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가족과 살기 VS 혼자 살기
상태바
[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가족과 살기 VS 혼자 살기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4.04.01 09: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가족(家族)이란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親族:촌수가 가까운 일가[一家:사종(四從:십촌뻘 형제자매) 이내]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의 각 단어 두문자어(頭文字語)가족이라는 의미의 ‘Family’는 가족의 시작점과 중심이 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으로 이루어진 사회의 최소 인적 구성단위이고, 가족의 가치면 에서는 가족 구성원은 가정생활의 운영에도 참여해야 하며, 서로 존중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족을 식구(食口)’라고도 표현하는데, 이는 한 솥밥을 먹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만큼 친밀성이 응축(凝縮)된 대표적 사회제도로 간주하지만, 한 솥밥을 먹는다고 무조건 가족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학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가족이라 함은 첫째는 혈연, 혼인 또는 입양에 의해 결합하여 단일 가구를 형성하고, 둘째는 구성원이 각자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서로 상호작용하고, 셋째는 공통문화를 유지하고 창조하면서 살아가는 비교적 영속적 사회 단위이며, 마지막으로 그런 점에서 일상적 생활세계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번째와 세 번째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가족이 곧 한 사람, 나아가 가족 전체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 바로미터(barometer)가 되기 때문으로, 가족은 사회적 관계의 기초단위로, 무엇보다도 친밀한 인간관계가 되고, 행복한 공동체의 시발점이 되는 것이, 밝고 건전한 사회의 초석(礎石)이 되는 것으로, 조금 다른 가정이란 한 가족이 생활하는 집, 둥지, 보금자리인데, 가족이 애정의 결합이라면 가정은 의식주 등 물적(物的)인 내용도 채워져야 한다.

가족의 핵심인 부부는 경제적 공동체이며 자녀를 훈육 및 교육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공동 노력을 해야 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위해주며, 챙겨주는 자상함으로 자식에게 본을 보여야 한다. 부부관계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네덜란드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의 말처럼 부부란 서로 반반씩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서 전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이상적 남편이란 성실하고 정직하며 자상(仔詳)하고, 책임감이 강해야 하며, 그리고 이상적 아내란 알뜰하고 이해심 많은 덕(:어질고 올바른 마음)이 있어야 하고 인정(仁情), 인간미(人間美)가 있어야 하며 슬기로워야 한다. 한 마디로 가정생활에서 남편이 게으르고, 거짓말 잘하고 무책임한 사람, 아내는 씀씀이가 헤프고 인간미 없고 박정(薄情)한 사람은 살아가면서 반드시 가정 내 문제를 생기게 하는 법이다. 유대인의 생활 규범인 탈무드에서 모든 병중에서 마음의 병만큼 괴로운 것은 없고, 세상 모든 악() 중에서 악처(惡妻)만큼 나쁜 것은 없다.’가 있고 맹자님의 말씀에서 남편이라는 것은 아내에게서 보면 평생을 보면서 살 사람이다. 그러기 때문에 남편은 존경받을 존재라야 한다.’에서 부부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처신(處身)하고 언행(言行)에 신중(愼重) 해야 할지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 부부란 서로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보완(補完) 관계이며, 함께 보조를 맞추어 살아가야 하는 동반자의 관계이다. 그러므로 서로 지켜야 할 세 가지 덕목(德目)으로, 첫째는 상대를 서로 존중하고, 둘째는 서로를 인정해 주고, 마지막으로 공()이 있으면 자신의 공도 상대에게 돌려줄 수 있어야 하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과 존재가치를 인정해야 하는데, 이것들이 지켜지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쁨이 있지만, 그 가운데서 가장 빛나는 기쁨은 가정에서의 웃음이다. 그다음의 기쁨은 어린이들을 보는 부모들의 즐거움인데, 이 두 가지의 기쁨은 사람에게 가장 성스러운 즐거움이다.’ 스위스의 교육학자, 사상가, 교육자 페스탈로치의 말이다. 가족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는 그 가운데 기쁨이 있고 지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랑의 온기가 있고 안락한 휴식이 있는 법이다. 사람들이 젊었을 때 가족들끼리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 때는 잘 모르지만, 노년이 되어 자식들 다 결혼시키고 현업에서도 물러나 지난날을 회상해 보면 결혼 초창기 어려운 살림, 박봉(薄俸)에도 부부간에 사랑이 식지 않던 시절 어린 자식들과 함께 행복했던 시절이 뼈에 사무치게 그리운 법이다. 노년에 부부가 함께 단 둘이 살면서도 불화가 심하거나, 또한 별거나 졸혼한 부부들은 더욱 남다른 느낌에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서글픈 마음이 들기까지 할 것이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이자 진리는 둘이 있어 불편함 보다는 혼자의 외로움과 서글픔이 훨씬 나은 법이다. 어찌 되었든 간에 부부가 금슬 좋게 평생을 해로(偕老)하는 것이야말로 성공하고 축복받은 삶인 것이다. 노년에야 무엇을 바라겠는가? 함께 정담(情談:다정한 이야기) 나누고, 함께 맛있는 것 먹고, 함께 좋은 구경 다닐 수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자식, 손 주들 무탈하고 제 할 일들하고 있다면, 이제 죽어도, 언제 죽어도 여한(餘恨)이 없을 것이다. 한 마디로 살아생전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말이다. 노년에 부부가 서로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쪼들리지 않으며 서로 변함없는 사랑을 나누는 것이 가장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부부의 사랑은 꽃밭 향기이고, 봄날의 따사로운 햇볕과 같으며,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 줄 뿐만 아니라 인생의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한다. 그리고 행복감이 있어 노년의 고독과 외로움, 지난날의 회한(悔恨:뉘우치고 한탄함)을 극복하고 이겨낼 수가 있는 것이다. ‘진실하게 맺어진 노년의 금슬 좋은 부부는 젊음의 상실이 불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같이 늙어가는 즐거움이 나이 먹는 괴로움을 잊게 해 주기 때문이다.’ 프랑스 작가 앙드레 모로아의 말이다.

그렇다면 혼자 산다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 비롯되는가? 독신주의자나 미혼으로 성인이 되어 분가(分家)해서 사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체로 노년에 사별(死別)이나 이혼으로, 또는 부부간 심한 불화(不和)로 말미암은 이혼의 대안(代案)으로 자식들 큰 상처 주지 않고 하는 별거(別居)나 졸 혼(卒 婚)’으로 혼자 사는 것문자 그대로 독거노인(獨居老人)의 처지로 바라보아야 하겠다.

혼자 산다는 것, 어떤 이들에게는 고독과 외로움, 서글픔 심지어는 비참함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자유와 해방, 그리고 로망(‘실현하고 싶은 소망이나 이상’, ‘꿈이나 공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대체로 부부금실이 좋은 사람들은 혼자 사는 사람들을 보면 측은(惻隱:가엾고 불쌍함) 해 보이고 문제가 있는 사람들로 보기도 하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혼자 사는 즐거움과 자유로움을 결코 알지 못해 그러는 것이고, 알리도 없다. 왜냐하면 그런 즐거움과 자유로움을 느껴보거나 체험(體驗;직접 경험함)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홀로 사는 사람들이 많아져가고 있어 싱글 라이프는 트렌드(trend)이자 각자의 선택이 되었다. 2022년 인구주택 총 조사(census)에서 우리나라 전체가구 수() 2238만 중 1인족(홀족) 가구 수가 5203천 가구가 입증하고 있으며 날로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홀로 사는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며, 그 선택은? 그 답()은 간단하다. 홀로 사는 장점은 가족과 함께 사는 단점이 되고, 혼자 사는 단점은 가족과 함께 사는 장점이 된다.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하고 포기할 것인가는 본인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고려해서 본인 스스로 선택할 문제이다.

미국의 홀로서기의 임상 심리학자인 라라 E. 필딩박사는 홀로서기의 진정한 의미는 첫째는 통제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을 구분하는 능력, 둘째는 내 마음을 잘 알고 다루는 능력, 마지막으로 내 마음을 잘 다룰 수 있게 되면 인생에 대한 통제력이 생기고 삶에 대한 통제력이 생기면 삶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라고 말한다.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힘이 외적요인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자유롭고 싶은 마음, 온전히 나를 통해 의지하고, 위로받고 의미를 찾고자 하는 마음에서 홀로서기가 주저되고 망설여져 쉽사리 결정을 못 내리거나 미루게 되는 법이다. 그러나 우리네 삶은 모두 다 만족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이고 섭리이다. 혼자 살아가노라면 분명 고독하고 외롭고 서글플 때가 있다. 특히 양대 명절(, 추석) , 몸이 아파 누워 있을 때, 등이 가려우면 효자손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등이 결리고 쑤시고 아파 파스 붙이려는데 손이 닿지 않을 때이다. 노년에 혼자 살기 처음 1~3년은 견디기 힘들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적응되어 가 오히려 더 편안하고 그동안 결코 느껴보지 못한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행복의 문()이 하나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리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닫힌 문만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우리를 향해 열린 새로운 문을 보지 못하게 된다.’ 미국의 문필가, 자선 사업가였던 헬렌 켈러 여사의 말이다. 지난날의 가족들과 즐겁고 행복했던 시절, 사회적으로 승승장구 잘 나갔던 시절만을 생각하며 지금의 혼자 사는 것에 대한 비참함으로 서글퍼해서는 절대 안 된다. 혼자만의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 새로운 나만의 신세계를 설계하고 실행해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들은 인터넷 서핑을 해보거나, 유튜브 영상들을 참고하면 된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그는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다. 혼자 산다는 것은 어디에도 물들지 않고, 순수하며 자유롭고,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서 당당하게 있음이다. 결국 우리는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는 것이다.’ 법정 스님의 말씀이다. 그렇다면 혼자 살아야 할 때 도시에서 살아야 할까, ‘시골에서 살아야 할까? 도시에 일자리가 있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시골살기를 적극 권장(勸獎)한다. 자연과 벗할 수 있고 화초나 나무, 텃밭 가꾸기, 짐승 기르기 등 바쁜 생활로 외로움을 겪을 여유도 없을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고, 무엇보다도 도시보다는 쓰기 나름이지만 생활비도 훨씬 적게 드는 큰 장점이 있다.

끝으로 노년의 일부 아내들에게 주는 글로 이 글을 맺으려 한다. 단도적으로 노년에 남편, 구박(못 견디게 괴롭힘)하거나 타박(허물이나 결함을 비난하거나 핀잔을 줌) 하지 마라. 아직 건강하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여겨라. 대개 여자는 남자보다 오래 산다. 나중에 남편 먼저 죽고 난 뒤 후회하며 가슴 아파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그리고 그리하지 않을 자신 있는가? 젊은 날 둘이 사랑으로 만나, 남부럽지 않을 만큼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않았는가? 자식들 다 가르치고 결혼시켜 번듯하게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무엇 때문에 그렇게 분()해하고 복수심에 차 있단 말인가! 서로 힘을 합쳐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던가? 더욱이 주변사람들에게 젊은 날의 한 줌 눈뭉치의 실수나 잘못을 눈사람 크기로 만들어 험담(險談) 하지 마라. 세상 살면서 작은 실수나 잘못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큰 잘못(딴살림 차리고 외방자식을 두거나, 도박 등으로 가산을 탕진한 경우)이 아니면 눈감아 주어라. 노년에 아내는 남편이 작은 사람이라도 큰 사람으로 만들고, 큰 사람이지만 작은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며, 남편을 귀()하게 만들기도, ()하게도 만드는 법이다. 그런데 남편을 작게 만들고 천()하게 만들면, 본인도 작고 천()해진다.’는 것을 명심(銘心)하라. ‘아내가 없는 남자는 몸체가 없는 머리이고, 남편이 없는 여자는 머리가 없는 몸체이다.’ 독일의 소설가, 시인 장 파울의 말이다.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3년차 의정부시청 여성 공무원 숨진 채 발견
  • 양평 대표축제 '제14회 양평 용문산 산나물축제' 개막
  • 박정 후보 유세장에 배우 유동근氏 지원...‘몰빵’으로 꼭 3선에 당선시켜 달라 ‘간청’
  • 감사원 감사 유보, 3년 만에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단 공급
  • 김포시청 공직자 또 숨져
  • [오늘 날씨] 경기·인천(20일, 토)...낮부터 밤 사이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