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끝난 일” vs “협조는 하지만 상생이 먼저”...‘물 전쟁’ 벌이는 용인·이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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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끝난 일” vs “협조는 하지만 상생이 먼저”...‘물 전쟁’ 벌이는 용인·이천시
  • 안직수 기자  jsahn21@hanmail.net
  • 승인 2022.10.2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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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클러스터 설립 둘러싸고 ‘갈등 고조’
여주~이천 용수관 매설 안되면 용인 클러스터 위기
충북도·청주시 '15조 원 규모 클러스터 설립 발표'
용인시와 이천시 간에 때 아닌 물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홈페이지. (사진=SK하이닉스 홈페이지 캡처)
용인시와 이천시 간에 때 아닌 물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홈페이지. (사진=SK하이닉스 홈페이지 캡처)

| 중앙신문=안직수 기자 | 용인시와 이천시 간에 때 아닌 물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SK하이닉스 클러스터(산업집적단지) 설립과 관련해 지역 이익상생을 놓고 두 자자체가 신경전을 벌이자 청주시에서 15조원을 투자해 SK하이닉스 클러스터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물싸움이 표면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26일 이천 SK하이닉스 등에 따르면 충북도와 청주시는 지난 112027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해 하이닉스 M15 부지에 M15X를 짓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용인시에 건립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반쪽 운영에 그칠 것이라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앞서 용인시와 SK하이닉스는 용인 처인구에 M17, M18, M19, M20 4개의 클러스터를 설립하기 위해 부지 매입을 마치고 최근 토목공사에 들어갔다. 이 공장이 완성되면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협력 업체들이 대거 동반 입주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이천시는 용인시에 4개 시설 중 하나를 이천시에 건립하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용인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이천시에는 현재 2개의 클러스터 시설이 가동 중에 있다.

하이닉스 본사를 용인으로 이주시킬 수 없다는 이천시와 더 많은 공장 건립을 내세운 용인시간의 힘겨루기는 다른 곳에서 불거졌다. 바로 문제다.

용인시에 건립 예정인 4개의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하루 57만 톤의 용수가 필요하다. 용인시가 이 물을 감당하려면 여주보에서 공장까지 37km 구간에 직경 1.5미터 이상의 용수관을 땅에 묻어야 하는데, 이 구간의 상당부분인 22km 구간이 이천시를 지나야 한다.

상생을 내걸고 공장 1곳의 이천 설립을 주장하던 이천시가 이천시를 통과해 용인으로 가는 용수관 공사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용인시는 매우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용인시가 대안으로 평택에서 용수를 끌어오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최근 염분이 많아 사용이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오면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두 지자체의 힘겨루기가 지속되자 충북도와 청주시가 청주에 단지 설립을 제안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용인시 한상영 반도체클러스터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미 용인 처인구에서 토목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공장 규모에 맞춘 EV장비가 제작에 들어갔다. 용인시에 원 계획대로 4개의 공장이 들어설 수밖에 없다고 낙관론을 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르다. 반도체 관련 기술사 A씨는 용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클러스터 설립도 결국 무산될 수밖에 없다. 여주보에서 물을 끌어오려면 이천시의 협조가 절실한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용인공장 설립은 불가능 하다지금이라도 지역 간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름을 밝히기 거부한 용인시의 한 관계자도 용인시가 이천시의 제안을 거부했다가 공사가 지연되고, 청주에 클러스터가 설립된다면 용인의 반도체 클러스터는 결국 반쪽짜리에 머물고 말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빼앗아 오려는 욕심을 버리고 동반 성장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천시 관계자는 국가 경제를 볼 때 협조를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희생은 안 된다이천에서 하이닉스가 빠지면 아무 경제 기반이 없다. 용인시가 대승적 차원에서 상생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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