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시선(視線)] 학폭의 일상화와 권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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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호의 시선(視線)] 학폭의 일상화와 권력화
  •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dusghkim@nate.com
  • 승인 2023.03.2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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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 중앙신문=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 걔 맞을만해서 맞은 거야잔인한 학폭(학교폭력)에 대한 사적 복수를 다루고 있는 2023년 넷플릭스 화제작 더 글로리에서 극중 가해자 박연진이 내뱉은 대사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개인적으로 마음은 무거웠고 답답했다. 가해자들의 만행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현실 속 피해자들이 연상되면서 참담함마저 느껴졌다. 드라마 흥행 덕분인지 대통령도 앞장서 학폭의 근절을 요구하고 나섰고 국회에서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안을 준비하는 등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학폭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학폭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학폭을 어떤 관점에서 봐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할까?

사실 학폭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50대 중반인 필자가 학교를 다닐 때에도 학폭은 엄연히 존재했다. 요즘 일진에 해당하는 불량서클도 있었고, 힘이 센 학생이 힘이 약한 친구를 괴롭히거나 돈을 강제로 뺏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 당시에는 심지어 학생들의 군기를 잡는다는 명분으로 선생님의 무자비한 폭력도 분명히 존재했었다. 시대가 바뀌어 이제 학교에서 공개적이고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폭력은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많이 사라진 듯 보인다.

그러나 오늘날 학교 현장에서는 학폭이 넘쳐나고 교육청에서 심의해야 할 학폭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이 등교하면서 신체 폭력은 물론이고 언어폭력, 성폭력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정부에서 펼쳐온 학폭 관련 정책이 과연 효과가 있었나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일선 학교에서는 학폭의 일상화가 진행돼왔다는 것이 교육계의 진단이다. 학폭 형태도 과거와 달리 점점 더 음성적이고 퇴행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학폭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다양한 해결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일면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갖게 한다. 그러나, 정치권과 교육부에서 학폭 가해자에 대한 시민의 분노에 기대어 학폭 해결 방안을 가해자에 대한 강한 처벌 위주의 법안 마련에만 몰두하고 있는 거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출발점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보호에 맞춰져야 한다. 우선은 피해 학생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그들을 철저히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전 우리 사회는 국가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등에서 피해자의 목소리를 외면해온 부끄러운 과거를 갖고 있다. 이제 피해자의 진심을 들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더 우선시되어야 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학폭 피해자 동은(송혜교 역)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식적인 절차와 제도가 있었으면, 그래서 동은이에 대한 보호장치가 작동되었다면 극 중 동은이가 자신의 인생 전부를 희생하면서까지 개인적인 복수에 나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학폭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피해자의 아픔과 진심을 보듬어주고 치유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을 때 학폭이라는 사회적 문제도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학폭의 일상화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거는 학폭의 권력화이다. 학폭 문제가 학교의 담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되었다가 자녀 학폭 논란으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사례가 아이들의 학폭 문제에 부모의 정치적 권력이 개입된 대표적인 경우이다. 정치적 권력이나 경제적 권력을 가진 자가 가해자의 뒷배로 작용해 다시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한다면 피해자는 어떤 심정이 들었을까? 가뜩이나 가해자의 학폭도 두려웠을 터인데 자기가 그 피해 상황을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내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런 상황에 처해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그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학폭의 두려움에 떨며 그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 어린 학생을 생각하니 가슴이 저미도록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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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훈 2023-03-28 17:42:43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폭력이 예방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손종만 2023-03-28 10:03:52
어떤면에서는 남을 존중과 배려의 마음으로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경쟁의 대상자로서만 평가하는 사회 병폐도 한 몫하는 것 같습니다. 따듯한 사회, 더블어 행복해 지는 사회가 절실합니다.

김명희 2023-03-28 08:46:54
폭력이 일상화였던 시절이 있었는데... 감히 민주화가 되었다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도도한 자긍심도 있었는데...법을 아는 넘들이 더 법을 맘대로 부려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고, 우리라도 피해자를 보듬어 줄 정서적 울타리가 되어 주고싶습니다.

독고다이 2023-03-28 08:38:51
학폭은 학생의문제가아니라 권력과재력을거잔진 부모의 문제라는 지적에 공감랍니다.

유정석 2023-03-28 08:25:26
항상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ㅎ 화이팅 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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