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가는 길
상태바
고향으로 가는 길
  • 조석중 경영학 박사  csj0881@naver.com
  • 승인 2024.01.11 04: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석중 경영학 박사
조석중 경영학 박사

| 중앙신문=조석중 경영학 박사 | 우리는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이 세상에 살게 되었다. 이미 내가 태어나기 전, 살아감의 서판(書板)은 깔아져 있었다. 이러한 운명으로 우리는 이 세상을 그려내며 살아간다. 운명적으로 우리는 국가의 큰 틀과 사회적 틈바구니 안에 존재한다. 이러한 거대 담론에 의해 지금을 우리는 무의식적 따라감으로 살고 있는지 모른다. 설령 자기 자신이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당신이 현재를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잠시만 생각해 보면 안다. 내가 나로 살고 있는지 아니면 거대한 흐름에 종속돼 있는지. 이 거대한 흐름에 길들여진 우리의 실존(實存)은 약화되었다. 지금을 사는 실존적 양심은 거대 담론을 거부하지 못하는 양상으로 굳혀졌다. 따라서 자기 밖의 세상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이어서 순한 양으로서 살아감이 최선이라 여기게 된다. 다만 이 세계 내에서만 의욕하고 살뿐, 그 이상을 꿈꾸는 행위는 위험하다고 스스로 경고한다. 불행히도 이런 삶이 마치 우리의 운명인 것처럼 자리 잡게 되었다. 이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충실한 무의식적 살아감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방관하지 않아야 할 일은 주변에 많다. 그중에 현실을 살아감에 대한 질문은 나의 실존에 의존한다. 말하자면 지금을 질문해 보는 자세다. 현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과학의 진보로 문명과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이와 함께 우리는 현재를 풍요롭게-편리함으로-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인간의 정신적 빈곤함이 가중된다고들 한다. ?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지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두루 알만한 사실이다.

흔히 얘기하는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의미가 여기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각자 현재를 살아가면서 부지불식(不知不息) 간에 놓치고 있는 것이 있을 거다. 그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살아야 한다. 우리 삶이 전진하는 도약으로부터 경직되는 기이한 현상을 곰곰이 살펴보자는 애기다.

익명성이 난무하는 대도시의 분주함. 이와 어울려 우리들의 소외감이 가중되는 현대사회의 분위기.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제안하건 데, 과학과 문명의 발달로 인한 삶의 차가움으로부터 잠시 온기를 가져올 필요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나 자신을 오롯이 밝히는 장소를 찾아야 한다. 그곳에서 대중 속 익명성으로부터 잃어버린 자기 존재를 찾아낼 것이다. 로부터 시작하는 자연으로의 회귀는 또 다른 의 발견이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동화되는 삶을 추구한다면 세상은 다시 원래대로 자리 잡게 된다. 굳이 시간의 관념을 인식하지 않더라도 살아감은 그 자체로 살아감으로 남는다. 그러한 전제조건이라 함이, 문명과 문화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의지로부터 싹튼다. 이러한 시도는 그동안 나를 구속시켰던 문명의 틀에서 자연으로의 복귀를 예고한다. 나에게 속임과 속임수를 남발하지 않는 환경으로의 귀향이다. 이는 곧 자기 자신으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로부터 시작이다. 이러한 를 경험하는 경이로움은 우리들을 다시 한번 살게 하는 역동성을 갖게 할 것이다.

살아감이 원래 없음으로부터 시작했다는 걸 안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또 다른 새로움과 가능성이 항상 열려있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러한 희망찬 기대를 품으며 살아야 할 책임지는 존재다. 따라서 자신이 표현하는 삶의 방식에서 궁극의 정점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안하건 데, 설령 꿈일지라도 자연으로의 복귀를 상상하면서 꿈동산을 만들어가는 꿈을 꾸자. 이러한 상상은 자기 존재를 가장 잘 드러내게 하는 최고의 지름길이다. 또 우리 앞에 놓인 삶의 방해꾼-허영, 억압, 자본, 끝없는 욕망, 외로움, 인정욕구, 죽음 등-과 헤어질 결심이다. 훗날 당신이 어느 고향에 가더라도, 그곳이 당신 스스로를 데려오는 존재를 밝히는 장소가 되기를 응원한다.

조석중 경영학 박사
조석중 경영학 박사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3년차 의정부시청 여성 공무원 숨진 채 발견
  • 박정 후보 유세장에 배우 유동근氏 지원...‘몰빵’으로 꼭 3선에 당선시켜 달라 ‘간청’
  • 감사원 감사 유보, 3년 만에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단 공급
  • 김포시청 공직자 또 숨져
  • [오늘 날씨] 경기·인천(20일, 토)...낮부터 밤 사이 ‘비’
  • [오늘 날씨] 경기·인천(24일, 수)...돌풍·천둥·번개 동반 비, 최대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