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탄저병 방제가 고추농사의 성공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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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탄저병 방제가 고추농사의 성공을 좌우한다
  • 김완수 국제사이버대 교수(前 여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wsk5881@naver.com
  • 승인 2023.07.0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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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국제사이버대학교 웰빙귀농조경학과 교수, 前 여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완수 국제사이버대 교수(前 여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 중앙신문=김완수 국제사이버대 교수(前 여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 최근 상담의 대부분은 고추 탄저병 예방이다. 지난주에도 오산 지역의 농장을 방문하여 컨설팅을 하는 과정에서 고추의 이상증상에 대한 문의로 시작됐다. 금년 가뭄과 강우가 반복되면서 석회 흡수 지연에 따른 이상증상과 탄저병 증상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조언에 상담농가는 석회 엽면시비는 바로 실천할 수 있지만, 고추 탄저병 확산에 대한 걱정은 떨쳐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그만큼 고추 탄저병에 대한 우려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다.

현장뿐만 아니라 지인들과 나누는 SNS에서도 고추 탄저병 증세와 방제법 문의가 자주 이어지고 있다. 도청에서 정년퇴직 후 안성에서 주말농장을 하는 지인도 카톡으로 탄저병 예방에 대한 문의를 해왔고, 국제사이버대학교에서 내 강의를 수강한 졸업생도 지속적으로 고추 이상증세에 대한 문의를 이어 오고 있다.

고추 탄저병은 곰팡이균(Colletotrichum spp.)에 의해 발생되며, 고추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주는 병이다. 금년에는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고추 재배에서 탄저병 피해가 더욱 확산될 우려가 되고 있다. 기상청 장기 기상 전망에 의하면 금년 6월과 8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이나,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 일 거라고 발표했다.

농촌진흥청 전문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고추 탄저병 관련 피해로 연평균 2030% 수확량 감소와 연간 1000억 원 이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한다. 고추 탄저병은 기후변화에 따라 병해충 발생이 잦아지는 만큼 병 저항성 품종을 심고,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 전부터 예방 차원의 방제를 해줘야 한다. 아울러 예방 약제 뿌려 병원균 밀도 낮추고, 병든 열매 바로 제거해야 한다. 탄저병에 걸린 고추는 열매에 어두운 초록색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점이 생기며, 병원균 포자들이 겹무늬 모양의 덩어리가 생성된다. 병 증상이 심해지면, 열매 반점이 검게 썩어 들어가는 증상을 보인다. 탄저병균은 발생환경만 조성되면 포자를 쉽게 대량으로 형성하기 때문에 감염이 쉽고, 포장에서 월동해 다음 해의 전염원이 된다. 장마 전 예방 차원의 방제가 중요하다.

고추 탄저병은 곰팡이 번식체인 포자 즉 식물의 종자에 해당하는 곰팡이의 번식체가 비바람에 의해 튀어 다른 열매에 2차 감염을 일으키지 않도록 병든 열매는 발견 즉시 제거해 주어야 한다. 예방적 약제 살포가 매우 중요하므로 병 증상이 보이지 않더라도 비가 오기 전후, 열매 표면에 약액이 골고루 묻도록 등록 약제를 뿌려주어야 한다. 아주심기 후 이랑을 덮어주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빗방울로 인해 토양 중 병원균이 튀어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는 거리는 넓히고 두둑은 높이며, 큰비가 내리기 전 물 빠지는 길을 정비해야 주어야 한다. 병든 과실을 줄기에 그대로 두거나 이랑 사이에 버리면 전염원이 돼 농약 살포 효과가 눈에 띄게 감소하므로 재배지는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지난해 병해충 발생이 많았던 농가에서는 꼼꼼한 정밀예찰을 통한 조기 발견과 제때 방제로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영농지도 활용자료를 보면 탄저병은 장마 전 예방 차원에서 약제를 뿌리면 장마 이후 약제를 뿌리는 것보다 방제 효과를 30% 정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고추 탄저병 적용 약제는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psis.rda.go.kr)에서 농약정보농약 검색 농약검색 메뉴에서 작물 이름과 병 이름에 각각 고추와 탄저병을 입력하면 확인할 수 있다. 해마다 탄저병 피해를 본 농가라면 저항성 품종을 선택해서 재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탄저병 저항성 고추는 저항성이 있는 고추를 도입해 전통 육종 방법으로 교배함으로써 병에 잘 걸리지 않도록 만든 품종이다. 고추 육종 민간기업과 농촌진흥청은 공동으로 차세대바이오그린 21 사업 연구를 통해 2012년 세계 최초로 고추 탄저병 저항성 품종을 개발했다. 이후 민간종자회사의 개발이 이어지며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60여 품종의 탄저병 저항성 품종이 개발되었다. 이들 품종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농가에 보급돼 현재 전국 고추 재배 면적의 약 15% 정도가 재배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애써 키운 고추가 수확도 하기 전에 탄저병에 걸리면 일 년 농사를 망치게 된다. 고추 탄저병은 장마철 사전 예방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실천하여 성공적인 고추농사로 이어 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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