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제보다 상생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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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제보다 상생이 '답'이다
  • 안직수 기자  jsahn21@hanmail.net
  • 승인 2022.10.2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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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직수 기자

| 중앙신문=안직수 기자 | 지구의 모든 생명에게 적용되는, 생존을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를 꼽으라면 어떤 물질을 선택할까. 당장 숨을 쉬기 위해서는 공기가 중요할 테지만, 공기 중 가장 핵심물질인 산소는 물을 통해 만들 수 있다. 바다 속, 물속 생명체는 공기보다 물이 우선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공기로 인해 국가 간 전쟁을 벌인 적은 없지만, 물로 인한 전쟁은 종종 있어왔다. 물의 전쟁은 담수를 더 확보하려는 전쟁이다. 인류생존에 반드시 마실 수 있는 물이 필요하다보니 수로가 바뀌면서 고대 도시가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운 도시가 태어났다. 최근에는 메콩강을 둘러싸고 중국과 베트남, 라오스 등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들 간에 벌이는 신경전이 만만치 않다. 나일강을 둘러쌓고 이집트와 에디오피아간 갈등은 전쟁 직전의 수준이다.

물로 인한 분쟁이 없던 우리나라에서 최근 지역경제를 내세우는 지자체간에 물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용인시와 이천시가 SK하이닉스 클러스트 설립을 두고 대립을 하면서 발생하는 물 분쟁이다.

이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SK하이닉스는 현재 이천시에 두 곳의 클러스트를 가동하고 있다. 이에 용인시가 신규로 4곳의 SK하이닉스 클러스트 설립을 추진하면서 두 지자체의 갈등도 시작됐다. 이천시는 1곳을 이천에 양보해 달라며 상생하자고 했다. 반면 용인시는 4곳 모두 유치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소도시인 이천시가 결국 100만 인구를 가진 용인시에 밀리고 말았다.

그런데 다툼은 다른 곳에서 벌어졌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물을 여주~이천~용인으로 끌어와야 하는데 이천시가 사실상 협조 거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용인시민은 이미 공사가 시작됐으니 끝난 상황이라는 입장이고, 지역경제 기반의 상당부분을 SK하이닉스에 의존하고 있는 이천시민은 손해 볼 것 없다. 할 수 있으면 해봐라는 태도다.

그러는 사이 충북도와 청주시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자체간 갈등이 커지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삼척동자도 아는데, 왜 누구누구는 모를까. 경기도 역시 지자체간 화해와 상생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경기도의 자산을 고스란히 다른 곳에 넘겨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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