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부정부패와 청렴결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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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부정부패와 청렴결백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11.0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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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부정부패(不正腐敗)바르지 못하고 타락함의 의미로 유의어에 한 단어로 줄여, 부패, 타락(corruption)이다. 본래 부정부패의 어원(語源)부패에서 왔으며 비리(非理:올바른 이치나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나 독직(瀆職:지위나 직무를 남용하여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일)이라고도 한다. 청렴결백(integrity)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이 깨끗하며 탐욕(貪慾:지나치게 탐하는 욕심)이 없음인데, 본래는 청렴(淸廉:마음이나 행동이 맑고 검소해 재물에 대한 욕심이 없는 성품)과 결백(潔白:마음이나 행동이 깨끗하여 아무런 허물이 없음)이 합쳐져 성품이 맑고 검소하며 깨끗하고 순수한 인품을 말할 때 쓰인다. 한 인간에게 청렴이 필요한 이유는 올바른 인격을 형성하여 자아실현에 도움을 주며,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가 밑바탕이 되어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하고 자신과 사회의 안정과 행복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청렴은 오늘날뿐만 아니라 우리네 조상님들은 청렴정신을 선비정신, 청빈(淸貧’)이라는 이름으로 관리(官吏:관직에 있는 사람)들의 덕목(德目) 중 으뜸으로 여겼는데, 오늘날도 결코 다르지 않다.

국가를 형성하여 벼슬아치(官吏)들이 있고 선민(善民:선량한 백성), 제민(齊民;일반 백성)이 있는 사회는 예로부터 탐관오리(貪官汚吏:탐욕이 많고 행실이 깨끗하지 못한 관리)가 있어왔다. 그런데 사람들이 잘 들어보지 못한 탐관오리의 반대어는 청풍양수(淸風兩袖)’양쪽 소매에 맑은 바람만 있다는 의미의 청렴결백한 관리를 이르는 말이다. 우리의 지난 과거 역사에서 청렴결백한 관리를 청백리(淸白吏)라고 불려 왔다. 그런데 수많은 고관대작(高官大爵:지위가 높고 훌륭한 벼슬)들이 있어 왔지만 청백리라고 불리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청백리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모범관료에게 수여되는 명칭으로 조정에서 청렴결백한 관리로 녹선(錄選:추천하여 뽑음)되는 것이었다. 조선 시대의 청백리들 중 217명의 명단만이 현재 전하고 있지만, 실제 녹선 되었어도 붕당(朋黨:뜻을 같이 한 사람끼리 모인 무리, 패거리) 간의 다툼이나 대립에 의해서 삭제되거나 깎이는 일도 다수 발생했다고 한다.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아는 청백리로는 최영, 정몽주, 맹사성, 황희, 이현보, 이이, 이황, 이항복, 정약용 등으로, 대표적 인물은 세종 때 황희 정승을 꼽는다.’고 한다.

적수역부(積水易腐)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로, ‘변화나 교류를 거부하거나, 오랫동안 권세(權勢:권력과 세력), 세도(勢道:정치상의 권세)를 독점하면 발전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부정부패가 만연(蔓延)하게 된다.’는 의미인데, 그 반대는 유수불부(流水不腐)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로 결국 같은 맥락의 의미이다. 이와 같은 우리네 속담은 강물은 흘러야 썩지 않는다.’가 있고 비슷한 의미로 영어속담에도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가 있는데, 본래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활동하면 침체되지 않고 계속 발전하게 된다.’는 의미이지만, 또 다른 역설적 부정부패의 의미로도 쓰인다. 우리는 흔히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말을 쓰는데 사자성어로는 원청유청(源淸流淸)으로 근원물이 맑으면 물이 맑다.’라는 의미로 윗사람이 청렴하면 아랫사람도 청렴해 짐을 비유적으로 말하는 것이고, 대비되는 말이지만 결국은 같은 의미인,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과 상즉불리(相卽不離)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깨끗하지 못하다.’는 말로 윗사람이 부패하면 아랫사람도 부패한다.’ ,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의미이다. 또한 부정부패의 사자성어에 해당되는 말로 어궤조산((魚潰鳥散)물고기의 창자가 썩고 새가 흩어진다.’는 말로 나라가 내부에서 부패하여 백성들이 살길을 찾아 흩어진다.’는 의미이고,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라는 의미로 윗사람을 속이고 권세를 휘두르고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자들을 비판할 때 쓰이는 말이다.

논어(論語)의 위령공편(衛靈公篇:군자의 도리를 깨우침)에 나오는 표현으로 공자님은 과이불개(過而不改) 시위과의(是謂過矣)’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 말씀은 잘 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것이 곧 잘못이다.’라는 의미이다. 이것이야 말로 오늘날 우리나라의 정치의 현주소이자 자화상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놓지 않았나 싶다. 일부 정치인들은 정치가는 없고 정치꾼들만 있는 것 같은 현실에 비춰, 국가와 국민 그리고 미래는 바라보지도 않고, 관심도 없으며, 오로지 자신의 자리 지키기, 차기총선 공천, 당리당략(黨利:정당의 이익, 黨略: 정당의 이익을 꾀하는 정략), 부정부패, 거짓말, 궤변[詭辯;이치에 맞지 않는 구변(口辯:언변)], 조작, 억지, 덮어씌우기, 말 바꾸기, 오리발 내밀기, 상대 당 약점 캐기와 깎아내리기, 지위를 이용한 사법 방탄, 특히 국민들 갈라 치기, 길가에서 펄럭이고 있는 상대 당 비판과 끌어내리기 문구(文句)의 현수막들 등으로 국가와 사회를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피로도를 최고조에 달하게 하고, 허탈감에 빠지게 하며, 무엇보다도 미래의 동량(棟梁)들인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주는 정신적인 피해로 말미암아 가치관이 손상(損傷)될까 심히 우려(憂慮:근심과 걱정)하고, 한탄(恨歎:한숨 쉬며 탄식)하는 바이다. 우리 사회나 국제사회는 정신적·물질적으로 날로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우리의 정치는 과거로 회귀(回歸)하고 있는 것 같아 개탄(慨嘆)스러울 뿐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정치가 변해야 우리의 미래가 있다.’는 것은 모두 공감할 뿐만 아니라 경각심을 갖고 개선해 나아가야 하겠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있는 캐나다를 상징하는 랜드마크(Landmark), 국회의사당에 가보면 여행가이드가 설명해 주지 않으면 궁금증이 드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타오르는 불꽃이고 다른 하나는 여러 개의 동상들의 모습이다. 센터 블록 앞 중앙광장에는 센테니얼 플레임(Centennial Flame), 일명 꺼지지 않는 불1967년 처음 점화되어 지금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건국 1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것으로 아래에 가스관이 연결되어 있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절대 꺼지 않는다.’고 한다. 한 마디로 캐나다여,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영원 하라!‘는 의미란다. 그리고 여러 개의 동상들 중에는 캐나다 최장수 총리로 22년간 재직한 윌리엄 라이언 메겐지킹이 있고, 그 밖의 동상들은 의정활동을 잘한 의원들이라고 한다. 우리말로 청렴하고 능력 있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올곧게 자신의 소임(所任:맡은 바 직책과 임무)을 다한 정치가들이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자라나는 아이들이 이 모습을 본다면 어떤 느낌이고 마음속에 어떤 다짐을 할까? 아마도 추측컨대 캐나다인으로 자긍심(自矜心:스스로 자랑하는 마음)’과 자신도 어른이 되어 정치가가 된다면 (:본받을 만한 본보기)을 받아 뒤를 이어가 동상이 세워지는 정치가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러지 못하는가? 한편으로 아쉽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들 개개인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사실 정치인들의 의식전환은 국민들의 의식전환도 필연(必然)이고 그리고 선행(先行)되어야 한다. 한 마디로 우리의 오랜 병폐(病弊)인 지연, 혈연, 학연 등의 굴레에서 벗어나 능력과 청렴성 그리고 참신성위주로 선량(選良)들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경우의 예(), 비리(非理)와 부정부패로 얼룩진 극히 일부 소수의 사학에 대한 경우이다. 201812월 모 방송국에서 사학비리를 취재해 사학비리의 명단을 공개했는데, ‘우리나라의 중등 사학법인 811곳 중 소수 일부가 비리사학으로, 비리 유형으로는 횡령 등 회계비리, 채용비리, 입시비리인데, 특히 적발유형 중 횡령 등 회계비리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다음은 대학의 경우로 전체 대학수가 현재 400개가 못 미치는 숫자 중 260여 개의 사립대학이 있는데, 2000년 이후 폐교된 대학이 19개 대학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그중 벚꽃 지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 것은 기정사실화 되어 있는 상황에서 지원자가 없어, 자진 폐교하기도 했지만, 사학비리로 폐교당한 대학들도 소수 일부 있다고 한다. 대학 사학비리도 대개는 횡령 등 회계비리인데 설립자가 등록금을 전용(轉用:쓰려는 데가 아닌 다른 데로 돌려 씀), 또 다른 몇 대학을 설립한 경우도 있고, 시설공사비나 교구(敎具) 구입비, 경상비 특히 홍보비등의 과다지출, 업체 선정의 불공정, 채용비리 등이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비록 극히 소수이지만 사학비리도 엄밀히 말해 부정부패의 전형(典型) 중 하나이지만, 그렇다고 대다수의 사학들이 인구절벽으로 학령인구 절대감소를 대비해 발전방안이나 자구책을 모색하며 설립자, 재단 그리고 교직원들이 모두 함께 혼연일체(渾然一體:완전히 하나가 됨)가 되어 고군분투(孤軍奮鬪)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되며, 육영사업이라는 기치(旗幟:어떤 목적을 내세우는 태도나 주장) 아래 건실(健實:건전하고 참된)하고 열심(熱心:온 정성을 다함)인 대부분의 사학들은 국민들의 아낌없는 격려와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그 밖에 부정부패가 일어날 개연성(蓋然性)이 있는 곳은 어디인가? 공직사회, 사기업, 지면으로 일일이 다 거론하기에 조심스러운 조직 단체들, 이권(利權)이 개입되는 처처(處處:곳곳)에 있는 수장(首長:우두머리)이나 고위직 간부, 그리고 하위직까지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김영란법도 크게 한 몫)’해도, 아직도 우리 사회에 드러나지 않고 일부 남아 있는 적폐, 부정부패의 척결(剔抉)21세기 세계 6위의 선진국가인 우리나라 국민들이 풀어야 할 과제이다. 무엇보다도 공정사회를 이룩하려는 소시민과 묵묵히 청렴을 지키며 도처에서 일하고 있는 조직마다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고 일할 의욕과 희망을 안겨 줄 수 있도록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든 정도의 차이이지 부정부패는 존재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만은 어느 조직에서도 부정부패 없는 투명한 나라가 되자.’는 것이다.

끝으로 다산 정약용선생의 목민심서(牧民心書:조선 실학사상의 대표적 작품으로 관리의 기본자세, 관리의 책무, 관리를 마무리할 때 행동지침에 대해 기술)에 나오는 명언들을 인용한다. ‘청렴은 목민관(牧民官:관리, 공직자)의 본무(本務) 요 모든 선의 근원이요 덕의 바탕이니 청렴하지 않고서는 능히 목민관이 될 수 없다.’ ‘대중을 통솔하는 방법에는 오직 위엄과 신의가 있을 따름이다. 위엄은 청렴한 데서 생기고 신의는 충성된 데서 나온다. 충성되면서 청렴하기만 하면 능히 대중을 복종시킬 수 있다.’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이다. 욕심이 큰사람은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못한 것은 지혜가 짧기 때문이다.’에서 가장 울림을 주는 것은 부정부패는 작은 욕심이요, ‘큰 욕심을 가진 자는 청렴이라는 말이다. 청렴은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공직자들의 첫 번째 덕목(德目)이다. 진정한 지도자는 청렴해야 한다. 청렴은 곧 실천이다. 부정한 금품 수수(收受)는 물론이고 향응 접대도 단호히 거절할 줄 알아야 하며, 요즘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법인카드 사용에 있어, 공적 목적이 아닌 사적으로 커피 한잔 값도 결재해서는 안 된다. 공직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정직하고 청렴할수록 사회는 투명하고 밝게 되는 것이다. 한 개인으로도 작은 이익을 욕심내지 않아야 큰 인물이 되고, 큰일을 성취하는 법이다. 작은 것 하나부터 실천하고 행동하도록 다짐하고 노력하여 우리 모두 다 함께 선진사회에 부응(副應)하는 일원(一員)이 되도록, 나 자신부터 청렴하도록 노력하자!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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