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시기(猜忌)와 질투(嫉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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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시기(猜忌)와 질투(嫉妬)
  • 문학박사 문재익(전 강남대 교수)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01.1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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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전 강남대 교수)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전 강남대 교수) | 시기와 질투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인가? 시기는 남이 잘되는 것을 샘하여 미워하는 것이고, 질투는 다른 사람이 잘되거나 좋은 처지에 있는 것 따위를 공연히 미워하고 깎아 내리려는 것이다. 시기와 질투는 일상에서 비슷하게 사용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의미가 다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시기와 질투를 구분해서 설명했는데, 시기는 주변사람에게 있는 좋은 것을 보면 그 사실 때문에 불편해 지는 것으로 다른 사람을 의식하면서, 본인 주변사람이 잘되거나 좋은 것을 지니고 있으면 불편해 하는 마음으로 초점이 상대방에게 있는 것이고, 반면에 질투는 초점이 자신에게 있는 것으로 저 사람은 있는데, 왜 내게는 없지? 라고 하며 무게 중심을 자신에게 두는 것이다. 그런데 질투는 때로는 상대처럼 되고 싶은 마음과 의지를 불러일으키고 경쟁심을 유발시켜 열심(熱心:온 정성을 다함)을 내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질투와 부러움의 차이는 무엇인가?, 질투는 경쟁자가 누구든 간에 원하는 대상에 초점이 맞추어 지고, 부러움이란 경쟁자에게 초점이 맞추어 지기 때문에 부러움의 대상이 경쟁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면 부러움을 안 느끼지만, 경쟁자가 그 대상을 가지는 순간부터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 열등감(劣等感)과 자격지심(自激之心)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열등감은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감정이고, 자격지심은자신이 해놓은 것에 대해 흡족해 하지 않는 마음이다. 열등감이나 자격지심이 어떠한 것에 의해 자신을 낮춘다.’는 것에는 공통점이 있지만, 열등감은 느끼는 감정으로서 비교되는 자신의 위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에, 자격지심은 자신이 평가하여 자신이 해 놓은 것이 부족함을 평가 및 비판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개인 심리학을 수립한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이자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올바른 열등감과 자격지심, 그리고 보상을 통해 인격을 만들어나가고 자기발전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기의 폐해(弊害:폐단으로 생기는 해)는 무엇인가? 하는 쪽이나 받는 쪽, 양쪽 모두 건설적(建設的:좋은 쪽, 생산적)이지 못하다. 시기를 받게 되면 공격의 대상이 된다. 자신은 상대에게 어떤 해악(害惡:해가 되는 나쁜 일)을 가한 적이 없는데도 가해 상대의 시기로 함정에 빠지거나 험담과 추악한 소문, 중상모략(中傷謀略:근거 없는 말로 남을 헐뜯고 사실을 왜곡하거나 속임수로 남을 해롭게 함)으로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반면에 시기하는 쪽은 온통 신경과 시선을 상대에게 둔 나머지 정작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몰입하거나 전문성 계발(啓發:기술이나 재능을 발전시킴)에 에너지를 쏟지 못하고 불필요한 시간 낭비, 에너지를 낭비함으로 자신의 해야 할 일, 그리고 마침내는 자신의 성장에 엄청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결국은 양쪽 다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우리한국인들의 의식구조는 이런 시기심과 질투심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민족이라는 것이다. 어느 한 주미대사가 임기를 마치고 이임사를 통해 한국인은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참지 못 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한편으로 부끄럽고 치욕적인 말이지만,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시기와 질투에 관련된 병리적(病理的)현상(병적 증상)을 가진 자()들을 편집성 인격장애자라 하는데, 편집성인격(偏執性人格)이란 자기중심적이고 남을 비방하며 모든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특징으로 하는 인격장애로, 과민, 강직, 이유 없는 의심, 시기, 질투를 보이는 것인데, 이런 사람은 말할 때 보통은 사팔뜨기의 눈을 뜨고, 입을 삐죽거리면서, 그리고 코웃음을 치고, 혀를 차기도 하며, 부적절하거나 불필요한 감탄사나 의성의태어(擬聲擬態語:사람이나 사물의 소리나 모양, 움직임을 흉내 냄)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구태여 원인을 따져 본다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어린 시절 사랑을 받지 못한 애정결핍증에서, 또는 심성 면에서 욕심이 지나쳐 비롯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배타적인 성향, 심한 고집과 충동성이 고착됨으로 편집성 인격장애가 유발된다고 보고되어 있고, 망상성(妄想性:이치에 어그러진)장애나 조현병(정신 분열증)의 병전(病前) 인격이라고도 보고 되어있다. 그런데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상대의 행복이 본인의 불행이며, 상대의 불행이 본인의 행복이 되기도 한다. ‘질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은 증오처럼 되어 있다.’ 프랑스의 작가 몰리에르의 말이며, ‘질투는 모든 것을 바쳐 사랑하는 사람에게, 동등하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염려에서 인간이 느끼는 고통이다.’영국의 수필가 조지프 애디슨의 말이다. 편집성 인격장애자들은 특히, 연인이나 배우자가 그 경쟁의 대상이 되어, 언어폭력이나 과격한 행동의 정도가 심한 나머지 연인인 경우는 쉽게 곁을 떠나게 되고, 배우자에게는 큰 정신적 고통을 주게 되어 끝내는 파국을 맞이하거나, 아니면 별거나 졸 혼에 이르게 된다. 이 얼마나 한 개인에게는 안타깝고 불행한 일인가? 그러므로 남녀교제나 배우자 선택 시 평소 시기, 질투심이 지나친 사람은 심각하게 고민, 사전에 손절하는 것이 삶의 지혜이다. 왜냐하면 언젠가 반드시 내가 편집성 인격장애자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시기와 질투에 대한 우리에게 경고와 조언의 명언들을 인용한다. 성 바실리오 성당의 수도규칙에는 녹이 쇠를 좀 먹듯이, 질투는 그것에 사로잡힌 영혼을 병들게 한다.’가 있고, 고대 로마시인 호라티우스는 질투심 많은 사람은 이웃사람들이 살 찔 때 마르게 된다.’고 말 했다. ‘마음의 화평은 육신의 생명이나, 시기는 뼈의 썩음이니라.’ 성경 잠언 1430절에 나오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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