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부모가 된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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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부모가 된다는 의미
  • 조석중 경영학 박사  csj0881@naver.com
  • 승인 2023.10.1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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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중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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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조석중 경영학 박사 | 시대가 변하긴 많이 변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가족 구성원이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내외, 손자, 손녀로 이루어진 가정이 많았다. 지난 조선왕조 500년 역사를 살펴보면 농경사회가 주를 이루는 사회였다. 시대적으로 살아가는 데 노동력이 집중되어야 할 가족 구성이었다. 그래서 가족이 함께 모여 살고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환경이었다. 1, 2, 3대가 서로 보살피면서 말이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오늘날 과학의 발전과 함께 산업화로 변화되면서 우리는 흩어지게 되었다. 산업화의 물결로 젊은 사람들은 도회지의 일원이 되기 위해, 하나 둘 부모 곁을 떠났다. 이러한 영향으로 가족이 축소되는 현상을 낳았다. 요즘 지방을 가보면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마을 이장도 70세 이상인 곳이 많다. 내가 살았던 고향에도 홀로 지내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덩그러니 홀로 계신 어르신들께 인사를 하지만 표정은 밝지 않다. 자식들이 가까이 있어도 같이 살지 않는다. 가끔 들려보는 정도로 자식 된 도리를 하고 있는 듯하다. 시대가 그러니, 서로 그렇게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이다.

시대적 변화에 부모님들은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또한 나를 모시라고도 하지 않는다. 부모이기 때문에 그렇다. 부모는 그것이 자식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안다. “얘들아! 나는 아픈데 없이 잘 지낸다. 하나도 외롭지 않아. 재밌어! 그러니 너희들이나 재밌게 잘 살아거짓말이다.

여기서 잠깐 억지를 부려보자! 부모 자식 관계를 서로에게 빚지고 갚아야 하는 채무관계로 본다면 어떨까? 내가 너무 나간 건가. 아무튼, 좀 비약적으로 표현하면 품앗이정도로 표현이 적절할까.

사람 사는 세상에 주고받는 행위는 단순하다. 받았으면 갚고, 주었으면 받아야 하는 그런 거다. 인간 내면을 살펴보면 주고받는 행위에 대해 손해 보는 장사는 절대 하지 않는 것이 인간이다. 따라서 부모 자식 간의 관계도 엄연한 거래 적 삶으로 본다면 거래이다. 우리가 의식하든 안 하든 그것과 상관없이, 부모와 자식은 거래라는 셈속에서 살고 있다. 주었으니 받아야 한다는 무의식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받았으니 갚아야 한다는 무의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거래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상황은 다르게 전개된다. 주는 것에 소홀하고 제대로 받지 못하면 거래의 관계는 원망으로 나아간다. 즉 서로의 마음이 상처로 변질된다는 의미다. 인간은 기억하고 그것을 미래에 있을 일에 꺼내어 사용하는 동물이다. 그래서 거래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선 주고받는 것에 충실하여야 한다. 거칠게 표현하면, 서로가 부채의식을 갖고 서로 상생의 길을 가야 한다는 애기다. 예컨대 현실적으로 물질적, 심리적인 주고받음이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 사람은 대부분 성장과정에서 부모의 영향을 받게 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그래서 어렵다. 아이 낳고 부모만 된다고 어른이 아니다. 어른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격이 있다. 살펴보자! 600만 년의 인간 역사에서 부모가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부모가 되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또한 부모의 희생이 고갈되면, 자식이 부모의 부모가 되는 역사가 말한다. 우리는 그러한 인간역사의 후손으로서 현재를 살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이 존재했다. 사랑이란, 사람 냄새나는 따뜻함의 발산이다. 사람의 마음 씀에 있어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할 당위성이다. 그것이 인간이 가지는 최고의 성숙된 표현 아닐까.

미국 하버드 대학의 커트 교수는 인간관계에서 성공하는 조건 중, 첫인상의 중요성을 실험 연구하였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과 유능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비교 분석한 사례이다. 결과를 보자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언변이 능숙하고 능력 있는 유능한 사람보다, 언변이나 능력이 떨어져도 타인에게 신뢰나 관계 면에서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우리는 부모가 주었던 사랑에 보답해 주고 아이들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부모의 에너지가 소진되는 순간부터는 자식이 부모의 부모가 되어야 한다. 그것은 인간 살이의 가르침이고 기본적으로 사수하여야 할 사람됨의 길이다. 그래야 나의 자존감과 가치가 높아진다. 이는 사람다움으로 갈 수 있는 첫 길목이다. 따지고 보면, 사람은 무척 단순하다. 모든 면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먼저 베풀어 보라. 아마도 죽을 때까지 외롭지 않을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강한 의지와 힘을 가진 부모가 있었다. 그리고 부모님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 같은 믿음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서서히 소진해 가는 부모님이 내 앞에 있다. 내가 어릴 적 느꼈던 그 마음처럼 부모님은 나를 그렇게 바라본다. 여기서 자식에게 의지 하고픈 마음이 자리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럼에도 부모는 직접적으로 표현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표정으로 말을 하고 있다. 나를 살펴보라고! 그것이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걸어보는 연애이다. 이러한 마음을 자식으로서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부모의 부모가 되는 자연스러운 길이다. 시대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부모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지라는 것이 아니다. 자기 형편에 맞게 최고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될 일이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궁극적으로 부모의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이거다. 나를 사람다움으로 거듭나게 하는 마음을 실천하는 자세이다. 이것이 기능적인 역할에 맞선, 사람다운 자격을 갖추고자 노력하는 살아감의 따뜻한 표현이다.

조석중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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