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개와 고양이 학대범 보다 엄정수사, 엄중처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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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개와 고양이 학대범 보다 엄정수사, 엄중처벌해야
  • 장은기 기자  jangeungi15@gmail.com
  • 승인 2023.07.1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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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기 기자
장은기 국장대우

| 중앙신문=장은기 기자 | 양평에서 개와 고양이 1256마리를 굶겨 죽인 60대 남성에게 항소심 법원이 1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는 동물학대 범죄 관련 지금까지 선고된 최고의 형량이다. 동물보호단체는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세상이 점차 바뀌어 가는 것을 실감했다면서 환영했다.

개와 고양이는 현재의 인류와 가장 친밀한 동물이다. 개와 고양이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식대하듯이 한다. ‘펫티켓이라 불리는 반려견 활동 예의범절이 다양하게 요구되는 등 민원이 끊임없이 발생하긴 하지만 나아지는 추세다. 반려견, 반려묘 관련 새로운 사업도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동물병원, 동물 패션, 동물 관련 카페, 동물의 쉼터, 동물의 장묘시설, 동물 교육시설 등 무궁무진하게 진화하는 중이다. 덩달아 동물 관련 일자리도 창출된다. 이 같은 현상은 저출산이 심화되고 아이를 낳지 않는 우리나라의 시대적 풍경도 연관이 있다고 보여진다.

지독한 경쟁사회인 우리나라 사회 구조 속에서 사람들에게 치이며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들도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통해 위안을 찾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시대의 흐름이 이러한데 아직도 개를 함부로 학대하거나 도살하는 사람들이 있다. 몇 년 사이 이른바 보신탕이라 불리는 개고기 음식점은 사라져갔다. 하지만 개고기를 애호하는 이들의 수요가 있는 모양인지, 개를 끔찍하게 도살한 남성도 얼마 전 남양주에서 발각됐다. 그는 개들이 보는 앞에서 다른 개를 도살하고 사체를 해체하는 등 무자비한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이 드문 야산에서 그와 같은 행각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동물학대범죄 관련 최고 형량을 선고 받은 사건도 세간에 충격을 줬다. 피고인인 60대 남성은 올해 3월 양평군의 농가에서 개와 고양이를 굶겨 학살했다. 그는 번식장에서 번식능력이 떨어진 개와 고양이를 마리당 1만원씩을 받고 집에 데려갔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개와 고양이를 키울 능력이 없었던 그는 그냥 집 안에 방치했다. 먹이를 주지 않아서 곧 개와 고양이들을 굶주림에 죽었다.

죽어가면서 굶주림에 못 이겨 죽은 개와 고양이의 사체를 뜯기도 했을 것이다. 아비규환 생지옥이 바로 이곳이었다.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사람을 유난히 잘 따르는 동물들이다.

후진국성 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살면서 자신보다 약한 존재들을 괴롭힌 셈이다. 이런 사람은 자기보다 물리적으로 약한 사람을 만나도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테면 노인, 어린이, 장애인, 환자 등이다.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내면에 숨겨진 약자에 대한 시각과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비약일 수 있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정부와 수사기관은 현재 출생 미신고 영아유기 범죄를 전국적으로 근절하기 위해 강도 높게 수사하고 있다. 박수 쳐주고 싶다. 다시는 없어야 한다. 그리고 개와 고양이 등 사람에게 친숙한 동물들을 잔인하게 다루는 자들도 대대적으로 기획수사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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