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마침내 반환된 부평미군기지, 공간 활용 본격 추진
상태바
[화요기획] 마침내 반환된 부평미군기지, 공간 활용 본격 추진
  • 이복수 기자  bslee9266@hanmail.net
  • 승인 2024.01.09 08:5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시, 제2의료원·식물원 활용 ‘마스터플랜’ 수립키로
D구역 토양·지하수 오염 심각...‘추가 조사 시급’ 주장도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12월2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부평 캠프마켓 반환과 관련해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SNS)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12월2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부평 캠프마켓 반환과 관련해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SNS)

| 중앙신문=이복수 기자 | [편집자주] 일제강점기던 지난 1939년 일본군 조병창으로 시작, 해방 이후 80여 년 넘게 주한미군이 주둔해 금단의 영역이던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이 마침내 인천시민의 곁으로 돌아왔다. 정부와 인천시가 캠프마켓 부지 44반환을 공식화하면서 인천시의 공간 활용 구상도 올해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시민공론화 과정을 거쳐 반환된 캠프마켓 부지에 대규모 공원과 제2의료원 등 공공기관, 인천 최대 규모 식물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그러나 오랫동안 주한미군이 주둔하면서 토양과 지하수 오염이 심각해 부지 활용에 앞서 철저한 환경오염 조사와 원인 제공자인 주한미군에게 정화 비용을 청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본보는 2024년 본격 활용논의가 이어질 캠프마켓 부지 활용 방안과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 대한민국 안의 미국영토부평미군기지, 80여 년 만에 인천시민 품으로

정부는 지난해 1220일 캠프마켓 D구역(23)의 반환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2019년 캠프마켓 A·B구역(21)이 부분 반환된 지 4년여 만에 전체 부지 44의 완전한 반환이 이뤄졌다.

캠프마켓의 역사는 일제강점기 시절인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7년에 시작된 중일전쟁이 장기화하자 일제는 당시 부평평야 일대에 중공업 위주의 생산공장을 건설했다이어 만주와 중국 일대로 보낼 병기를 신속히 생산할 목적으로 1939년 한반도 내 유일한 조병창인 인천육군조병창조성에 착수, 194155일 문을 열었다.

다만 1945년 패전 소식을 들은 일본군은 당시 조병창 관련 서류를 모두 불태우고 철수하면서 당시 기록이 대부분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군이 물러가자, 이제는 미군이 들어왔다. 19458월 광복 이후 남한에 주둔한 미군은 물자와 식량을 보급하기 위해 조병창 부지(산곡동과 부평동 일대)에 주한미육군 병참본부인 애스컴시티’(캠프마켓 포함 7개 군사 도시)를 조성한 것이다기지 안에는 각 부대의 군사시설과 함께 미군들의 생활을 위한 식당, 클럽, PX, 병원, 도서관, 극장, 체육관, 교회 등의 편의시설이 있었다.

애스컴시티는 1973년부터 변화를 맞았다. 8군 의료를 담당하던 121 후송병원의 용산 이전을 시작으로 대부분 시설이 평택, 왜관, 김천 등지로 이전하면서 캠프마켓 내에는 헌병대와 통신대, 제빵공장 등 일부 시설만 남게 된 것이다.

이어 제빵공장도 2021831일부로 가동을 중단, 평택미군기지로 이전하면서 캠프마켓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지난 2002년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에 캠프마켓 반환이 확정된 이후 양측은 꾸준히 부지 반환협상을 벌였으며 2019A·B구역 부분반환에 이어 최근 D구역까지 반환되며 마침내 전체 부지 반환이 완료됐다.

캠프마켓 완전 반환이 확정된 날 유정복 인천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84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이 흐르고서야 드디어 캠프마켓이 인천의 품으로 완전히 돌아왔다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캠프마켓은 부평의 미래를 위한 변화의 시작이자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캠프마켓 현황도. (사진제공=인천시청)
캠프마켓 현황도. (사진제공=인천시청)

# 인천 최대 식물원 등 캠프마켓 부지활용마스터플랜 수립

인천시는 반환된 캠프마켓 부지에 인천시민의 뜻을 담은 공원 조성을 큰 틀로 정했다. 8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시민의 출입이 단절됐던 곳을 이제는 시민들에게 열린 공원으로 조성, 부평과 인천의 도시공간 재편을 이끌 것이라는 게 시의 구상이다.

시의 계획은 크게 3가지다.

우선 군부대 이전이 추진 중인 부평구 산곡동 제3보급단 부지와 캠프마켓, 부평공원을 아우르는 110공간을 녹지네트워크로 구축, 생태와 역사, 문화가 어우러진 인천의 대표 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공원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시는 올해 상반기까지 시민공론화 과정을 거친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까지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공원조성의 큰 밑그림을 그릴 방침이후 시는 오염 정화가 끝나는 부지부터 단계별로 공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B구역부터 공사가 순차적으로 이뤄지며, 모든 공원조성을 마치는 시기는 오는 2030년으로 예정됐다.

이와 함께 부평미군기지 주둔으로 단절된 부평지역 동서 교통망 해소를 위해 계획된 장고개 도로(660m)를 조기에 개통할 방침이다. 이르면 오는 2월쯤 공사를 시작해 애초 구상보다 1년 앞당겨 2025년에는 개통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반환부지에는 또 인천 제2의료원, 부평소방서 등 공공기관을 이전 건립하게 된다. 아울러 신축 건물부지 주변 1일대에 녹지를 추가로 조성해 인천 최대 규모의 식물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교통과 보행, 녹지축을 확장 연계해 시민과 공원을 연결하고 캠프마켓만의 가치를 담은 복합적 공간 활용으로 인천시의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토양·지하수 오염 심각부지활용 우려 목소리도

그러나 주한미군 주둔 당시 토양과 지하수가 심각하게 오염돼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는 법정 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성급한 공원화 조성에 앞서 원인자 부담에 따라 주한미군에게 정화 비용을 청구하는 등 대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환경부 캠프마켓 D구역 환경조사 보고서에는 D구역 일대 259849중 약 27%71010가 오염 면적으로 조사됐다특히 오염부피는 93933로 추산되고 있다또 토양환경보전법상 23개 오염물질 중 다이옥신을 비롯한 14개 항목의 오염이 확인됐으며, 지하수법상 17개 항목 중 8개가 지하수 수질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캠프마켓 부지는 공원화가 계획된 곳으로, 시민들의 방문이 잦은 만큼 환경정화 없이 섣부른 개방은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지하 매설물과 토양오염의 현황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오염 원인자인 주한미군에게 정화 비용을 청구해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환경오염 우려에 대해 인천시는 철저한 환경정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천시가 오염 정화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캠프마켓 공원화 사업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유정복 시장은 캠프마켓 사업은 완벽한 오염 정화와 시민 의견을 반영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3년차 의정부시청 여성 공무원 숨진 채 발견
  • 박정 후보 유세장에 배우 유동근氏 지원...‘몰빵’으로 꼭 3선에 당선시켜 달라 ‘간청’
  • 감사원 감사 유보, 3년 만에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단 공급
  • 김포시청 공직자 또 숨져
  • [오늘 날씨] 경기·인천(20일, 토)...낮부터 밤 사이 ‘비’
  • [오늘 날씨] 경기·인천(24일, 수)...돌풍·천둥·번개 동반 비, 최대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