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시선(視線)] 철 지난 이념 논쟁
상태바
[김연호의 시선(視線)] 철 지난 이념 논쟁
  •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dusghkim@nate.com
  • 승인 2023.09.01 17:4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 중앙신문=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 홍범도 장군님을 대한민국 공군이 호위하겠습니다” 2021815일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전설적 인물인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카자흐스탄에서 고국으로 한국 군 특별수송기로 모셔오는 감격스러운 장면을 국민 모두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특히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실은 군 수송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할 때 대한민국 공군 전투기 6대가 엄호 비행을 하면서 이제 장군님을 대한민국 공군이 모시겠다는 메시지는 너무나 강렬해서 그 당시 느꼈던 가슴 뭉클했던 순간을 필자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이렇게 극진히 모셔온 독립운동의 영웅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정부가 육군사관학교에서 이전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육사 흉상 이전 이유가 홍 장군이 공산주의 논란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 논란은 한국 현대사에서 주요 독립운동가에 대한 평가를 넘어 대한민국 정통성 문제와 소모적인 이념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이념 논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최근 벌어지고 있는 철 지난 이념 논쟁에 불을 지핀 것은 극우 성향의 역사학자나 유튜버가 아니다.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이라며 반공주의 우선 정책을 공개 석상에서 언급한 이는 바로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민 통합의 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국민 다수를 등 돌리게 하고 불필요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의 반공주의 기조가 개인의 오래된 신념인지 아니면 현 내각과 참모진의 조언을 받아들인 정치적 행위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이념 정치를 내세우며 불필요한 이념 논쟁을 양산하며 현재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국민 통합에 방해가 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사실 홍범도 장군이 1920년 봉오동 전투 등 항일무장투쟁의 공적을 인정받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받은 것은 독립운동가 평가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민주당 정부가 아니라 1962년 박정희 정부 시절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남로당 논란이 있었지만 그의 국가관은 반공주의 그 자체였다. 오히려 그는 정권 유지를 위해 반공주의를 내세워 반정부 인사나 민주인사를 과도하게 탄압했던 인물로 모든 국가정책에 반공주의를 엄격하게 적용하였다. 그런 열혈 반공주의자가 통치하던 시대에 홍범도 장군에게 대통령 건국훈장을 수여하고 국가유공자로 인정한 것이다. 홍범도 장군이 소련공산당에 가입한 시기는 1920년대로 알려졌는데, 그 시기 항일무장 독립투쟁이 전개됐던 주 무대는 중국이나 그 주변 국경지역이었다.

그는 연해주에 거주 중이었는데, 스탈린의 한인 강제 이주정책에 의해 구 소련 지역인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었고 말년에는 고려극장 경비로 생계를 겨우 이어갈 만큼 힘든 생활을 하다 대한민국 광복을 보지 못하고 1943년 현지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대한민국 독립이 절체절명의 가치였던 그가 구 소련 지역에서 일제에 저항하기 위해 소련공산당의 도움을 받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지였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전범국인 독일, 일본의 반대편에 섰던 연합국 국가라면 그는 미국, 영국, 소련 등 어느 국가와도 손을 잡았을 것이다.

2023년 현재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보수 성향의 정당에서 불과 10년 전에 조선노동당의 핵심 간부였을 태영호 의원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시대이다. 바로 이런 시대에 100년 전에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소련공산당에 가입하고 80년 전에 돌아가신 항일무장투쟁의 전설한테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정부의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과거 우리에게는 1960~70년대 반공이 국시였던 시절도 있었다. 일본 제국주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외세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로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지면서 첨예한 이념 갈등을 겪었다. 결국 이념 전쟁으로 인해 전쟁까지 치렀고 그 대가는 엄청났다.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도 부지기수이고 개인적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도 헤아릴 수가 없다. 이념 논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례가 우리나라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1950년 초 매카시즘 광풍으로 인해 공산주의자 색출에 국가 전체가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1993년 이후 현실 사회주의국가가 붕괴되면서 이념 논쟁은 사실상 종식되었다. 이제 시대에 뒤떨어진 이념 논쟁에 우리도 확실하게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우리가 어떤 희생을 치르고 만든 세상인데 다시 암흑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6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역사란 2023-09-02 04:36:30
최근 모가수가 불러 심금을 울린 [시절인연]이란 노랫말처럼 지나간 시절을 함께한 인연이되었던 시간과 추억을 소중히 여기자는 의미인데...현실은 무조건적 비판과 지워내기 버거워보입니다

스스로 2023-09-01 19:25:43
분명히 홍범도 장군은 한 분인데 시대에 따라 훈장 수여받은 시대의 귀감이 되는 영웅이셨다가 공산주의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되는 작금의 사태를 하늘에서 어찌보고 계실런지 죄송할 뿐이다

그라스 2023-09-01 18:59:17
때아닌 이념논란...과거로 회귀하는 느낌은 나 혼자 느끼는점이 아닐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5G로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뤄내는데 정치는 16바이트 PC

김정태 2023-09-01 18:39:48
독립운동에 헌신한 항일투사가 말년에 극장경비를 하며 생활고에 시달렸다는것이 참 서글프네요. 이제는 그 업적마저 이념논쟁으로 폄하하려는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일제에 부역한 친일파들은 그 후손들까지 그 부를 이어받아 행세하는데 독립운동에 헌신한 이는 생활고에 시달리고 사후에도 이념논쟁으로 예우받지 못한다면 누가 나라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까요?

밍두 2023-09-01 18:20:53
경제적, 문화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보이고 있는 국가에서 지도자 또한 과거 이념이나 사적 이익에 휘둘리 않고 성숙한 면모를 보이기를 바랍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양평 대표축제 '제14회 양평 용문산 산나물축제' 개막
  • 김포시청 공직자 또 숨져
  • 오산서 택시와 SUV차량 충돌사고...운전자·승객 2명 숨지고 1명 부상
  • [오늘 날씨] 경기·인천(24일, 수)...돌풍·천둥·번개 동반 비, 최대 30㎜
  • [오늘 날씨] 경기·인천(11일, 토)...일부지역 오전부터 ‘비’
  • [오늘 날씨] 경기·인천(5일, 일)...천둥·번개 동반한 강한 비 ‘최대 100㎜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