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미움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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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미움과 사랑
  • 문학박사 문재익(전, 강남대 교수)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01.30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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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전, 강남대 교수)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전, 강남대 교수) | 미움과 사랑의 사전적 정의는 무엇인가? 미움이란 미워하는 일이나 미워하는 마음이다. 유의어에는 증오(憎惡), 혐오(嫌惡), 원혐(怨嫌:원망하고 미워함)이며 반의어는 사랑과 애정(哀情:불쌍히 여기는 마음/愛情:사랑하는 마음)이다.

사랑이란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나 그런 일’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는 마음이나 그런 일’ ‘남을 이해하고 돕는 마음이나 그런 일이다. 유의어에는 경애(敬愛:공경하고 사랑함), 그리움, 박애(博愛: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사랑함)이고, 반의어는 미움과 증오이다. 그리고 미움과 사랑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애증(愛憎)이 있다. 미움과 사랑은 둘 다 인간의 일곱 가지의 감정인 칠정[七情: 기쁨(:), 노여움(:), 슬픔(:), 두려움(:), 사랑(:), 미움(:), 욕심(:)]에 속한다. 독일 철학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사랑은 인간이 더욱 강해지도록 채찍질 하는 것이고, 성자(聖子:삼위일체의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은 고통을 함께 짊어지고 덜어 주려는 동정(同情:어려움을 딱하고 가엾게 여김)이다.’고 했다.

성경 로마서 1221절에 ()에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겨라.’는 말씀은 악을 악으로 갚으면 남는 것은 악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귀는 사람의 생각에 악한 영향을 미친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 마음과 생각이기 때문이다. 미워하는 사람에게 복수하기 위해 미워하면 남는 것은 증오밖에 없다. ‘사랑과 용서라는 선한 마음이 미움과 증오를 이기는 것이다. 또한 고린도전서1313절에서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것이다. 이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이다.’는 사랑의 위대함과 영원함을 강조한 성경구절로 우리에게 사랑을 소중히 간직하라는 가르침으로 해석된다.

좋아하지 않는 감정, 미움, 반감(反感)이 매우 강한 상태가 증오이다. 사람에 대한 증오의 극단적인 예가 역사상 특정 인종집단에 대한 인종차별주의이다. 증오를 네델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극도의 요인 때문에 생기는 고통의 일종이라고 정의 했으며,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는 어떠한 불행 또는 불편한 감정을 없애려고 하는 자아의식에서 발현(發現:숨겨져 있던 것이 드러남)되는 것이라고 말 했다. 누군가에 대한 미움, 적개심(敵愾心:적에 대하여 느끼는 증오와 분노), 증오는 상대를 마치 원수처럼 여기며 분개(憤慨)하는 마음으로 상대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 주지 않아 손해를 끼쳤다고 생각하거나, 그로 말미암아 피해를 보았다는 관점에서 생기는 것인데, 그 피해의식의 어두운 그림자가 내게 드리워져 내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도, 그 어둡고 음침한 그림자에 가리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나는 결코 행복해 질 수가 없다. 지워지지 않는 새카만 검정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살아가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랑은 나를 구하고, 너를 구하고, 세상을 구하게 된다.

사실 인간의 사랑이란 사전적 정의와는 별도로 우리인간의 명백한 감정인 희로애락과는 다르게, 콕 집어서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오묘(奧妙)한 감정으로 연민(憐愍), 아낌, 무엇이든지 내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것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합당치 않을까 생각한다. 사랑이란 인간의 희로애락과 서로 융합이 되는 인간의 감정 중 가장 복잡한 감정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사랑은 미움, 증오와는 정 반대이면서도 동전의 양면(모든 상황이나 사물에는 서로 반대되거나 대립되는 두 가지 성질이 존재함/모양은 달라도 본질은 같음)과 같은 모습을 지녀 사랑이 미움, 증오가 되며,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기고, 미운 정(), 고운정이라는 말도 파생(派生)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랑은 인류의 수많은 예술의 장르(genre:문예양식의 갈래), 심지어는 노래로도 승화되어왔다고 생각된다. 유대인의 생활규범인 탈무드에서는 사랑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세상에는 열두 가지의 강()한 것이 있는데, ‘돌이 강하다지만, 돌은 쇠에 깍 이고, 쇠는 불에 녹고, 불은 물에 꺼지고, 물은 구름 속에 흡수되어버린다. 구름은 바람에 날려가지만, 그 바람은 인간을 날려버리지는 못한다. 그 인간도 공포에 일그러지고, 공포는 술에 의해 제거되지만, 술은 잠을 자고 나면 깬다. 수면도 죽음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죽음조차도 사랑을 이기지는 못한다.’에서 사랑이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으로 정의 내린다.

어찌 보면 우리 인간은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만 으로도 존재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사랑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도 기쁘고,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 마음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수십, 수백 번을 죽어도 다시 일어서게 해주는 힘이 된다. 또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무리 어둠속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지상낙원인 것이다. 천년이라는 이름보다 사랑이라는 이름이 더 아름답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사랑해 왔던 내 가까운 사람, 부모, 형제, 배우자, 연인, 절친(切親:더할 나위 없이 친한 친구), 그리고 그밖에 사람을 미워하고 증오하며 인생을 끝장내려는, 그러는 당신은 사람으로 진정 이러한 인생 진리를 모르고 소중한 사랑을 미움과 증오로 헌신짝처럼 버리려 하는가? 지난날 사랑을 느꼈던 것은 감정이었지만, 사랑 그 자체는 약속이 아니던가? 사랑은 마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인간관계라는 단어를 쓴다. 바로 관계서로의 노력을 요()하는 것이다. 사랑은 현실에서는 단순히 연애감정이 아닌 가족애, 우정, 이타심(利他心:상대를 위하거나 이롭게 하는 마음)과 같은 넓은 의미라는 것을 항상 염두(念頭)에 두어야 한다. 또한 사랑과 사랑한다는 것은 둘이 하나 되기 위해서 자기희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한 마디로 사랑이 미움과 증오로 변한다는 것은 이해의 부족과 때로는 오해이고, ‘이기심이며, 그리고 지나친 일방적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프랑스 작가인 샤르돈느는 사랑이란 무한한 관용, 무의식적인 찬미, 완전한 자기망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슬기 있는 자만이 사랑할 줄 알고, 사랑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랑에도 재치(才致:눈치 빠른 재주)와 슬기(사리를 바르게 판단하고 일을 잘 처리해 내는 재능)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서로의 감정과 정서를 조절하여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의 우리네 속담처럼 말이다.

더러는 부부가 노년에 돈, 재산(큰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소소한 것도 본인 앞에 챙김) 때문에 사랑에 금이 가기 시작하여 미움과 증오로 바뀌어 파국을 맞이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프랑스 사상가 장자크 루소가 사랑은 돈으로 살수 없기 때문에 돈이 사랑을 망칠 것이다.’라고 했던가? ‘스치면 인연이고 스며들면 사랑이라는 말이 있다. 사랑하던 그 시절에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가슴이 아련하게 아프지 않았던가? 젊은 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살과 뼈에 글씨를 새기듯 약속하고 다짐하지 않았던가? 둘이 함께 백년해로하고 한 날() 한 시()에 같이 죽자. 돈 때문에, 사랑은 퇴색되고, 인간의 욕심 때문에 지난날의 사랑의 언약(言約)들은 계란 속에 담아 바위에 던져버리고 만다. 영국의 정치가 윌리엄 이워트 글래드스턴의 명언 재산도, 지위도, 사랑에 비하면 먼지에 불과하다.’이 가슴에 와 닿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 만일까? 아마도 이런 상황, 환경에 처한 사람은 누구나 공감하는 감정일 것이다. 누군가 말 했던가? 사랑만큼 왜곡된 저주(詛呪)는 없다고!

끝으로 남녀의 만남은, 연인이든 부부간이든 인연이다. 그러나 관계는 노력이다. 남녀 간에 한때는 죽도록 사랑했지만, 시간이 지나 어떤 계기(契機:어떤 일이 일어나는 결정적인 원인이나 기회)로 미움이 시작되어 증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한때는 보고 싶어 죽겠고세월이 한참 흘러 보기 싫어 죽겠다.’로 변하게 된다. 이런 남녀 간의 관계회복을 위해 한권의 책을 읽을 것을 권고한다. 세계적인 관계회복 심리학자인 미국의 수잔 존슨이 쓴 우리는 사랑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이다. 이 책은 사랑이 무엇인지, 무엇이 사랑을 지속시키는지에 대한 본질적 이해에 도움이 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갈등을 일으키는 요소와 이로부터 회복하기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공감하고 반응해야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또한 사랑의 기초를 이해하고 어떻게 서로에게 다가갈지, 그리고 상대의 욕구에 반응할지를 배우게 될 것이다. 우리말 번역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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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연 2024-01-27 20:20:06
좋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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