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빵공장서 또 끼임 사고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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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빵공장서 또 끼임 사고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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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8.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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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제빵공장서 또 끼임 사고 대책은. (CG=중앙신문)

| 중앙신문=중앙신문 | 지난해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성남 샤니 빵공장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인명사고가 또 발생했다. 언제까지 후진국형 산업재해에 안타까워하며 분노해야 하는지 답답하다. 사고를 당한 50대 여성노동자가 심한 신체 손상을 입은 지 이틀 만에 숨졌다. 사고 업체는 지난 1년 새 3차례나 끼임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으로 반죽 기계에 배 부위가 끼였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작업은 21조로 이뤄졌으나 리프트 기계 위쪽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아래쪽 근로자의 움직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기계를 작동시켰다고 한다. 사망자 가족들의 참담한 심정은 헤아릴 길이 없다. 사고의 철저한 원인 규명을 해야 한다.

사고가 난 샤니빵 공장은 SPC계열사다. 지난해 10월 사망 사고 후 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당시 "뼈를 깎는 노력으로 안전관리 강화는 물론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정착시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자회견 이틀 후 손가락 끼임 사고가 또 발생하는 등 이후로도 산재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의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었다면 이처럼 사고가 빈발할 수 없다. 안전 관리 강화 약속이 빈말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번 사고에서도 나타났듯 말로만 외친다고 사고가 줄어들지 않는다.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발방지 매뉴얼을 만들더라도 사업주의 의지와 힘이 실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현장 분위기도 나아질 수 없다. 이번에야 말로 사고 예방 교육, 안전 설비와 시스템, 근로 시간과 강도 등을 집중 점검해 사고발생 직·간접적 원인과 배경이 무엇인지 규명해야 한다. 그리고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엄중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 무관용 원칙의 중대재해처벌법적용과 동원할 수 있는 법적인 제재를 모두 적용시켜야 한다.

물론 산재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도 일말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중대재해법이 사고를 줄이는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현재로선 안전을 위한 법률과 제도를 강화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될 수 있다. 그러면서 기업이윤을 생명보다 우선시하는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관계당국은 이번 사건을 허투루 다루면 안 된다. 같은 사고로 언제 또 근로자가 희생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엔 이런 현장이 널려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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