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새옹지마와 호사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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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새옹지마와 호사다마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11.0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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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새옹지마(塞翁之馬)의 사전적 의미로는 인생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은 변화가 많아서 예측(豫測) 하기 어렵다는 의미며 유의어가 전화위복(轉禍爲福), 화전위복이고 반의어가 호사다마인데 결국은 같은 맥락의 의미이다. (:변방 새)(:늙은이 옹)(:조사 지) (:말 마)는 새옹의 말, 즉 변방 노인의 말처럼 복이 화가 되기도 하고, 화가 복이 될 수도 있다는 한 마디로 눈앞에 벌어지는 결과만을 갖고 너무 연연(戀戀:집착해 미련을 가짐)해 하지 말라는 말이다. 우리 속담에 인간만사는 새옹지마란 말이 회자(膾炙: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림)되어지고 있고, 영어 표현으로는 An evil may sometimes turn out to be a blessing in disguise. Inscrutable are the way of Heaven [하늘의 섭리(攝理:자연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리와 법칙)는 측정할 수 없다.] 등이 있다.

오늘날의 우리의 현실에서 정치 지도자들, 선량(選良;국회의원의 별칭), 국가기관이나 지도층 인사들, 크고 작은 조직의 리더들 모두 인간사 새옹지마라는 말을 새기면서 국가와 사회 또는 조직의 먼 장래를 위해서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심사숙고하여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할 뿐만 아니라 훗날 그 자리를 떠나 야인(野人:벼슬하지 않는)이 되었을 때를 반드시 생각하면서 처신(處身: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가져야 할 몸가짐이나 행동)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현재 아무리 좋은 환경과 위치에 있다 하더라도 결코 영원할 수는 없는 법이며 인생의 긴 여정(旅程:여행의 과정이나 일정)에서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겸허(謙虛:겸손한 태도)하게 받아들이고 머리 숙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새옹지마란 말의 유래는 중국 국경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노인이 기르던 말이 국경을 넘어 오랑캐 땅으로 넘어가버렸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이 위로의 말을 하자 노인은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압니까?’하고는 태연자약(泰然自若:마음에 어떤 충동을 받아도 움직임이 없이 천연스러움)한 모습이었다. 그로부터 한 참을 지난 어느 날, 도망쳤던 말이 암말 한필과 함께 돌아왔다. 주변 사람들은 노인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라고 들 하며 축하해 주었다. 그런데 그 노인은 다시 이게 화()가 될지 누가 압니까?’라고 말하고는 기뻐하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후 노인의 아들이 말을 타다가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이에 다시 주변사람들이 위로의 말을 하자 노인은 역시 복이 될지 모르는 일이요하며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오랑캐가 침략해 들어와 나라에서 징집령(徵集令)이 내려 젊은이들이 전장(戰場)에 나가야 했지만 노인의 아들은 다리가 부러진 이유로 전장에 나가지 않게 되었다는 고사(故事)이다.

호사다마(好事多魔)좋은 일에는 방해가 따르거나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 있고, 좋은 일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풍파(風波:살아가는 데서 생기는 곤란이나 고통 따위)를 겪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중국 청나라 때 조설근이 쓴 홍루몽(紅樓夢)그런 홍진(紅塵;‘번거롭고 속된 세상의 비유) 세상에 즐거운 일이 있다 하지만 영원히 의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물며 또 미중부족 호사다마(美中不足 好事多魔:옥에도 티가 있고, 좋은 일에는 탈도 많다)고 나온다. 또 한 예()로 성경에서는 소년 다윗이 블러 셋 전투에서 대장군 골리앗을 일격(一擊:한번 침)에 쓰러뜨리고, 예루살렘으로 개선했을 때 길거리의 백성들이 환호하였으나 이것이 사울왕의 미움을 받게 되어, 왕이 죽기 직전까지 살해의 위협을 받으며 도망자의 삶을 살았던 경우이다. 한 마디로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무턱대고 좋아하고 너무 들뜨지 말며 방심하지 말고 늘 경계하라 는 의미이다. 중국 원나라 때 고칙성이 쓴 희곡 비파기에서도 호사다마라는 말이 나오는데 내용인 즉, ‘어떤 사람이 돼지를 키우는데 어느 날 어미돼지가 새끼를 열두 마리를 낳자 기뻐하고 있는데 다음 주 또 열두 마리를 낳자 정성을 다해 돼지를 돌보던 주인은 슬슬 꾀를 부리기 시작하면서 게을러지게 되었는데 어느 날 전염병이 들어 그 돼지들이 다 죽게 되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유의어에 호몽부장(好夢不長:좋은 일은 오래 계속되지 않는다)과 시어다골(鰣魚多骨:맛이 좋은 준치에 가시가 많다. 좋은 면의 한편에는 좋지 못한 면이 있음)이 있고 반의어는 새옹지마와 전화위복 그리고 일범풍순(一帆風順:순풍에 돛을 올리듯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인데 좋은 일이 계속 일어난다 해도 방심하지 말라는 경계의 의미로 쓰이는 것이다.

새옹지마와 호사다마는 사자성어이기도 하지만 고사성어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고사성어(옛 고, 일사, 이 룰성, 말씀 어)와 사자성어(넉사, 글자 자, 成語)의 차이는 무엇인가? 둘 다 한자어로 이루어진 것으로는 같지만, 한자로 뜻 풀이해 보면 고사성어는 옛날 일로 이루어진 말, 옛이야기기가 전해져 내려온 것으로 글자 수의 제한이 없는 것[,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이며, 사자성어는 한자 네 자로 이루어진 것으로 고사성어와 마찬가지로 보통 교훈이나 유래(由來:사물이나 일이 생겨남)’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고사성어나 사자성어에서 단어하나만 바꾸어도 천차만별(千差萬別)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 그 예()호사다마라는 말을 어떤 이는 다음과 같이 마지막 한 단어를 바꾸어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이도 있다. ‘호사다 친우(好事多親友:좋은 일에는 친구도 많고), 호사다지인(好事多知人:좋은 일에는 지인도 많고), 호사다 귀인(好事多貴人:좋은 일에는 귀인도 많고), 호사다력자(好事多力者:좋은 일에는 능력자도 많고), 호사다 명인(好事多名人: 좋은 일에는 이름난 자도 많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생 만사 새옹지마세상일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언제 엎어지고 뒤집어질지 모른다.’처럼 인생만사 일장춘몽이라고도 말하는데 이는 우리 인간의 인생을 짧은 봄날의 잠시 스쳐 지나가는 꿈에 불과하다는 말로 인생의 덧없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 속담에 인생은 뿌리 없는 평초(萍草)’와 같다.

행운을 견디려면 불행을 겪을 때 필요한 것보다 더 커다란 몇 개의 미덕이 필요하다.’ 17세기 프랑스의 고전작가. 공작이었던 라 슈코프의 말이다. 요즘말로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다 할 뭐가 없을 때는 주변에서 거들떠도 안보지만, 잘되어 보이면 그때부터 주변의 시기 질투로 모함을 받을 수도, 인신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잘 나갈 때일수록 처신(處身:몸가짐이나 행동)을 잘해야 한다. 이런 경우 중국 대학자이신 공자님의 역지사지(易地思之:처지를 바꾸어 생각함)라는 사자성어는, 옛날 중국에는 벼슬아치인 하우와 후직이 있었는데 그 둘은 나랏일을 하느라 너무 바빠 자신들의 집에는 신경도 쓰지 않자, 주변사람들이 집을 찾아가 보라고 권고해도, ‘내가 나랏일을 제대로 못하면 백성들이 힘들 수 있다.’고 하며 나랏일에만 집중했다는 말을 들은 공자님은 그 들을 칭찬하며 입장을 바꾸어 다른 사람의 처지를 헤아려 보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렇다. 우리가 남의 입장을 조금만 이해해 주고 바꿔 생각한다면, 인간관계의 오해나 분란(紛亂:어수선하고 소란스러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를 어렵지 않게 깨닫고 생각이나 행동에 임(:떠맡아 제 직분으로 삼음)하게 될 것이다.

끝으로 이 글을 쓰는 나 자신,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이것 하나만은 분명히 해두고 살아가자. 한마디로 인생사, 인간사 모두 희비고락(喜悲苦樂), 기쁨과 슬픔 그리고 괴로움과 즐거움이 있다는 것이다. 한 인간이 살아가다 보면 좋은 일, 나쁜 일 모두 있다. ‘좋다고 너무 좋아하고 자만(自慢)해서도, 나쁘다고 슬퍼하거나 실망하고 좌절하지 말며, 매사 모든 일에 일희일비(一喜一悲)에 좌지우지(左之右之)되지 말자는 것이다. 이스라엘 속담에 계속해서 햇볕만이 비추이면 오직 사막만이 만들어질 뿐이다.’는 말이 있다. 맑은 날이 계속되다가 오는 비는 좋다. 비가 계속 내리다가 맑은 날이 오면 더 좋다. 맑은 날, 궂은날 둘 다 그 가치가 있다. 그 어느 것도 좋다, 나쁘다고 단정(斷定:딱 잘라 판단하고 결정함) 지을 수 없다. 인생사도 마찬가지이다. 어찌 보면 슬픔이 있기에 기쁨이 배가(倍加)되고, 괴로움이 있기에 즐거움이 배가된다.’는 이 또한 평범한 진리에 우리 모두 순응(順應)하고 살아가자는 것이다.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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