:사람의 한평생의 운수) 고치는 방법 다섯 가지로 첫째, 적선(積善:불가에서 말하는 것으로 남을 돕는 것’) 둘째, 명상(冥想:눈을 감고 고요히 생각함, 기도) 셋째, 명당[明堂: 陽宅(집터)陰宅(묘터)] 잡는 일 넷째, 독서 다섯째. 지명(知命:천명, 자신의 운명을 앎) 중에서 적선, 즉 베풂을 으뜸으로 꼽았다. 남에게 베풂은 나뿐만 아니라 내 자식들 까지도 그 복이 돌아오는 것이다. 그런데 봉사나 베풂도 집안 내림이다. 집안에서 어린 시절 때부터 보고, 들은 그대로 하는 것이다. 환경에 영향을 받은 생활 습관이고, 내재되어 있는 가치관, 잠재의식 속에 있다. 당장 되는 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노년에 해야 할 일들이다. 노년의 생활에서 가장 경계할 것 중 하나가 TV만 보는 것이다. TV시청보다는 가급적 유튜브, 인터넷서핑, 라디오 청취, 신문 잡지 읽기를 즐겨해 시대와 발맞춰야 한다. 결국 노년에 해야 할 일들은 대체로 무료(無聊:지루하고 심심함) 한 시간 보내기(kill time), 시간의 활용방법을 말하는 것으로 취미활동, 운동, 그리고 진정한 의미의 (정신적, 육체적 노동)’이다. 취미활동으로 서예, 수집, 악기 다루기, 사진 찍기, 그림 그리기, 식물, 분재, 짐승 기르기 등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되는 것이며, 운동에는 걷기, 조깅, 등산, 자전거, 탁구나 배드민턴, 수영, 골프 등 자신의 건강상태와 경제적 여력(餘力)에 따라 선택해하면 되고, 그 밖에 요가, 스포츠 댄스, 노래 부르기, 독서, 글쓰기 등 취사선택(取捨選擇)하면 된다. 그런데 일적인 면에서 경제적으로 살림에 보태기 위해서 전일제나 파트타임으로 일을 할 수도 있지만, 경제적 수입과 무관한 일인 집안 청소나 빨래, 요리 등도 있고, 시골 전원생활을 할 경우는 풀 뽑기, 잔디 깎기, 나무전지, 텃밭 가꾸기는 순수 육체노동으로 힘이 드는 일이지만 노동으로 생각하지 말고 시간 보내기의 일환(一環)으로 운동한다 생각하거나, 여겨야 한다.

노년의 삶을 살아가는 데 지켜야 할 덕목(德目)에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절약다음으로 절제마지막으로 마음 다스리기이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 다스리기이다. 그래야만 편안하고 안락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마음 다스리기의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 ‘글쓰기가 최고로, 남에게 일일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다 쓰게 되어 속이 후련하고 정화도 된다글쓰기야 말로 돈도 들지 않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며, 여타 잡념도 없어진다또한 무엇보다도 뿌듯하고 보람되기도 하여 훌륭한 노년의 삶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훌륭한 노년의 삶의 방법이 있는데, 방황하고, 고독하고, 비감(悲感)이 들고, 지난날의 회한(悔恨) 속에 여생(餘生)을 힘들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그렇다면 글쓰기에 앞서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언제 써야 한다는 말인가? 우선 글쓰기의 기본은 우리말 어휘력이 필수이다. 글을 써나가는데 표현할,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알맞은 단어나 관용구가 생각나지 않으면 전개도, 이어나갈 수도 없는 것이다. 우리말의 풍부한 어휘력은 독서, 즉 남의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 소설, 수필 등 여러 장르의 책, 많은 글들이 있지만 중앙, 지방신문 가릴 것 없이 오피니언 란에 있는 사설이나 칼럼을 읽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충분하다. 2~3개의 신문을 꾸준히 읽어야 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

이 또한 꾸준함과 성실성을 요구하는데 무엇보다도 성격이 이에 따라야 한다한 마디로 진득한 [성질이나 행동이 검질기게(몹시 끈덕지고 질긴) 끈기가 있는] 성격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본인 성격이 진득하지 못하다고 해서 시도조차 안 하지 말고 시도해 보아라. 젊어서 그랬다 해도 나이 들면 정 반대도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인내하고 계속하다 보면 적응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다음으로 무슨 글을 써야 할까? 시작단계에서는 크게 격식이 필요 없는 일상의 자신의 이야기인 하루하루 일기를 써보는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편지 문을 쓰거나 요즈음은 컴퓨터 메일을 통하거나 휴대폰 메시지나 톡을 통해 글을 써보는 것인데, 자신 만이 쓰고 보는 일기와는 다른 기본 글쓰기 격식은 지켜야 한다. 요즈음은 취미 삼아 휴대폰 톡에 아침편지’, ‘월요편지’, ‘토요편지라는 대 제목으로 그때그때마다 소제목을 달아 글을 써 지인들에게 보내는 경우도 종종 있는 일이다. 이 경우도 타인들이 보는 글이므로 어느 정도 격식은 갖추어야 하는데, 표준어, 맞춤법, 띄어쓰기, 구두점은 올바르고, 정확해야 한다.

글을 쓰는데 노트나 휴대폰에서 직접 작성하는 경우가 있지만 요즘은 컴퓨터 작성이 대세이고 훨씬 편리하고 인터넷을 통해 모르거나 궁금한 것은 검색해 이용할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도 글 작성할 때 표준어, 맞춤법, 띄어쓰기, 일부 구두점이 오류가 나면 적색으로 점선 줄이 처지므로 적절하게 수정하면 된다. 그런데 100%는 아니므로 내가 아는 것과 다르면 네이버에 들어가 검색 창에 국어사전이나 맞춤법검사(맞춤법, 띄어쓰기, 표준어포함)로 검색하면 더욱 정확하게 알 수 있어, 가능한 글 작성 시 컴퓨터를 활용할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다음과정으로 제목을 선정해 쓰는 글이다. 제목선정은 자신이 써보고 싶은 글이 있다거나 인생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쓰고 싶은 경우를 말하는 것인데 큰 의미가 있다. 생각도 정리하기도 하지만 글을 쓰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 수도 있고, 배우기도 하며 여생(餘生:앞으로 남은 인생)에 삶의 지표(指標:방향이나 목적)가 될 수 있기도 한다. 이 경우는 자신이 쓰고 보는 것만으로 국한하는 경우는 상관이 없지만, 남에게 내놓는 경우는 표준어, 맞춤법, 구두점 등이 정확한 것이 기본이지만 일정한 글쓰기 작성법을 먼저 알아야 한다. 자기소개서, 지원서 등은 서식 작성법이 있고, 학위논문이나 연구논문 등은 논문 작성법, 초록작성법이 있는데, 인터넷 검색도 할 수 있지만 서점에서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대출받아 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구두점은 간단치가 않다. 구두점(句讀點:괄호포함 12개 정도)마다 정확한 용도에 대한 지식과 숙지(熟知:충분히 앎)가 필요하다. 쓰고자 하는 제목이 선정이 되면 글을 쓰기 위한 자료수집이 우선이다. 자료 수집을 통해 쓰고자 하는 글의 방향도 설정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도 하지만 도서관에 가서 일일이 찾아보고 메모도하고 복사도 해 와야 한다. 누군가 말했던가? 글을 잘 쓰려면 남의 글을 잘 인용해야 한다. 그런데 인용할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히는 것이 예의이다. 제목 하나 완성하는데 일주일이 걸린다 치면, 하루는 자료수집하고, 하루 이틀 글을 쓴다면 나머지 네 닷새는 읽어보고 또 읽어 보면서 마음에 들 때까지 수정하고 다듬어야 한다. 그다음 과정은 자신의 일대기, 자서전을 솔직 담백(率直淡白)하게 써 내려가는 것이다. , 자서전은 남을 의식하며 글을 쓰는 것은 금물(禁物)이다.

끝으로 글 쓰는 시간은? 바로 심야시간이다. 남들이 자는 시간이다. 시간으로 치자면 저녁 10시경~다음 날 새벽 2시경까지가 좋다. 주위가 조용해 집중도 잘 될 뿐만 아니라 정신도 또렷해서 하고 싶은 말이 샘물처럼 솟는다. 당연히 수면시간은 적당히 앞뒤로 조정하면 된다. 누구나 노년이 되면 자신의 생각도 정리할 겸 글을 써 봐야겠다.’는 사람들은 많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흔치 않다. 세상사 다 마찬가지로, 매사에 강한 의지와 은근(慇懃)과 끈기가 있어야 하듯, 글쓰기도 결코 예외가 아니라는 점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남이 써놓은 글의 흠을 잡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막상 내가 하려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 글쓰기이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은커녕, 작심삼분(三分)이 되지 않도록 단단히 마음먹어야 한다.’는 것을 끝으로 덧붙인다.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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