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흉기난동, 증오범죄까지 모방하는 무서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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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흉기난동, 증오범죄까지 모방하는 무서운 사회
  • 장은기 기자  jangeungi15@gmail.com
  • 승인 2023.08.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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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기 기자
장은기 기자

| 중앙신문=장은기 기자 | 정상인으로서는, 정상사회에서는 벌어질 수 없는 이해 불가능한 범죄가 일어났다.

퇴근 시간대 성남 분당 서현역, 인도와 백화점에서 20대 남성이 무차별적으로 테러를 저질렀다. 그는 차량으로 인도에 돌진해 불특정 다수의 시민 5명을 친 뒤 내려 백화점 내부에 들어가 흉기를 시민들에게 휘둘렀다. 흉기에 찔린 시민은 9명으로 조사됐다. 총 14명이 중경상을 당했다.

검은 후드티를 입근 A씨는 23세 배달업에 종사하는 남성으로, 경찰에 체포된 후 “누군가 나를 해치려 한다”면서 횡설수설했다. 마약을 투약한 것도 아니고 술을 마신 것도 아니었다. 마치 영화에서나 일어남직한 어처구니없는 비현실적 황당한 사건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사회적 불만과 피해망상, 증오로 말미암아 불특정 다수에게 테러를 가할 수 있다는 발상이 일발인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 그렇지만 다소 짐작할 수 있는 바는 이 사건은 모방 범죄가 아닐까 의심된다는 점이다.

최근 ‘흉기 난동’, ‘흉기 테러’라는 수식어가 붙은 사건이 수도권 곳곳에서 벌어졌다. 해당 사건들의 특징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테러였다. 각종 매체에서는 앞다투어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등을 다룬 바 있다.

분당역 흉기테러범 A씨의 행각은 유난히 두드러지고 피해규모가 크지만 최근 잇따라 벌어진 흉기 난동 관련 매체를 통해 접하고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살펴보건대 매체에서는 원색적이고 자극적인 상황을 나열하기보다 ‘엄한 처벌’, 피의자의 행위에 대한 부당성 등을 강조할 필요성이 상당해 보인다.

국민들은 불특정 다수를 마주한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모르는 사람이 다수가 있는 공간, 도로에서, 거리에서, 백화점에서, 전철역에서 공격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전국민에게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누군가는 4일 오후 성남과 용인 일대에서 테러를 저지르겠다는 예고글까지 올렸다. 경기남부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서로 ‘외출을 하지 말라’는 말로 안부를 묻고 있다.

불특정 다수의 무고한 시민들을 향한 묻지마 흉기테러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이 사회가 고민해야 한다. 이해하기 어렵다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사례, 해외의 사례 등을 종합해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를 모아 예방책 등을 우리사회가 제시해야 한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이 같은 행각을 벌인 자들에 대해서는 중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법을 강화해야 한다. 또 유사범죄가 일어나지 않을까 오늘도 내일도 불특정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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