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시선(視線)] 선거 프레임 전쟁의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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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호의 시선(視線)] 선거 프레임 전쟁의 승자
  •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dusghkim@nate.com
  • 승인 2024.04.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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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 중앙신문=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 이제 시민의 시간은 끝나고 정치인의 시간이 다시 시작되었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선거 과정이 시민이 주인공인 무대인지는 잘 모르겠다. 지난 4·10 총선 과정을 되짚어보면 주요 정당, 유력 정치인과 후보자들이 유권자의 마음과 표를 얻기 위해 옆에서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로 온갖 정성을 쏟아부었던 것을 고려하면, 적어도 선거 과정에서만큼은 유권자인 시민이 주인 대우를 받는 것처럼 보이는 거는 분명해 보인다. 시민의 손으로 직접 뽑은 국회의원이 시민이 원하는 정치를 해나가는지 아니면 실망을 안기는지를 지켜보고 판단하는 거는 시민이 몫이자 책임이지만, 다음 선거 때까지는 유권자인 시민이 딱히 할게 별로 없다. 혹시 우리가 선택한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당선자가 법적 제재를 통해 낙마하지 않는 한 정치인에게 주어진 임기는 보장해 주어야 한다. 410일 이후 각종 언론과 방송에서 선거 결과에 대한 해석을 쏟아내고 있고, 주요 정당에서도 이번 총선 결과의 의미를 각자의 입장에서 내보내고 있다. 그 메시지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단어는 정권 심판론에 의한 범야권의 압승이라는 선거 결과이다. 이번 총선 과정을 여론조사 추이를 중심으로 관망해 온 필자는 선거 프레임이라는 관점에서 총선 과정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프레임이라는 개념은 미국의 인지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가 그의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에서 주장한 이론으로, 그는 어떤 사회적 쟁점이나 정치적 의제에 대한 개인들의 경험과 태도는 언어 구조 안에서 프레이밍 되는 것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누군가가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고 언급하는 순간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오히려 코끼리가 더 강하게 연상된다는 것이다. 지난 2017TV 생방송으로 진행한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당신은 MB 아바타가 아닙니까?”라고 공격을 하자, 안 후보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저는 MB 아바타가 아닙니다라고 강하게 반발하였다. 그 이후 안철수 의원은 MB 아바타라는 프레임에 걸려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고 정치적 부침을 겪게 된다.

22대 총선 관련해 국민 정서 기저에는 역대급으로 낮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도에 기반한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불과 총선 6개월을 앞두고 전초전 성격으로 202310월에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17.2%p 격차로 이긴 결과에서 확인했듯이, 서울시민들은 국민의힘에 등을 돌렸고 정권 심판론이라는 프레임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은 22.6%, 최종 투표율은 48.7%로 보궐선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상당히 높은 편이었고, 정치적 메시지라는 측면에서 보면 정권 심판론이 작동한 선거였다. 그 이후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일관되게 견지하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에 맞서 범죄자 심판론이라는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야권 주자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조국 혁신당의 조국 대표가 현재 재판 중이라는 점을 연결고리 삼아 사법 리스크를 강조하기 위해 ·조 심판을 핵심 정치적 메시지로 활용한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야권의 정권 심판론이라는 프레임을 전환하기 위해 국민의힘에서 내세운 86운동권 세력 퇴출이나 범죄자 심판론은 실패로 돌아갔다.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어느 한쪽이 프레임을 잘 만들면, 반대쪽에서는 그 프레임을 반박하는 메시지로는 역효과만 있을 뿐이다. 안철수 의원의 MB 아바타 프레임을 상기해 보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인기가 없는 윤석열 대통령을 선거 과정에 안 드러나게 하고 싶었으나, ‘·조 심판론자체가 국민들의 인식 속에 오히려 정권 심판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2월 설 이후로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신조어가 언론을 타면서 코끼리가 생각나지 않는 국면이 있었다. 바로 이때 코끼리를 생각나게 하는 조국 대표의 선명한 메시지가 등장한다. 바로 “3년은 너무 길다였다. 이 정치적 수사로 코끼리가 다시 전면에 등장하면서 프레임 측면에서 바라본 22대 총선 결과는 끝이었다.

선거 국면에서 정치적 메시지는 중요하다. 특히 국민들이 감성적으로 공감할 수 있고 직관적이면서도 간결한 메시지는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그 메시지 자체보다는 그 메시지를 온전히 채울 수 있는 내용적 실체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다음 선거에서는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강조한 정치적 행위의 결과까지도 고려하는 책임윤리를 겸비한 정치인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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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만땅 2024-04-23 23:36:04
작가님 선거끝나고 어떤 좋은글을 주실지 궁금했었는데 명쾌한 분석 감솨합니다

파란하늘 2024-04-23 23:31:43
선거가끝나고 보수매체에서 전국적으로 박빙인 지역의 무효표만 제대로 기표되었으면 보수당 의석이 늘었을거라고
...민심은 니도싫고쟤도싫다 였다는것도 모르는 *멍*이

김정태 2024-04-23 18:42:15
상호 비난과 심판론으로 이뤄지는 선거가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는 정책대결로 선거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왜 우리는 마땅한 사람이 아니라 덜 나쁜놈을 뽑아야되는 선거를 하는건지 답답합니다.

민두 2024-04-23 18:16:53
선거는 결과가 나왔지만 시민의 시간이 끝나지 않는 정치인들의 활동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마지막 글대로 책임윤리까지 끝나지 않는 활동이 실현되길 지지해야 겠습니다.

송정훈 2024-04-23 17:57:58
너무나 공감가는 글입니다. 다음 연재 내용이 기다려 집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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