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순수(純粹)함과 겸손(謙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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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순수(純粹)함과 겸손(謙遜)함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4.03.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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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순수함(pureness, innocence)의 사전적 정의는 전혀 다른 것이 섞임이 없음이나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음의 의미로, 동사형 순수하다의 유의어는 깨끗하다’ ‘꾸밈이 없다’ ‘단일(單一)하다이다. 그리고 좀 더 구체적으로 지고지순(至高至純:더할 수 없이 높고 순수함), 청순(淸純:깨끗하고 순수함), 신수(神粹:신비롭고 순수함), 순일(純一:다른 것이 섞이지 않고 순수함)이 있다. 간혹(間或:이따금) ‘뇌가 순수하다는 말을 쓰는데, 순진하고 단순한 사람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말로 사리판단이 부족하고 명랑하지 못하다는 의미이고, 또한 요새는 흔하게 뇌가 없다라는 말도 쓰는데, 이는 주로 상대방이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이나 실없는 행동 또는 멍청한 행동을 질타(叱咤:꾸짖음)할 때 쓰거나, 특히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경솔(輕率:조심성 없이 가벼움)한 언행(言行)을 탄식(歎息:한숨 쉬며 한탄함) 조로 말할 때 쓰인다. 순진함과 순수함은 같은 듯 다른 것 같은데 차이는 무엇인가? 먼저 순진(純眞:innocence, naivety)의 사전적 정의는 마음이 꾸밈이 없이 순박함’, ‘세상 물정이 어두워 어수룩함(겉모습이나 언행이 치밀하지 못하여 순진하고 어설픈 데가 있음)’의 의미로 동사형 순진하다의 유의어에 깨끗하다’, ‘단순하다’ ‘순수하다이다. ‘순진무구(無垢)하다때가 묻지 않고 맑고 깨끗함이나 꾸밈없이 자연 그대로 순박함으로 대개는 순진무구한 사랑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순수와 순진의 차이를 먼저 정신건강학과 최강록 의사의 주장을 빌리자면 순수함은 세상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신(所信:굳게 믿는바, 생각하는 바)과 주관(主觀:자기만의 견해나 관점)을 가진 채 욕심이나 못 된 생각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순진함이 어린아이의 전유물이라면 순수함은 나이를 뛰어넘는 것이다.”는 것이고, 세상의 따뜻한 이야기를 소재로 행복과 희망을 그리는 만화가, 작가인 박광수가 쓴 살면서 쉬었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에서 깨끗하고 투명한 유리잔 두 개로 비유(比喩:어떤 현상이니 사물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 그와 비슷한 다른 현상이나 사물을 빌려 표현하는 방식) 설명했는데 순수함은 물이 가득 채워져 있어서 더 이상 들어갈 틈이 없어, 깨끗함 그 자체이고, 순진은 비어 있음으로 그 안에 순수처럼 깨끗한 물이 담길 수도 있고, 더러운 물이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점은 순수함으로 가득 찬 물에 작은 한 방울의 더러움으로 전체를 혼탁(混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순진함을 순수함으로 순수함을 신중함으로 지켜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사실 순수함과 순진함은 긍정적 의미이지만 실제 사용에 있어서는 구분해 써야 하는 것으로, 순수함이 사사로운 욕심이나 잘못된 생각이 없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맑고 깨끗한 마음을 가지고 긍정적 마음가짐을 갖고 살아가지만 세상의 어두운 면에서는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순진함은 마음이 꾸밈이 없이 순박하고 참되다는 의미이지만 세상 물정에 어두워 어수룩하다는 의미로 쓰일 때도 있으니 실제 사용할 때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것은, ‘세상의 어두운 면을 이해하지 못하고 남에게 쉽게 속아 넘어갈 수도 있고, 세상에 잘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기도 하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 밖에 순박(淳朴)하다(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순수하며 인정이 두텁다), 소박(素朴)하다(꾸밈이나 거짓이 없고 수수하다), 수수하다(사람의 성질이 꾸밈이나 거짓이 없고 까다롭지 않아 수월하고 무던하다, 또는 사람의 옷차림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제격에 어울리는 폼이 어지간하다), 단순(單純)하다(순진하고 어리숙하다,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다)가 있고, 어수룩하다(겉모습이나 언행이 치밀하지 못하여 순진하고 어설픈 데가 있다), 숫되다(순진하고 어수룩하다) 등이 있다.

겸손(modesty, humility)함이란 남을 존중하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태도, 유의어는 겸공(謙恭:자기를 낮추고 남을 높임), 겸허(謙虛:잘난 체하지 않으며 공손한 데가 있음), 겸화(謙和:마음씨나 태도가 겸손하고 온화함), 공손(恭遜:말과 행동이 겸손하고 예의 바름)이 있으며, 반의어는 교만(驕慢:잘난 척하고 뽐내며 건방짐), 거만(倨慢;잘난 체하고 남을 업신여김), 오만(傲慢:건방지고 거만함)이다. 우리 속담에 겸손도 지나치면 믿지 못한다.’라는 말은 지나치게 자신을 낮추는 태도는 오히려 위선(僞善:겉으로만 착한 체함)이다는 말이다. 겸손(공경할 겸따를 손)은 문자 그대로, ‘남을 높이어 귀하게 대하고 자신을 낮추는 태도를 말하는 것으로, 영어속담에 '물은 깊을수록 소리가 없다(The deeper the water, the less silent it is.)''빈 배가 가장 큰 소리를 낸다(Empty vessels make the most sound.)'는 우리 속담의 빈 수레가 요란하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의 의미로, 교훈을 삼아본다면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게 된다.’는 것과 교만을 일삼으면 고독이 뒤 따르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사람에게는 만복(萬福:온갖 복)이 찾아온다.’는 말로 들린다. 겸손에 대한 명사들의 명언들은 많이 있지만,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 것들에, ‘겸손한 자만이 다스릴 것이요, 애써 일하는 자만이 가질 것이다.’ 미국의 사상가 에머슨의 말과 위대한 사람은 모두가 겸손하다.’ 독일의 극작가 레싱의 말, 그리고 겸손하지 못하고 기고만장하게 행동하느니 보다 허리 굽혀 겸손함이 더 슬기(사리를 잘 판단하고 일을 잘 처리해 내는 재능) 로움에 가깝다.’ 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말이 있다.

성경에 의하면 '자신을 낮추며 상대방을 인정하며 욕심 없는 마음의 상태, 겸손은 성경 전체를 통틀어 하남님의 백성에게 가장 요구되는 신앙의 덕목임(신명기), 겸손한자가 누릴 축복은 기도응답을 받음(열왕기하), 구원을 얻음(역대하), 주께서 높여주심(야고보서), 배부르게 됨(시편), 주께서 돌보아 주심(시편), 기쁨이 충만하게 됨(사사기), 영예롭게 됨(잠언), 존귀하게 됨(잠언),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심(잠언), 재물을 얻음(잠언), 천국을 소유하게 됨(마태복음), 큰 자로 인정받음(누가복음)' 등 신·구약 곳곳에 걸쳐 겸손은 하나님 백성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 덕목이며, 겸손한 자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들이 상술(詳述:자세히 설명하여 말함)되어 있다. 대승불교(大乘佛敎))의 사상인 정토(淨土:pure land:부처가 사는 깨끗한 세상)자연은 아름답고, 세상은 평화로우며, 개인은 행복한 사회인데, 행복한 삶을 위한 개인은 검소하게 생활하고 겸손하게 살며 특히 행복을 위해서는 고요함, 평정심(平靜心:감정의 기복(起伏:약해졌다 강해졌다 함이 없이 평안하고 고요한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원불교의 4대 종법사(宗法師:교단 최고 지도자)이신 좌산(左山) 이광종 종사(宗師)께서 겸손의 덕()’을 천명(闡明:사실이나 입장 따위를 드러내 밝힘)하신 내용으로 첫째, 겸손이 있는 곳에는 하늘도 돕고 땅도 돕고 귀신도 돕는다. 둘째, 겸손은 스스로를 낮추는 마음이요, 네 덕 내 탓하는 마음이요, 항상 조심하는 마음이요, 늘 모시고 사는 마음이요, 누구에게나 배우려는 마음이요, 항상 더 배우려는 사람이요, 항상 경외(敬畏:공경하면서 두려워함)의 일념(一念: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는 마음이다. 셋째, 겸손이란 높은데 있어도 오만하지 않고, 낮은데 있어도 더욱 분발(奮發:마음과 힘을 다하여 떨쳐 일어남)하는 마음이다. 넷째, 겸손하고 수고로움이 많으면 많을수록 영광도 그만큼 클 것이다. 마지막으로, 겸손의 심법(心法:마음을 쓰는 법)이 무너지는 순간 오만이 나타나서 모든 재앙이 비롯된다.’라고 말씀하시고는 말미(末尾)약속도 잘 지키고 겸손의 덕도 갖춘 사람이 어찌 모든 일에 성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씀하셨다. 그렇다. 종교적 신앙을 떠나 우리 일반인들 모두에게도 큰 울림을 주시는 말씀이다. 성공의 요건(要件:필요조건)약속을 잘 지키고, 겸손의 미덕이 필요하다는 좌산 종사님의 말씀에 연륜(年輪)과 경륜(經綸), 한마디로 세상 오래 살고 사회경험 많은 이들은 절대 동감(同感)하는 말일 것이다.

진정한 겸손은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보다는 상대를 더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미국의 복음주의 기독교 목사, 베스트셀러 작가인 세계적 베스트셀러 목적이 이끄는 삶을 쓴 릭 워렌의 말이다. 겸손은 상대방을 나 자신처럼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주변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배려하고, 그들을 위해 기꺼이 봉사하려고도 한다. 미국의 시러큐스 대학 J. 베일리 마케팅 부학장은 어떤 사람도 완벽(完璧:결점이 없는 완전함)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실수를 배움과 경험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 자신이 훌륭한 일을 했을 때도 결코 우쭐대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말과 함께, ‘겸손은 모든 미덕의 근본이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미덕이란 무엇이고, 왜 우리 삶에서 중요한가? 미덕(美德)의 사전적 정의는 아름답고 갸륵(착하고 장함: 가상, 기특, 대견)한 덕행(德行:어질고 너그러운 행실)’이다. 혹자(或者:어떤 사람)행복은 완전한 미덕에 따른 혼(:마음, 생각, 사물의 모양으로 넋, , 정신, 영혼)의 활동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미덕은 신체의 미덕이 아니라 혼의 미덕인데, 우리의 행복은 곧 혼의 활동인 것이다. 윤리학적 측면에서 미덕을 둘로 구분하는데 하나는 지적 미덕으로 철학적 지혜, 명석(明晳:총명), 실천적 지혜를 말하고, 다른 하나는 후하게 베푸는 것, 절제나 겸손 같은 미덕도덕적 미덕이라고 하는데, ‘온화하고 겸손하며 또는 절제 있는 성품을 지닌 사람은 누구에게나 칭찬받게 되는 법이다. 미덕이란 칭찬받을 만한 혼의 상태, 그리고 그러한 상태에서 나온 지혜로운 사람을 칭찬하는 것으로, 그것이 주변 사람들의 좋은 평판과 호감을 갖게 되어 성공의 열쇠가 되는 것이다. 특히 겸손함은 성공의 열쇠뿐만 아니라, 깨달음, 성장, 기쁨, 사랑 그리고 행복의 열쇠가 되는 것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 이므로 다른 사람의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 당연히 좋은 사람들 옆에 있으면 행복해진다. 그런데 좋은 사람 옆에 있으려면 자신이 먼저 좋은 사람 이어야 한다. 좋은 사람의 제일 기본조건은 겸손함이다. 겸손하기 위해 열린 마음, 상대가 한 말도 나만큼 고민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된다. 무엇보다도 주변사람에게 다가갈 때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이 겸손의 미덕이다. 그리고 행복의 기본조건이다.” 행복플러스 연구소 서은훤 소장의 말이다.

순수한 마음,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데이지 링(반지)은 우정이나 연인, 그리고 웨딩반지로 잘 알려져 있다. 데이지(프랑스 국화) 꽃말은 순수한 마음, 평화, 사랑스러움, 희망, 겸손한 아름다움과 같은 의미로, 매우 순수한 꽃, 보고 있으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는 꽃이다. 우리도 데이지처럼 순수함과 겸손함으로 조화를 이룬 인간미(人間美) 넘치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성경에서는 누가복음에 하나님의 백성의 품성으로 순수함과 겸손함을 으뜸으로 꼽고, 유대인의 생활규범인 탈무드에서 삶은 성실과 인내 그리고 작은 것도 귀하게 보는 순수함과 겸손함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우리는 생활에서 성실하고, 올바르고, 굳세고, 침착하고, 냉철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순수함과 겸손을 잃지 않는 삶의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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