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고통(苦痛)과 고난(苦難)의 역설(逆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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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고통(苦痛)과 고난(苦難)의 역설(逆說)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4.04.1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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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우리가 살아가면서 고통과 고난을 달가워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이것들은 빈부귀천을 떠나 피할 수 없는 것들로, 때로는 우리의 성장 동력이 되기도 하므로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꿋꿋하게 살아가자는 취지의 글로, 특히 오늘날 의지력 약한 젊은이들에게 이 글이 삶의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역설(paradox)에 대한 문학 용어사전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모순(矛盾:앞뒤가 서로 맞지 않음)되고 부조리(不條理)하지만, 표면적 진술을 떠나 자세히 생각해 보면 근거가 확실하든지, ‘깊은 진실을 담고 있는 표현을 의미한다. 역설은 한 문장 안에서 상반(相反)된 두 가지의 말이 공존(共存)한다. ‘찬란한 슬픔에서 슬픔은 우울하고 음침(陰沈:분위기가 어두컴컴하고 스산함)’한 의미를 지니는데, 이것을 찬란하다고 표현한 것은 모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말을 새겨보면, 슬프기는 하지만 절망적인 슬픔이 아니라 그것을 초월하는 아름다운 슬픔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이처럼 역설은 일반적으로 반대개념을 가진, 혹은 적어도 한 문맥(文脈) 안에서 함께 사용될 수 없는 말들을 결합시키는 모순 어법을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라고 정의한다.

고통(Pain, 복수형 Pains수고’)의 역설: 고통의 사전적 정의는 몸이나 마음의 괴로움과 아픔으로 유의어는 고(), 고초(苦楚), 괴로움이다. 고통은 보통 신체가 다치거나 아파서 느끼는 육체적 고통과, 불쾌감과 우울감 등의 부정적 감정으로 괴롭다고 여기는 정신적 고통으로 나뉘는데, 신체적 고통은 감각 중 통증감각, 즉 통각(痛覺:촉각)을 통해서 느끼는 것으로, 이 글에서는 의식현상으로서 감각 질에 대해 논의될 때 언급되는 정신적 고통을 말하려 한다. 그리스도교에서는 고통을 하나님의 성도를 성숙하게 이끄는 훈련에 필요한 도구의 하나로 보고, 불교에서는 삶은 본래 고통이며, 지속적인 수행과 궁극적인 해탈[解脫:번뇌(煩惱:마음이 시달려 괴로움), 속박에서 벗어나 근심이 없는 편안한 심경에 이름, 열반(涅槃:모든 번뇌에서 벗어난, 영원한 진리를 깨달은 경지)]을 통해서 극복된다고 보며, 1916년 창시된 원불교는 당시 사회적·정치적 혼란 속에서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불교의 기본 가르침으로 돌아가자는 것으로, 불교와 원불교 두 종교는 불교의 근본적인 가르침, 고통의 원인을 깨닫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공유하자는 것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싱어 송 라이터 가황(歌皇) 나훈아 님의 노래 테스 형노랫말 가사 중에 !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에서 2500여 년 전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소환(召喚)되어 나온다. 노랫말처럼 세상살이 힘들고, 고통의 연속이다. 간신히 버티고 버텨, 잊을 만하고 살만하면 또 닥쳐온다. 사공 정규 정신의학과 교수님의 말 인생의 기본 값(default value:맨 처음 상태, 지정하지 않은 그 값)은 고통이다.’처럼 인간이 살아가는데 고통은 숙명(宿命:날 때부터 타고난 운명,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어느 누구도 결코 예외는 없는 법이다. 아예(전적으로, 순전하게) 불가(佛家)에서는 인생은 고해(苦海)(Life is the sea of trouble.)’고 까지 말한다. 그런데 고통의 역설로 고통은 감내(堪耐:참고 견딤)하고 극복하는 자()에 따라 선물이 되기도 한다. 코스타리카를 대표하는 작가 Garcia-Monge고통은 신체의 일부이다. 그러므로 본질적으로 본인이 고통보다 더 큰 사람임을 알아라.’는 말에서 고통보다 더 큰 사람이 된다.’는 것은 우리가 고통을 이겨내야만 한다.’는 말로 들린다. 고통이 성장 동력이 되어 성공한 세계적 유명인(有名人)들로는, 러시아의 대문호(大文豪) 도스토예프스키를 위대하게 만든 것은 간질병과 사형수의 고통이었는데, 그가 쓴 죄와 벌에서 어둠이 깊을수록 별이 더 찬란하다.’는 말과 밤이 깊을수록 길거리의 가로등이 더 환하게 보인다. 마찬가지로 내 삶이 고통이 클수록 진리라는 빛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인간은 시련과 위기 절망을 통해 살아가며 슬픔이나 고통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슬픔과 고통을 통해 성장하고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말을 남겼는데, 이는 한마디로 슬픔과 고통이 우리의 삶에 성장 동력이 된다.’는 말인 것 같다. 프랑스 화가, 석판화가 로트레크를 위대하게 만든 것은 경멸 덩어리인 난쟁이, 하반신 마비라는 불행한 신체적 장애라는 고통이었고,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가족들의 정신 병력에 대한 극도의 고통을 딛고 일어선 예술 혼 인간성의 승리를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기도 했으며, 독일의 작곡가, 피아니스트 베토벤을 위대하게 만든 것도 끊임없는 여인들과의 실연(失戀)과 청신경 마비라는 음악가 최대의 고통이었고,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19세기 미국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문필가, 사회사업가 헬렌 켈러 여사를 위대하게 만든 것도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삼중고(三重苦)의 장애의 고통이었다.

고통 뒤의 즐거움은 달콤하다.’ 영국 시인, 극작가, 비평가 존 드라이든의 말이고, ‘고통과 고뇌는 위대한 지각과 깊은 심정의 소유자에게 있어서는 항상 필연적인 것이다.’ 러시아의 대문호(大文豪)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이며, ‘고통, 게으름, 빈곤, 그리고 끝없는 권태일지라도 당신이 훌륭한 인간이라면 그것들을 통해 큰 것을 배울 것이다.’ 미국의 사상가 에머슨의 말이다. 또한 고통에서 도피하지 마라. 고통의 밑바닥이 얼마나 감미로운가를 맛보라.’ 독일계 스위스인 시인, 소설가 헤르만 헷세의 말이고, ‘고통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그러나 고통으로 강해지지 못한 사람은 죽고 만다. 행복한 때는 고통과 고난을 어떻게 견딜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고통과 고난 속에서 비로소 자기 자신을 안다.’ 스위스 사상가, 법률가 카를 힐티의 말이며, ‘고통은 사람을 생각하게 만든다. 사고는 사람을 현명하게 만든다. 지혜는 삶의 인내를 만든다.’ 미국의 극작가, 각본가, 영화감독 존 패트릭의 말이다. ‘고통은 불행이나 불운이 결코 아니다. 고통이란 도리어 행복과 은총을 위한 가장 아름다운 번제물(燔祭物:어떤 일을 위하여 희생되는 물건을 비유적으로 말함)이다. 당신이 지금 지나치게 행복하다면 그것은 곧 불행이다. 당신이 지금 지나치게 불행하다면 그것은 행복이다. 인간은 고통을 통해서 비로소 자아(自我)를 불사를 용광로 속에 들어갈 자격을 얻게 되며, 용광로 속에서 신()의 손에 의해 아름다운 은()으로 새롭게 빚어지는 것이다.’ 독일 라이프치히대학 독일문학연구소 강유일 교수가 쓴 아아, 날이 새면 집 지으리라에 있는 말이다.

고난(Suffering)의 역설: 고난의 사전적 정의는 괴로움과 어려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유의어에 가시밭길, 고생(苦生:어렵고 괴로운 일을 겪음), 고초(苦楚)가 있다. 고난은 우리네 인생행로에서 수고와 고통, 어려움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궁핍하고, 육체적으로 피로하고 질병으로 고통스럽고 곤고(困苦:형편이나 처지가 딱하고 어려움)하고, 사회적으로는 온갖 역경과 시련을 당하고 있으며, 그리고 때로는 인격적으로 비천(卑賤) 한 상태에 빠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통과 고난의 차이는 무엇인가? 앞에서 말했듯이 고통은 괴롭고 아픈 것이고, 고난은 괴롭고 어려운 것으로 고난은 괴롭지만 아프지는 않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고통이 몸과 마음에서 느껴지는 아픔이라면 고난은 아픔을 유발하는 원인이나 상황과 연관이 되어 있는 것으로, 고난 중에 있는 사람은 대체로 고통을 겪지만, 고통을 겪는다고 해서 고난 중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한마디로 고통은 물리적, 신체적 아픔과 정신적·감정적 아픔에도 모두 쓰이며, 고난과도 의미가 통해 광범위하게 쓰이는 것이고, 고난은 고생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것으로 자연재해, 전쟁, 사고, 가난 등 상황이나 주변 환경, 외부의 힘에 의한 어려움을 의미하는 경우에 쓰인다. 무엇보다도 고난은 사람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겪게 되는 어려움이기 때문에 벗어나기 어렵고 고통이 따르는 법이다. 그러나 고통이 그냥 아프고 힘든 것이라면 때로는 고난은 나중에 좋을 수도 있는 것이다. (), ‘암으로 고통받고, 고생하고 있다.’ ‘가난으로 고통스럽고 고난을 겪다로 표현할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통해 속삭이시고 우리의 양심을 통해서 말씀 하시지만, 우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외치신다.’는 영국의 소설가, 기독교 호교론자(護敎論者), 캠브리지 대학교수 C. S. 루이스는 고통에 대해서, 덧붙여 고난에 대해서는 하나님은 인간에게 고난 속에서 낙심을 허락하고, 그 낙심 속에서도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며 성장케 하시는지에 대해 하나님이 인간을 자유로운 연인으로 대하고 싶기 때문이다.”고 말 했다. 교회용어사전에서는 고난은 일차적으로 죄에 대한 하나님의 형벌이지만(창세기, 사무엘상), 공중권세 잡은 사탄이 지배하는 이 세상을 사는 성도에게 고난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하며(디모데후서, 히브리서), 고난 받을 때에 우리를 위해 고난당하신 예수를 생각하며(히브리서), 하나님께 위로를 받고(사도행전, 고린도후서), 장차 얻을 복()을 생각하며(욥기), 도우심을 사모하고(디모데후서), 하나님께 감사하며 영광 돌릴 수 있어야 한다.(베드로전서)’고 한다.

고난이 없으면 성공도 없다.’ 고대 그리스 비극시인 소포클레스의 말이고, ‘고난과 눈물이 나를 높은 예지(叡智:뛰어난 지혜)로 이끌어 올렸다. 보석과 즐거움은 이것을 이루어주지 못했을 것이다.’ 스위스 사상가, 교육학자 페스탈로치의 말이며, ‘고난이 있을 때마다 그것이 참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임을 기억해야만 한다.’고통이 남기고 간 뒤를 보아라. 고난이 지나면 반드시 기쁨이 스며들어 감미롭다.’는 독일 철학자, 작가 괴테의 말이다. 그런데 고통과 고난에 대한 가장 큰 울림을 주는 말은 미국의 정치가 벤저민 프랭크린의 말로, ‘나무에 가위질하는 것은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야단을 맞지 않고 자란 아이가 훌륭하게 될 수가 없다. 겨울의 추위가 심할수록 이듬해 봄의 나뭇잎은 한층 더 푸르다. 사람도 고통과 고난으로 단련되지 않고서는 큰 인물이 될 수 없다. 사랑하는 자녀일수록 매가 필요하다. 큰 인물로 세우고자 할수록 고통과 고난으로 단련이 필요하다.’가 있다. 고통과 고난은 참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임에는 틀림없다. 한 마디로 삶을 살아가며 고통과 고난은 우리를 시시(時時) 때때로(때때로의 강조 표현) 흔들어 댄다. 그럴 때일수록 참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되 뇌이며 버티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맹자님의 말씀을 인용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맺는다.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큰 임무를 맡기려 할 때, 반드시 그 심지(心志:마음에 품은 의지)를 괴롭히고 그 근골(筋骨:근육과 뼈대)을 고생시키고, 그 몸을 굶주리게 하고 그 육체를 궁핍하게 하고, 그의 하는 일을 다 어지럽게끔 한다.’ 그렇다. 자연이치로 따져 볼 때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 비록 고통스럽고 고난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다해서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무엇보다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잘될 거라는 확신과 자신감으로 노력하는 삶의 지혜를 발휘(發揮)한다면 고통과 고난이 성장 동력이 되어 역설의 의미, 축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과 은()이 불속에서 정련(精鍊)되어야 빛이 나듯, 고통과 고난을 이겨낸 나는 비로소 세상에 빛을 발산(發散)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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