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시선(視線)] 맹자 엄마 고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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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호의 시선(視線)] 맹자 엄마 고별 선언
  •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dusghkim@nate.com
  • 승인 2023.07.2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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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 중앙신문=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며칠 전 필자의 딸이 메신저 프로필 사진에 근조 리본과 함께 올린 글이다. 안산의 한 중학교에서 5년 차 교사로 근무 중인데,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 2년 차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괴로워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접하고는 개인적으로는 그 대상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슴속에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서 동료 교사들과 함께 뭐라도 하고 싶었다고 한다. 비슷한 또래에 동료로서 공감하는 바가 더 컸던 것 같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는 동료 교사들의 분노의 목소리와 교권 침해 및 교육활동 침해로 고통을 받은 사례들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일부 교사들은 숨진 교사의 49재 날을 맞이하여 연대 파업을 벌이자고 제안하는 등 교사들도 집단적인 반발에 나서고 있다. 교육당국도 7월 24일부터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합동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3년 대한민국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권 침해 내지는 교육활동 침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교권을 바로 세우고 교사들의 인권과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학교 현장에서 교사의 권위가 무너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사실 학부모의 악성 민원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자녀의 모닝콜을 당당히 요구하고, 자식의 기를 살리기 위해 시험문제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학생이 잘못을 저질러 교사가 훈계를 하는 경우에도 네가 뭔데 내 자식한테 뭐라 하느냐라고 막무가내로 교사한테 항의하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학부모와 학생이 교사를 대상으로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경우도 언론 등을 통해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자기 자식만 특별대우를 해달라는 것이다. 교사의 권위를 무너뜨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은 바로 학부모 집단이었다. 자식의 교육과 성공이 절대 지상과제인 부모에게 교사는 자녀 성공을 위한 보조자로 전락하였고, 만일 자식의 성공을 가로막거나 방해가 된다면 가차 없이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된 것이다. 이전 부모 세대는 논과 재산을 팔아 학비를 대는 경제적 지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자식에게 혹시 피해가 갈까 봐 아무도 모르게 촌지를 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자식에게 무차별적으로 가해졌던 교사들의 폭력 행사도 사랑의 매라는 명분으로 알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 당시 교사의 권위는 절대적이었고, 교사들에 대한 폭언과 폭행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하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시대가 바뀌어 학생들의 인권은 존중받는 시대가 되었고, 부모들의 각종 민원은 당연한 요구가 되었다. 거기에 교사들의 인권은 없었다.

교사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간 일부 극성 맹자 엄마의 무자비한 행태를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까? 그들에게 교사의 권위를 인정해 달라고 호소를 하면 받아줄까? 아니면 과거 권위주의 정권처럼 교사에게 몽둥이와 회초리를 들게 할까? 민주시민사회에서 모든 행동에는 그에 따른 책임이 뒤따른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에는 거기에 상응하는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바로 극렬 맹자 엄마에게 민주시민이 지켜야 할 원칙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학교에서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주고 교사의 인권을 침해하는 부모와 학생에게는 강력한 경고를 하고 그 경고에 불응하는 경우에는 바로 퇴장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교사에게 부여해야 한다. 야구 경기에서 심판의 권위는 절대적이다. 야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경기룰도 복잡하고 매년 조금씩 시대적 흐름에 맞춰 세부룰도 변경되고 있다. 물론 오심도 많은 편이다. 이 야구 경기에서 심판의 권위는 퇴장 명령 권한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선수나 감독 입장에서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 있고,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 경우 심판은 1차 경고를 하고 그 경고를 무시하는 행위를 하면 바로 퇴장 명령을 내린다. 야구팬은 그 상황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야구 심판과 같은 권한을 우리 교사한테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보자.

학부모의 민원 제기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고 시대적 흐름에 따라 더 증가할 수도 있다. 그 민원 창구를 교사에게만 떠넘기지 말고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처럼 민원실을 학교별로 별도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혹시 맹자 엄마들이 학교 민원실에 드러누울래나 그럼 경찰을 불러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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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지교 2023-07-26 13:35:34
교권강화를 통한 교사권 활동보장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으로 반드시 졸업해야한다는 규정 삭제, 낙제 또는 퇴학 가능해야 함
반복되는 문제 행동시 학부모방임으로 고발 조치 필수
학교별 경찰 배치가 되어야 ...
폭력사건 발생시 대응하면 아동학대로 고발당하는 어이없는 개정이 시급한 규정이다

leonard 2023-07-24 23:36:20
너무 극단적인 주장으로 보임. 비유도 적절하지 못함.

김정태 2023-07-24 18:15:55
비단 학교에서뿐만이 아니라 여기저기에서 갑질얘기가 들려옵니다. 단기적으로는 교사를 보호하기위한 조치도 필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입시만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인성과 예절교육이 중요시되어야할거 같습니다. 삶이 각박하기 때문인지 상대에 대한 배려가 점점 사라지는 사회가 되어가는것 같아 안타깝네요.

손종만 2023-07-24 17:55:34
참 가슴아픈 현실입니다. 학부모의 권위의식와 자식 제일주의가 낳은 시대상이 아닐까 합니다. 교육이 수단화되는 현실이 너무 안탑갑습니다. 교사의 신성한 인권이 회복되고 서로에게 배려가 일상화되는 이타적인 사회가 되기를 고대해 봅니다.

민두 2023-07-24 17:11:00
사회초년생을 보호해준 사람, 기관, 제도 그 무엇 하나 없었습니다. 학교라도 그 울타리가 되어 주어야 하나 방치할 뿐이었습니다..학교와 교육청이 보호해 주지 못한다면 교사의 인권을 지켜주고 교육활동을 보장할 법과 제도가 마련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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