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칼럼]금파(金波) 이상국 문인의 글을 읽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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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칼럼]금파(金波) 이상국 문인의 글을 읽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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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2.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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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칼럼위원)

| 중앙신문=중앙신문 | 얼마 전 금파 이상국 문인이 보내준 수필집을 감명 깊게 읽었다. 아내가 늙어가고 있다 수필집 이후 두 번째로 출간한 이상국 문인의 책 에는 아들의 초대라는 글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다.

책의 디자인을 보니 우선 독자들의 불편을 배려하기 위해 핸드폰보다 조금 크게 만들어진 형태에 호감이 갔다.

책에 수록된 글만도 54편이 되는 이상국 문인의 글을 보면 명쾌한 이론에 찬사를 보내야 했고 날카로운 비판에 동조자가 되기도 했다. 문장력이 간결하면서도 흡인력이 강한 금파의 글은 인간 본색을 고민하는 포퓰리즘의 내용들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공무원 재직 시 부서는 달랐지만 금파와 같은 건물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금 파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였다. 공군 중사로 복무하다 전역하여 뒤늦게 공무원 시험을 보고 말단 9급에서 사무관까지 승진한 보기 드문 인물이었다. 업무관계로 어쩌다 그의 사무실에 가게 되면 노트북을 이용하여 원고 정리를 하는 그의 모습을 자주 볼 수가 있었다. 20년 전 만해도 시군에서는 컴퓨터 보급률이 낮았다 그런 실정에 사비를 들여 고가의 노트북을 사서 활용하는 그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고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바쁜 공직 생활중에도 여가를 이용하여 틈틈이 글을 써서 경기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는 퇴직 후에도 활발한 문학 활동을 전개하여 지역사회발전과 아울러 한국문단에 그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금파의 수필집은 볼수록 재미가 솔솔 나고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친다. 평론가는 아니지만 주제넘게 그의 글을 평한다면 잘 다듬어진 탄탄한 구성력과 다양한 주제의 표현력이 독자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수필은 인생과 세상에 대하여 끈질기게 관조하고 탐구하여 얻어지는 부산물이다. 삶의 활력을 통해 얻어지는 수필은 희로애락이 존재하고 문학의 가치관을 더욱 높여나간다.

금파 이상국 문인의 수필집을 보다가 뛰어난 문장 솜씨에 반해 다시 보게 된 글은 책의 표제가 된 아들의 초대란 글이었다. 처음 생각에는 짐짓 유명 호텔이나 고급 음식점에 초대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쓴 글인가 생각하였으나 그건 오판이었다. 멀리 떨어져 사는 아들이 택배로 보내온 수산물을 보면서 그리움을 쏟아낸 애정의 글이었다.

아들의 초대에 쓰인 글들은 마치 아름다운 시를 보는듯한 매력과 더불어 아들을 사랑하는 부성애를 간결하면서도 멋진 문장력으로 표현하여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거장의 글 솜씨처럼 느껴지는 문장의 신기루에 나는 그저 감동이 되어 읽고 또 읽었다. 글의 일부 내용을 소개하자면.

아내가 풀어 올린 아들의 택배 물속에.

고등어가 달려 나오고.
가오리가 나오고.
임연수가 나오고.
노가리가 나오고.
코다리가 나오고.
대구가 나오고.
우럭이 나오고.
참치가 나오고.
새우가 나오고.
민어가 나오고.
마치 요술 주머니같은 택배 상자 속에 꾸역꾸역 나오는 해산물들.... 나오고 나오고는 진행을 의미하는 함축된 단어의 동사지만 다음엔 또 무엇이 나올까 하는 기대와 함께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더구나 항구도 아닌 집안의 거실 바닥에 놓인 해산물을 통해 바다를 불러들이는 순발력은 독자들의 상상 속에 푸른 바다를 마음껏 관망할 수 있는 기쁨을 안겨준다. 그의 두 번째 작품인 아들의 초대 수필집 출간을 거듭 축화 하면서 다음 작품엔 어떤 글이 독자들을 즐겁게 할까 하는 기대 속에 금파 이상국 문인의 다음 수필집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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