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삶과 죽음 그리고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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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삶과 죽음 그리고 영혼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03.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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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삶이란 사는 일, 살아 있음을 의미하며, ‘목숨이나 생명을 의미하기도 한다. 유의어에는 목숨, (), 생명이고 반의어가 죽음이다. 죽음, 사망(死亡)이란 생명체가 가진 생명의 단절’, 생명체의 모든 기능이 영구적인 정지로 말미암아 신체가 항상성(恒常性:늘 같은 상태를 유지하는 성질)을 완전히 상실한 것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저승의 강은 요단강이라 하고, 불교에서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있는 강을 삼도천(三途川)이라 하며, 중음(中陰)과 중유(中有)는 사람이 죽은 뒤에 다음 생()의 몸을 받아, 날 때까지의 영혼의 상태이다.

불교에서는 한 인간의 삶을 생유(生有:모태에서 태어나는 순간), 본유(本有:생 전의 존재), 사유(死有:죽는 순간), 중유, 중음(영혼이 머무는 곳: 최소 7~49)4(四有)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는 윤회(輪廻)라 한다. 비슷한 이론의 원불교의 영혼관도 저 해가 비록 오늘 서(西)천에 져 내일 동()천에 솟아오르는 것과 같이 이 세상의 만물이 모두 이 생에 죽어간다 하나, 죽을 때 떠나는 영혼이 다시 이 세상에 새 몸을 받아 태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삶과 죽음을 자연의 이치, 진리에 비유하면 삶은 해가 뜨기 시작한 것이고, 죽음은 해가 떨어진 끝없는 어둠이며,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작일 수도 있다. 한마디로 삶과 죽음은 결코 둘이 아닌 하나라는 것이다. 자연의 비유처럼 생각하면, 죽음을 보다 더 쉽게 이해하고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지성(知性)의 대들보이신 이어령 선생님은 2019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암 선고를 전()하며 죽음과 삶을 연결하셨는데 과일 속에 씨가 있듯이, 생명 속에는 죽음도 함께 있다. 보라! 손바닥과 손등, 둘을 어떻게 떼놓겠느냐, 바로 놓으면 손등이고 뒤집으면 손바닥이다. 죽음이 없다면 어떻게 생명이 있겠나?’라고 말씀하시며 생전(生前)에 닥아 올 죽음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겸허히 받아드릴 준비가 되어 있으셨다 한다. 중병에 걸리면 죽음을 두려워하고 절망하며 몸부림치는 보통사람과는 다르셨던 것이다.

산다는 것과 죽는 다는 것은 한 인간의 가장 큰 획()이자 갈림길이다. 사자성어에 생기사귀(生寄死歸)사람이 이 세상에 사는 것은 잠시 머무는 것일 뿐이며, 죽는 것은 원래 자기가 있던 본()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말이고, 인생초로(人生草露)풀잎에 맺힌 이슬이라는 말로 허무하고 덧없는 인생을 말하는 것이며, 흔히들 말하는 인생무상(人生無常)인생이 덧없음을 말한 것이다. 한 인간의 시작에서 끝을 말할 때 생로병사(生老病死)라 하며, 구체적으로 사람이 어머니의 뱃속에서 수태(受胎)부터 입묘(入墓)까지의 일생을 12단계로 구분, 배치하여 길흉(吉凶)을 판단하는 왕상휴수사(旺相休囚死)이론인 12포태(胞胎)법은 포태양생(胞胎養生:세포가 잉태하여 뱃속에서 자라 태어나) 욕대관왕(浴帶官王:목욕하고 관대의 띠를 두르고 임관하여 제왕이 되고) 쇠병사장(衰病死葬:늙고 병들어 죽으면 장사를 치른다)이다.

그렇다면 죽은 후 영혼은 존재할까? 영혼이란 인간의 육체와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정신의 근원이 되는 대상, 정신적 실체로, 일명 , 혼령, , 이라고도 하며 성경말씀에 대한 해석에 따라 영혼은 존재한다.’는 쪽과 그렇지 않다로 갈린다. ‘영혼이 존재한다.’는 쪽은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시는 자를 두려워하라.(마태복음)’에서 예수님은 사람이 육체는 죽일 수 있어도 그 영혼은 죽일 수 없다고 가르치셨다. 또한 전도서에서 육체의 죽음은 육체와 영혼의 분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영혼이 떠나면 몸은 죽고, 반대로 몸을 떠났던 영혼이 돌아오면 살아나게 되는 것이다. 생명의 본질은 육체가 아닌 영혼에 있다는 말씀이다. 그렇기에 사도들은 사람의 육체를 영혼이 잠시 거()하는 장막(帳幕:햇볕이나 비바람을 막아주는 천막과 같은 것)에 비유(베드로후서, 고린도후서)했으며, 잠시뿐인 이 땅의 삶이 아닌 천국에서의 영원한 삶을 바라보고 복음의 길을 꾸준히 걸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다쪽의 주장은 사람은 죽으면 소멸되나니 그 기운이 끊어진즉 그가 어디 있느뇨(욥기)’에서 영혼과 육신은 하나로 육신이 죽는 순간 영혼도 없고, 천국과 함께 지상낙원을 믿는데, ‘천국에 사는 이들은 선택받은 일정한 수()뿐이고, 구원받은 나머지 사람들은 낙원으로 바뀐 이 땅에서 늙지도 병들지 않고 영원히 살고, 죽은 자 들이 살아난다.’고 한다. 또 다른 주장으로 세계적인 석학(碩學)중 한 사람인 진화론의 찰스 다윈의 학문적 정통 계승자라 일컫는 진화생물학자인 영국의 옥스퍼드대학 교수였던 리처드 도킨스가 쓴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은 신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인간의 본성과 가치를 살펴보는 내용으로 신이 없음을 주장하면서 신을 믿음으로써 벌어지는 부정적인 문제를 일깨워주는 것으로 창조론의 이론적 모순과 잘못된 믿음이 가져온 결과를 역사적으로 고찰(考察)하는 내용으로, 한마디로 창조주를 부정하는 것인데, 그래서 혹자(或者)들은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했다지만 오히려 인간이 하나님을 창조했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또한 영혼에 대한 동양적 사상과 서구적 사상도 차이가 있는데, ()은 기()로 이루어져, 사람이 죽으면 육체가 썩어 없어지듯이 영혼도 하늘에서 흩어지는 것으로, 그 흩어진 영혼은 불교에서는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환생한다는 것이 동양적 사상이라면, 인간은 영혼의 활동을 통하여 창조적인 능력을 부여 받는 것으로 종교의 기원을 애니미즘[animism:무생물계에도 영혼이 있다고 믿는 세계관: 여러 가지 영적존재(spiritual beings)인 영혼, 신령, 정령, 요정, 요기 등에 대한 신앙]에서 찾고 그것을 영적인 존재, 곧 영혼에 대한 믿음이라는 것이 서구적사상인데, 대표적으로 독일의 문호 괴테의 영혼불멸설(靈魂不滅設)우리의 생명은 죽은 뒤에도 변함없이 존재한다. 내세(來世)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죽어 있는 사람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 한 인간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한단 말인가? 우선 명언들을 보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헤르만 헤세는 살면서 누릴 수 있는 행복중 하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며,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먹고살기 위해 해야 하는 삶은 가장 고달프다.”고 했으며, 장자(莊子)의 내편(內篇) 소요유[(노닐소)(노닐요)(노닐유)]에서 이것저것 작은 것에 연연하지 말고 사사로운 기준에 벗어나 큰 존재가 되라는 가르침은 모든 것을 초월(超越)한 존재가 되었을 때 소요유(逍遙遊: 어떤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경지에서 노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리학자 조용헌 교수는 팔자(八字:한평생의 운수)고치는 방법 다섯 가지로 적선(積善:남을 돕는 것), 명상(冥想), 명당[明堂:양택(陽宅:집터)과 음택(陰宅:묘터)잡는 일], 독서, 지명(知命:운명을 아는 것) 중 적선, 베풂을 으뜸으로 꼽았으며, 부처님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비결이 보시행(布施行:남에게 베푸는 것)인데 ,이 습관이 붙으면 운이 저절로 따르리라고 가르침을 주셨다. ‘돈키호테를 쓴 풍자와 해학의 작가 세르반데스는 정직만큼 풍요로운 재산은 없으며 사회생활에서 최소한의 도덕률은 없다. 정직한 사람은 신이 만든 최상의 작품이기 때문에 하늘은 정직한 사람을 도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치 있는 삶을 실천하는 것은 사랑인데, 가치 있는 근본에 바로 사랑이 있다. ‘오늘도 단 한사람이라도 누군가를 위해 기뻐할 만한 일을 하라.’ 철학자 니체의 말이며, ‘남들을 위해 살고, 남을 사랑하는 인생만이 가치 있는 삶이다.’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지금까지 명언들을 요약하면 한인간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첫째, 하고 싶은 일하고, 둘째, 작은 일, 사소한 것 에 연연(戀戀)하지 않으며 셋째, 남에게 베풂의 삶을 살고 넷째, 정직하게 살며 마지막으로, 가치 있는 삶, 무엇보다도 사랑을 나누어주는 일이다.

그렇다면 죽음과 영혼은 어떠한가?

환자가 임상적으로 5~10분 안에 또는 1시간이상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즉 사후(死後)세계에 다녀온 체험, 근사체험(近死體驗:Near-Death Experience)이라 하는 데 오늘날 인터넷이나 유투브에서 그 경험담을 듣거나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 잠깐의 이야기이지 진정한 의미의 죽음에 대해서 소상(昭詳)하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 한마디로 죽음에 대해서 그 어느 누구도 똑 부러지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아무도 오랜 시간 죽었다가 다시 살아서 경험담을 말할 수는 현실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우리 일반 사람들은 해는 동쪽에서 떠서 때가 되면 서쪽으로 진다는 자연의 이치이자 섭리처럼 살아있는 생명체는 때가 되면 죽는 다는 이치를 의연(毅然)하게 받아들이고 그 죽음을 위해 준비하고 맞이해야만 하겠다. ‘웰빙(well-being)이 웰다잉(well-dying)으로 완성되며, ‘진정한 행복은 아름다운 마무리에 있는 것이다. 일부는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다라는 믿음도 있을 것이고, 종교적 신앙에 따라 죽어서 천국, 천당을 기대할 수도 있고. 사람이나 짐승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믿음, 윤회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저마다의 믿음에 따라 다를 뿐이며, 그 믿음은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인생의 끝자락을 준비하는 현대인의 지혜는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의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나 가까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생사학(生死學) 전문가인 오진탁 교수의 지혜를 배우는 방법이 있다. 영혼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것을 똑 부러지게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영()의 세계가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 그 영()이 사람이 죽어서 영()이 되었는지, ()의 세계가 따로 있는 것인지, 아니면 두 경우가 다 맞는 것인지, 해석들이 분분(紛紛)해서 우리 범인(凡人)들은 분간(分揀)하기 어렵다. 그쪽 분야에 관심을 두는 종교인, 철학자, 그리고 학자들의 주장을 참고하고 이해하는 정도일 뿐이다. 끝으로 테마별 세 권의 책을 추천한다. 첫 번째, 예일 대학 철학과 셸리 케이건 교수가 쓴 죽음이란 무엇인가이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삶과 죽음의 역설(逆說:paradox), 나는 반드시죽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살아야 하는 가? 오직 이성과 논리로 풀어낸 죽음과 삶의 의미로 죽음을 테마로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을 이야기 한다. ‘삶은 죽음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완성되는 인간의 가장 위대한 목적이며, 죽음의 본질을 이해하면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필자는 말한다. 특히 사후세계는 있는지’, ‘영혼은 존재하는지’, ‘죽음은 나쁜 것 이고 영원한 삶이 좋은 것인지’, ‘자살은 도덕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것인지’, 특히 사람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등이 잘 설명되어 있다. 두 번째, 독일출생으로 일본으로 귀화(歸化)한 일본 죠치대학 교수였던 알폰스 데캔이 쓴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로 각종 다양한 죽음이나 존엄한 죽음과 안락사, 시한부 환자에게 알려야할 때, 자기 자신의 죽음을 맞이해야할 때 등, 실제 사례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잘 소개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영혼의 훈련과 치유의 장영란 교수가 쓴 영혼이란 무엇인가로 그리스 철학으로부터 현대철학에 이르기 까지 영혼의 개념을 통찰하고 영혼의 치유를 위해 존재하는 철학과 철학자들의 역할과 중요성을 말하고, 현대사회에서 , 영혼인가?’에 대한 시의(時宜) 적절한 문제 제기와 그 답()이 쓰여 있다. 지면의 한계로 미처 다 설명하지 못해 부족한 부분들이 채워지기를 열망(熱望)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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