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들의 불신 덩어리 LH, 해체 수준의 고강도 혁신 단행해야
상태바
[기자수첩] 국민들의 불신 덩어리 LH, 해체 수준의 고강도 혁신 단행해야
  • 김상현 기자  sanghyeon6124@naver.com
  • 승인 2023.08.30 16: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상현 기자
김상현 기자

| 중앙신문=김상현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우리 국민들의 주거안정에 기여하라고 나라에서 지원하는 공기업이다. 그런 LH가 만든 공공아파트가 부실공사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속칭 ‘순살 공법’이라고 불리는 무량판 구조로 만든 지하주차장이 발단이 됐다.

지난 4월 철근을 대량 누락하고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어서 천장이 무너지는 충격적인 사태가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벌어졌다. 준공을 앞둔 아파트였고 입주예정자들의 기대와 마음도 동시에 무너졌다.

검단아파트를 기화로 전국의 LH 무량판 공법 지하주차장을 조사한 결과 철근누락 아파트들이 부지기수로 드러났다. 대부분 사회적 약자들이 입주를 앞둔 아파트다. 입주예정자들의 상실감과 절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경찰은 철근누락 아파트들에 대한 부실공사 의혹을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경기북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경남경찰청 등이 LH 진주본사와 각 지역사업단 등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LH, 시공사, 설계사 등을 잇따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LH에게 주어진 권한은 막강하다. 최초 철근누락 부실공사 의혹이 불거진 주차장 붕괴 사태가 벌어진 검단아파트의 경우 LH는 전면 재시공을 하기로 정했다.

그러나 입주예정자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LH가 손을 떼고 차라리 관할 행정기관인 인천시에서 주도적으로 전면 재시공을 진행하라는 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LH는 이에 대해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쯤되면 LH가 알아서 스스로 물러나야 하지 않겠는가.

과거 LH는 방만 경영으로 천문학적인 부채를 빚어냈고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바 있다. LH가 추진하는 사업들은 잇따라 좌초되거나 멈춤 상태였다. 일례로 양주시 광석지구의 경우 토지보상은 끝났지만 여전히 펜스만 세워졌을 뿐 공사는 하지 않고 있다. 해당 지역민들은 답답하고 애타는 심정일 것이다. 지역민들의 원성이 없으면 움직이지도 않는 것이다. 이렇게 멈춘 지역이 전국에 한두 곳이 아닐 것이다.

LH는 이번 철근누락 사태로 인해 경찰 수사 이후 검찰의 보강수사, 그리고 재판에 넘겨져 법정 공방까지 사법절차가 앞으로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모두 사회적 소모비용이다. 근본적으로는 공기업의 방만 관리로 인해 빚어진 사태이며 이는 우리 사회 공동의 시간적, 경제적, 기회비용 등의 손실을 초래하게 됐다.

누가 책임 져야 하겠는가? 결국 LH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LH에 대해 해체 수준의 고강도 전면 쇄신 작업을 단행해야 한다. 국민의 주거안정을 책임지는 공기업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외면 받는 상황은 앞으로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3년차 의정부시청 여성 공무원 숨진 채 발견
  • 양평 대표축제 '제14회 양평 용문산 산나물축제' 개막
  • 박정 후보 유세장에 배우 유동근氏 지원...‘몰빵’으로 꼭 3선에 당선시켜 달라 ‘간청’
  • 감사원 감사 유보, 3년 만에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단 공급
  • 김포시청 공직자 또 숨져
  • [오늘 날씨] 경기·인천(20일, 토)...낮부터 밤 사이 ‘비’