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이별(離別)을 고(告)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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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이별(離別)을 고(告)하며
  • 조석중 경영학 박사  csj0881@naver.com
  • 승인 2024.04.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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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중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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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조석중 경영학 박사 |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장 가까운 사람과 이별을 경험한다. 그중에 부모와의 이별은 우리들이 겪는 일반적 헤어짐이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마주치는 첫 번째 인연이 부모님이다. 그리고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의 보살핌을 받는다. 이 또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지극한 사랑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가장 가까운 인연이다. 그러나 인류가 늘 그래왔듯 부모는 영원히 자식 곁에 있을 수 없다. 우리의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인 것처럼 우리들의 만남과 이별도 숙명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만남과 동시에 이별을 생각하는 자연적 동물이다. 한편으로 부모와의 이별에 국한한다면, 우리는 부모의 늙어감을 관찰하고 느슨한 이별을 기대한다. 그러나 삶의 끝자락을 인식하는 우리다. 그리고 부모와 이별의 시기를 의식적으로 달고 산다.

13년 전 아버지와의 이별을 했다. 그리고 일주 전에 어머니를 보내드렸다. 신장이 안 좋아 투석을 병행하며 1년여간 병원에 계시다가 돌아가셨다. 수많은 아쉬움이 존재하는 사람세상이지만 부모를 떠나보낼 때의 아쉬움은 좀 다른 것 같다. 어머니입관을 지켜보며 마지막 인사를 하였다. 그 와중에 4남매 중 유일한 딸인 누님의 설움은 더 한 것 같았다. 시대적으로 부모로부터 따뜻한 사랑에서 멀어진 누님이었다. 그러나 부모님이 살아생전 그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 하여 살피는 정성을 다했다. 참으로 존경하는 누님이다.

가족 선산에 아버지가 계시는 곳에 어머니를 모시고 돌아왔다. 흔히 말하는 저 세상이 있다면 두 분이 잘 지내시길 빌어본다. 그러한 세상이 없다 하더라도 편안하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어제는 어머니와 함께 차에서 듣던 트롯을 켜 보는 순간 울컥하여 꺼 버렸다. 또 어머니 핸드폰을 여는 순간 어머니 사진이 보이자 다시 덮어 버렸다. 그래서 잠시나마 어머니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 중이다. 생각을 안 하고 버티니 견뎌진다. 그리고 살아진다. 불효부모사후회(不孝父母死後悔)란 말이 있다.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뒤에 뉘우친다는 말이다. 이러한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리 사는 세상에 아무리 정성을 다해도 후회할 일이 한두 가지인가? 인간이 하는 행위가 그렇다. 모든 게 아쉬움이 남는 게 우리들의 인생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물어야 하는 것은 최고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했는가가 중요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바라본 나의 세계는 분명히 다른 세계로 진입이다. 그 존재하나로도 의지가 되었던 부모와의 헤어짐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아니 그래야 한다. 결코 슬퍼하거나 아쉬워할 일이 아니다. 잠깐의 애도의 감정은 유지하되 유쾌하게 나의 독립을 선언하고 힘차게 살 준비를 해야 할 일이다. 오히려 삶의 강력함을 선물하고 떠나신 부모님께 감사해야 할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어머니!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나와 함께하는 또 다가올 소중한 인연들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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