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시선(視線)] 시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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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호의 시선(視線)] 시민의 시간
  •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dusghkim@nate.com
  • 승인 2023.02.2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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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 중앙신문=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 다이나믹 코리아!’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국정홍보처가 정한 국가 브랜드 슬로건이다. 지난한 고난의 역사를 극복하고 일어선 저력을 갖고 있는 한국인의 열정을 표현한 슬로건으로, 반세기 만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낸 경제적 성과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여기서 핵심 메시지는 역동성이다. 수많은 고난을 극복한 한국인의 역동적인 정신과 미래도 진취적으로 개척해나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럼 정치 영역에서의 역동성은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에서 경제성장과 정치적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식민지와 분단을 거쳐 한국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폐허 상황에서 한강의 기적이라 일컫는 경제성장을 이뤄냈고,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정치분야에서도 진일보한 성과가 있었다. 군사독재체제를 청산했고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정치체제를 구축하였다. 주요 정치세력의 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주변의 일본, 중국에 비해서도 역동적인 정치 드라마를 써 가고 있다. 한마디로 정치 영역에서도 대한민국은 역동성그 자체이다.

현재 우리 국민의 정치체제 내지는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 역동성을 기반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둔 정치제도에 대해 시민은 만족하고 있는가? 정치 영역에서 미래 비전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이뤄졌는가? 90년대 초반 대기업 총수가 상징적으로 언급한 우리나라 정치는 4, 관료와 행정조직은 3, 기업은 2류다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그 평가가 정당하냐는 문제와는 상관없이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국민의 인식에는 뿌리 깊은 불신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우리나라 정치에는 비전이 없는 것일까? 정치권에 해결책은 없는 걸까?

결론은 시민이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격언이다. 정치 영역에서도 역동성을 유지하며 시민이 주인 되는 정치체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시민이 지속적으로 나서야 한다. 더 좋은 민주주의, 더 나은 시민의 삶을 위한 정치도 우리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 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국격을 드높이며 미래 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제도도 우리 시민이 직접 만들어 가야 한다. 현실적으로 먹고살기도 바쁜 전 국민이 정치 전면에 직접 나설 수는 없을 것이다. 혁명적인 상황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고 그 효과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일 것이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시민운동가가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 인권, 문화, 노동, 교육, 교통 등 우리 사회의 주요 사회적 의제와 이슈를 발굴하고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활동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이제 시민의 시간이다. 2023년은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해이다. 선거 국면에서는 준비된 선출직 정치인이 주도권을 잡을 수밖에 없고 우리 시민은 그들이 만들어놓은 상황에서 이리저리 이끌려 왔다. 정치인의 시간이 아닌 시민의 시간에 시민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우리 손으로 뽑은 정치인이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시민 정치의 출발점이다. 선출직 정치인에게 시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시민운동가에게 감히 고언을 하자면, 사회학자 베버가 정치인의 덕목으로 제시한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에 기반한 정치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치인을 견인해 내야 한다. 우리 활동가들이 일부 충성스러운 지지자들의 조바심 넘치는 기대에 의존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시대정신과 시민들의 수준에 걸맞은 시민운동을 전개하기를 기대해 본다. 평범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시민의 시간을 만들어 가는데 그 밑거름이 될 것이다. 우리 시민이 직접 만들어 갈 감동적인 정치 드라마는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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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규 2023-03-03 09:26:12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김관섭 2023-02-26 20:10:18
공감200%
민주주의가 후퇴하구 있으니 걱정일세

임선오 2023-02-26 19:34:27
4류. 3류. 2류 .... 저 글이 기억이 나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블루 2023-02-25 18:46:23
진짜 글 잘쓰시는것 같습니다.
통찰력있으시고....

노정수 2023-02-24 23:26:16
공감합니다. 행동하는 시민이야 말로 우리나라 민주주의을 더욱 더 발전하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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