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독선(獨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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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독선(獨善)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01.1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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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독선의 사전적 정의는 자기 혼자만이 옳고 선()하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 또는 남을 돌보지 아니하고 자기 한 몸의 처신만을 온전하게 하는 것이다. 유의어(類義語)에는 독단(獨斷), 독선기신(獨善其身)이 있는데, 독단의 의미는 정의 첫 번째에 해당되고, 독선기신은 두 번째 정의에 해당되는 의미이다. ‘이익과 욕심이 다 마음을 해치는 것은 아니다.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독선이야 말로 마음을 해치는 도적(盜賊)이다. 음악과 육욕(肉慾)이 도덕적 수양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총명하다고 잘난 체 하는 것이야 말로 도덕 수양의 장애물이다.’ 서양의 탈무드와 쌍벽을 이루는 동양의 최고의 지혜서’, ‘나를 바꾸는 지혜서로 명나라 말기 홍자성이 쓴 채근담에 나오는 독선과 오만(傲慢)을 경계하는 명언이며, 성경 빌립보서(4;5)에서는 이 같은 독선보다 관용과 사랑, 그리고 배려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그리스도인들에게 가르침을 준다. 한 마디로 독선의 반대어는 관용, 사랑, 그리고 겸손, 겸양과 배려이다.

독선은 여러 가지의 대구(對句:짝 지은 둘 이상의 글귀)표현을 이루는데, 차례로 열거하고 독선과의 상호관계를 비교해 보자. 첫 번째, 독선과 주관(主觀), 신념(信念)이다. 주관이란 자신만의 견해(見解: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의견이나 생각)나 관점(觀點:그 사람이 보는 입장이나 생각)이며, 신념은 굳게 믿는 마음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맹목성(盲目性:원칙과 주관, 신념 없이 일을 하는 성질이나 특성)을 지녀서는 안 된다. 타인(他人:)의 느낌이나 신념을 무조건 따를 필요는 없다. 내 신념과 주관이 중요하므로 잘 판단해서 세상을 살아야 한다. 그러나 주관이나 신념이 지나쳐 독선이라는 선을 넘지 않도록 경계하고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 독선과 자존(自存)감이다. 자존감은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갖는 인식으로, 스스로를 사랑하고 가치 있게 여기며 보살피기 위해 필요한 능력으로, 나의 정체성과 그것을 지탱해 주는 주요한 자원이기도 하다. 특히 자존감은 자신과 타인을 이해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핵심 열쇠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존감이 지나쳐 독선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주의해야 한다. 독일의 시인이자 철학가 괴테의 말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끔직한 일은 스스로를 나쁘게 생각하는 일이다.’에서 적절하고도 도를 넘지 않는 자존감은 한 개인에게는 필요한 것이다. 세 번째, 독선과 과시(誇示), 자만(自慢)이다. 과시는 자랑하여 보이는 것으로, 사실보다 더 크게 나타내어 보이는 것이며, 자만은 자신이나 자신과 관련되어 있는 것들을 스스로 자랑하며, 뽐내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다 어는 정도 과시욕이나 자만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사람이 보통 가질 수 있는 마음)이다. 그러나 과시가 지나치면 허세(虛勢:실속 없이 겉으로만 드러나 보이는 기세), 자존감이 지나치면 자만이 되는 법이다. 인간사 과유불급(過猶不及:정도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이다. 유교의 중용(中庸:한쪽으로 치우침 없음)의 도()이다. 네 번째, 독선과 아만(我慢)이다. 아만은 불교의 사만[四慢:거만, 자만, 오만, 고거심(高擧心:잘난 체하고 거들먹거리는 마음)]중 하나로 스스로를 높여서 잘 난체 하고,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이다. 비슷한 말로 오만, 교만, 거만이 있다. 아만이 생활화 되고 시간이 흐르면 점차 매사에 독선으로, 또는 그 근원이 될 수 있다. 다섯 번째, 독선과 자신감, 자부심, 맹신(盲信)이다. 자신감은 스스로를 믿는 감정으로 일명 용기 있는 자로, 어떤 행동을 하던지 대범하게 행동하여 빠른 결과를 성취할 수 있으며, 자부심이란 자신이나 자신이 소속해 있는 단체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인데, 자신감이나 자부심이 지나치면 자만으로, 그리고 일 처리나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독선이 될 수 있다. 맹신은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덮어 놓고 믿는 일로, 특히 종교적으로 광신(狂信)으로 쓰이는데, 이는 사리 분별없는 맹 신도들은 자기 종교를 희화화(戱畵化:웃음거리로 만듦)시키거나 오히려 발전을 저해 할 수도 있으며, 믿음을 타인에게 무조건적, 독선으로 강요, 밀어 붙이기도 한다여섯 번째, 독선과 아집(我執), 고집(불통), 우격다짐이다. 아집의 정의는 자기중심적 생각이나 좁은 소견(所見:생각이나 의견)에 사로잡힌 고집인데, 고집은 바로 아집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의 의견을 바꾸거나 고치지 않고 굳게 지키고 우겨대는 것으로 자신의 신념을 관철(貫徹:목적을 이룸)시키기 위해 설득이나 논리적 접근으로 상대를 설득시키기보다는 우격다짐(억지로 우겨 굴복시킴), 독선적으로 끝까지 밀어 붙인다. 마지막으로 독선과 표독(慓毒)함이다. 표독이란 악독한, 악랄한, 흉악한의 의미로 사납고 독살스러움의 의미이다. 보통 표독스러운 눈을 비유적으로 말 할 때 독사의 모습()’이라고 한다. 그런데 독선과 표독스러움(날카로운 눈초리, 소리쳐 말함)이 병행되면 감정적 자극을 불러 일으켜 원한 관계로 이어질 수 있으며 ,보복의 위험이 있어 가장 위험한 경우로 경계하고 조심해야한다.

끝으로 인간이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것은 신뢰와 믿음그리고 존중이다. 결코 독선에 빠져 배타적(排他的)이나 흑백논리(黑白論理)만을 펴서는 안 된다. 한 나라의 통치자, 직장이나 조직의 장(), 가정의 가장(家長)에 이르기 까지 어떤 경우라도 독선적으로 일 처리하거나 결정해서는 안 된다. 상대나 구성원들의 합리적 의견을 수렴(收斂:한데 모음)하고 소통, 타협하고, 그리고 화합해야 한다. 독선이 계속되면 끝내 파국을 부르게 된다. 매사 독선, 독단이 되지 않도록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모두의 화합과 발전으로, 서로 함께 편안하고, 더불어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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