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장수(長壽)! 축복인가, 재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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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장수(長壽)! 축복인가, 재앙인가?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04.1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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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이 글은 제목 첫 단어로 노년들을 위한 글이라고 생각 되겠지만, 실상(實狀) 은 젊은이들, 특히 중년들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사람은 계획성 있는 삶을 살아야한다. 나이 불문(不問)하고 길게는 평생을, 짧게는 10년 앞을 미리 내다보아야 한다. 이 글이 평생을 바라보는 계획 있는 ‘삶의 이정표’가 되기를 빈다.]

장수란 기본적 의미로는 ‘오래 삶, 또는 그 수명’으로 생명체가 ‘평균이상 오래 사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유의어에는 대수(大壽), 만수(曼壽, 萬壽), 장생(長生)이 있으며, 반의어는 단수(短壽), 단명(短命)이다. 그리고 어떤 일을 본래 임기보다 오래, 또는 반복해서 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보통 삶의 단계를 구별할 때 유년기(0~20), 성년기(20~60), 노년기(60세 이상)로 생각해 왔다. 그런데 오늘날과 같은 의학의 발달과 위생(衛生)의 발달로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시점에는 노년기는 인생에서 긴 구간으로 노년기를 젊은 노인(60대), 노인(70대), 고령노인(80대), 초 고령노인(90세 이상)으로 세분화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다. 2022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0만 명이 넘어 전체인구에서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7.5%로, 2025년에는 20.6%로 올라가 초 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 봤으며,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경우 24.1%이나 2050년에는 49.8%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노인빈곤 비율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 중 부동의 1위로 이웃 일본의 두 배 이상의 비율로 한 개인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의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실 60세 이후의 보통사람들은 100세 전후의 나이에 이르기 까지는 흔치않은 경우이므로, 30년의 노년을 보내게 되는데, 노년의 첫 10년(60대)은 은퇴 직후 ‘활동(活動)적 시기’이며, 다음 10년(70대)은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회상(回想)적 시기’이고 마지막 10년(80대~90즈음)은 대체로 한 가지 이상의 병마(病魔)와 싸워야하는 ‘간병(看病)적 시기’로, 어찌 보면 오늘날의 장수 시대는 다른 말로 ‘유병장수(有病長壽)시대’ 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과연 한 인간에게 있어서 ‘장수는 축복인가, 재앙인가?’라는 의문점이 생기게 되는데, 이 물음의 답(答)은 간단하다. 노후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장수란 축복보다는 재앙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수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노년이 가까워 져서야 당황한 나머지 허겁지겁 준비해서는 낭패(狼狽)를 볼 수 있으니, 매사에 그러하듯 이점도 젊은 시절부터 중년의 나이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고도 주도면밀(周到綿密)한 사전 계획과 실천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노년이 되어 필수요건이 되는 것으로 우선순위를 매겨보면, 남자와 여자가 조금은 다른데, 남자는 첫째, 아내 둘째, 건강 셋째, 돈 넷째, 친구 마지막으로 (할) 일이고, 여자는 첫째, 돈 둘째, 건강 셋째, 친구 넷째는 취미생활(애완동물 기르기 포함) 마지막으로 남편이라고 한다. 남녀의 공통적인 것을 들면 첫째는 돈, 둘째는 건강, 셋째는 친구 넷째는 배우자, 마지막으로 취미나, 일(거리) 등으로, 구체적으로 하나씩 살펴보기로 한다.

무엇보다도 노년을 대비한 가장 중요한 것은 돈과 건강이다. 그런데 돈과 건강은 젊은 날부터 ‘근검절약(勤儉節約)으로 저축’ 그리고 ‘절제(節制)’가 최우선이다. 근검절약이라고 하니, 본인의 체력이상, 무리하게 일하며 쓸데 안 쓰고, 심지어 먹는 것 까지 아껴가며 저축하라는 것은 아니다. 꼭 써야할 곳은 쓰지만 쓰지 않아도 될 것에는 쓰지 않는 ‘과소비하지 않는 합리적인 소비와 저축’을 말하는 것이다. 노년을 대비한다고 무리한 부동산 투자나, 항상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 주식이나 코인 등 보다는 재정건전성 1~2위의 보험회사나 국가기관인 우체국 연금보험을 매월 몇 십만 원 정도, 각각 2~3구좌를 2~30여년정도 불입(拂入)하게 되면 퇴직 무렵이면 큰 목돈이 될 수 있다. 노년에는 일정액수의 목돈과 고정수입(소득)이 반드시 있어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다. 돈이 노년에 유일(唯一)한 답(答)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과의 ‘삶의 질(質)’에서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한 인간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불행을 꼽으라면, 초년에 너무 일찍 성공(돈, 명예, 대중의 인기 등)하거나, 젊은 날 부부간 사별(死別)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비참한 것이 노년 빈곤(貧困), 가난이다.

건강은 젊은 날부터 절제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가장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 과학자들이 말하는 장수의 비결은 ‘우리의 손과 마음에 달려있다’고 한다. 질병에서 자유로워져 자신의 수명(壽命)동안 건강하고 활동적이며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營爲)할 수 있느냐는 단순히 양(量)적인 차원에서 수명을 늘리는 것 이상 삶의 질(質)에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그러므로 올바른 생활양식을 젊은 날부터 습관화해야 평생 건강을 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신체에 맞는 적절한 운동, 섭생(攝生), 소식[小食(적게 먹음), 素食(채식위주 식단)]과 균형 잡힌 식단(食單), 깨끗한 물, 맑은 공기, 정기 건강검진, 일광욕, 제때마다 예방접종, 적절한 약(비타민, 칼슘, 노년에는 에스트로겐 등)복용 등 인데 무엇보다도 규칙적인 일상생활(일정한 시간에 취침, 기상, 식사 등)의 습관화가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하나를 덧붙이면 육체건강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정신건강(과욕, 시기, 질투하지 않고 양심적인 삶, 성실, 정직하고 지혜로운 삶, 건전한 사고방식, 그리고 마음 다스리기, 특히 용서하기)도 중요하다. 그런데 요즈음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의 정신의학 전문의(專門醫)인 와다 히데끼가 쓴 ‘80세의 벽’이라는 책에서는 80세 전후가 되면 ‘하고 싶은 일만하고, 알면 병이니 건강검진도 하지 말고, 암에 걸려도 치료하지 말며, 혈압이나 콜레스테롤을 생각하지 말고 먹고 싶은 것 있으면 뭐든지 먹고, 심지어 술이나 담배도 당기면 마시고 피우라’고 하며, 이 벽을 넘어서면 ‘행복한 20년이 기다린다.’고 말한다.

다음으로 친구나 배우자와 같은 인간관계이다. 노년에는 친구는 돈이나 건강다음으로 꼭 필요한 존재이다. 노년이 되면 자식들은 한창 일할 나이어서 바쁘고, 배우자도 건강문제로 함께 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기게 되니, 어찌 보면 가족관계보다 친구관계가 훨씬 더 행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족관계는 피할 수 없는 의무사항이지만, 친구관계는 자신이 직접 선택한 것이니 나이에 관계없이, 남녀 구분 없이 함께 있을 때 서로 즐겁고, 서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도 격의(隔意)없이 허심탄회(虛心坦懷)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다.

정말 좋은 친구 몇 명 정도 주변에 두면 노년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가 있다. 그런데 취미나 취향(趣向)이 같고 사고방식이 비슷하면 더욱 좋고, 또한 가까이 살면 더더욱 좋은 것이다. 친구만이 마지막 삶의 동행(同行)이 되어 동행(同幸), 함께해서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행복해 지려면 좋은 친구, 우정에 젊은 시절부터 아낌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배우자는 어떠한가?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인 무엇인가? 바로 행복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란, 금슬(琴瑟)좋게 부부가 백년해로(百年偕老)하는 경우 일 것이다. 노년에 부부가 함께 정담을 나누고, 함께 맛있는 것 먹고, 함께 좋은 구경 다닐 수 있다면 더 바랄게 뭐가 있겠는가? 그런데 서로 지켜야할 덕목(德目)이 있다. 처음 만났을 때처럼 변함없는 서로에 대한 일관(一貫)된 마음, 서로 존중하고 인정해주고, 존재가치와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 자식, 손주들, 동기간(同氣間:형제자매들), 그리고 이웃과의 원만한 관계는 노년의 삶의 정신적 편안(便安)함을 배가(倍加)시켜 주게 된다.

마지막으로 취미, (할) 일(거리) 등 인데 평생 노년에 이르기까지 젊은 시절부터 길들이기이다. 젊었다고 내게는 노년이 요원(遼遠)하다는 생각보다는 노년에도 할 수 있는 취미, 주업(主業)과 부업/여업(副業/餘業) 등을 고려해야 한다. 취미란 수집, 만들기, 독서, 음악 감상, 노래 부르기, 그림그리기, 붓글씨, 야회활동 등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여행은 기다림을 배우고 나와의 시간을 갖게 되며,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과 여유를 갖게 해 주는 것으로, 해외여행도 좋지만 큰 비용 들지 않는 구석구석 국내여행도 좋다. 또한 빈터가 있으면 텃밭 가꾸기, 화초나 나무 기르기, 그리고 애완동물이나 짐승 기르기는 정서적으로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또한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는 평소에 조상님 섬김과 선영(先塋:선산)을 잘 돌보는 일,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신앙을 갖는 것이다. 젊은 날 직업을 선택할 때도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선택이 현명하며, 그렇지 않으면 노년에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자격증을 따두거나 평생교육을 통해 미리 학습해 두는 것이 현명하고 지혜로운 처사(處事)이다.

끝으로 주변을 한번 돌아보아라. 노년의 어르신들의 모습은 미래의 곧, 나의 모습이다. 오늘의 어르신들이 불행하다면 나의 행복도 기약(期約)할 수가 없다. 어르신들이 주어진 삶을 행복하게 사실 수 있도록 도와 드리기도 해야 하며, 어르신들의 현실 모습에서 나의 노후의 미래를 설계도 해야 한다. 특히 무전장수(無錢長壽:돈 없이 오래 삶), 유병장수(有病長壽:아프며 오래 삶), 독거장수(獨居長壽:혼자되어 오래 삶)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장수가 ‘축복이 되느냐, 재앙이 되느냐?’는 바로 내게 달려있는 것이다. 미리미리 사전 준비가 된 사람에게는 축복이, 무작정 맞이하게 되면 재앙이 될 개연성(蓋然性)이 높은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아름다운 젊음은 자연이 준 선물이지만, 아름다운 노년은 자신이 만든 예술이다.’라고. 하루, 한 달, 그리고 일 년이 물 흐르듯 흘러가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내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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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진 2023-04-16 20:10:41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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